나루세는 천하를 잡으러 간다
미야지마 미나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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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만큼이나 독특한 내용과 구성으로 한달음에 책을 읽게 만드는 매력이 담긴 책.

- 작가는 일본의 유명 여류작가 문학상에서 대상, 독자상 등 3개의 타이틀을 거머쥐며 화제에 오른 인물. 평소 글쓰기에 관심이 많아 일상을 기록하는 일을 계속하다가, 다른 작가의 책에서 영향을 받아 집필을 시작하였다고 한다

- 이 책을 읽은 독자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책의 구성의 위화감이 있다. 분명 주인공은 제목에 등장하는 ’나루세‘이지만, 나루세와 관련된 아야기를 풀어가는 화자는 나루세의 소꿉친구였다가, 나루세와 같은 학교 출신의 그리 친하지 않았던 친구이거나, 우연히 나루세와 같은 동아리 경연에 참여하게 되어 단숨에 사랑에 빠져버린 남학생이라거나, 그도 아니면 우연히 나루세가 세이부에 여름을 바친 해에 같은 지역 내에서 모여든 지역 어른들의 이야기 속 나루세가 표현되며, 결국 끝으로는 작가의 전지적 시점에서 이야기를 마무리 하게 되어, 이야기는 하나인데 시점이 다채로운 굉장한 이야기가 되어버린다.

- 나루세는 매력적인 캐릭터임에 틀림없다. 조용한 일본 소도시에 살고 있는 중학교 2학년생 주인공. 도시 안에 있던 유일한 백화점이 문을 닫는다는 소식에, 백화점 앞에 매일 같은 야구 유니폼(세이부 백화점이라서 세이부 라이온스 야구팀 유니폼을 입는다는 설정도 귀여웠다) 을 입고 아쉬움을 달래는 응원을 한다.
고등학교 진학을 하였을 때는 머리를 삭발한다. 여학생의 삭발이라니? 엉뚱하고 궁금한 삭발의 사유는 바로 ’머리가 자라는 길이를 검증하기 위해서‘ 1개월에 1센티미터씩 자란다고 알려진 머리카락이 정말 그렇게 자라는지 검증하고 싶었다고!
나루세는 당당하게 친구에게 외친다. ”난 2백살까지 살 계획이다.“
그런 나루세는 사실 공부도 잘하고, 비눗방울 대회에서 우승하기도 하는 다재다능한 소녀이다.

- 그러나 이책의 숨은 주인공은 따로 있다고 생각했다. 바로 나루세의 소꿉친구로 등장하는 첫번째 이야기 화자인 ’시마자키 미유키’ 이다. 소설의 첫 화자인 시마자키는 본인의 괴짜 친구를 받아주고 믿고 어울리고 응원하는 진정한 친구이다.
그래서 때론 무리한 부탁을 하는 나루세에 당황하면서도 결국 모든 부탁을 들어주는 착한 친구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야기 마지막에 나오듯, 어쩌면 나루세를 통해서 시마자키는 본인도 모르는 본인의 끼와 재능을 발견했을지도 모른다. 가령 예를 들면 방송에 나온다거나, 만담 대회에 출전한다거나 하는.

- 시대의 배경이 코로나19인만큼 중~고등학교를 거치는 동안 학창시절보다 그 외적인 곳에서 본인의 자아를 찾으려는 청소년들의 재기발랄함은 소설을 읽는 내내 즐거움 그 자체였다.
또한 두 친구의 진솔한 우정은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나루세라는 캐릭터 그 자체의 매력은 멈출 수가 없다. 아마도 소설 속 등장인물들도 그 매력에 빠져있는 것이리라.

- 책을 모두 읽고 다시 표지를 보니, 그저 의지가 강한 여학생이라는 첫인상의 표지 그림이, ‘딱 나루세다!’ 라고 느껴지는 부분이 있어 일러스트디자이너에게 또 다른 박수와 감사를 보내고 싶다.

- 아울러 글을 옮긴 분(#민경욱) 이 표현한 나루세만의 말투(모든 말투가 다나까 로 끝난다) 는 일반적인 여중생, 여고생의 말투와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와서 또 다른 재미가 아니었나 싶다.

- 이렇게 다채로운 매력의 소설일진데, 어찌 한번에 읽지 않을 수 있을까. 책을 집어든 순간부터 밤이 깊을 때까지 단숨에 읽어버린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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