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까만 단발머리
리아킴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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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까만단발머리 #리아킴 #아르테 #arte


KPOP의 대표 안무가이자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의 안무가인 리아킴의 에세이. 


마이클 잭슨의 춤을 좋아하던 어린 소녀가, 유튜브 1600만 구독자를 갖게 되는 유명 안무가가 되기까지. 자신이 어린 시절 어떻게 춤을 배우게 되었는지부터 현재의 자신의 모습까지 차분하게 이야기 하고 있다. 그렇지만 단순히 춤 이야기가 아닌 인간 리아킴으로서 어떤 삶을 살아 왔고, 또 앞으로 어떤 삶을 살 것인지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어서 공감이 많이 갔다.


책을 읽기 전 <대화의 희열2> 리아킴 편을 보지 않았더라면 리아킴이 어떤 사람인지 전혀 알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녀의 이름만 몰랐을 뿐, 그녀가 만든 안무들, 그녀가 예전에 유명 가수의 백업으로 출연했던 CF들은 전혀 낯설지 않았다. 그만큼 나는 무대 위, 화면에 보이는 아이돌들만 겨우 알고, 그 무대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에게 관심이 없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하나의 무대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함께 협업하는지를 알게 되었다. 


또한 읽으면서 느껴지는 리아킴의 열정이 대단하면서도 부러웠다. 본인은 겸손하게 이야기하고 있지만, 빠른 실패를 겪는다고 누구나 다시 그 실패를 극복하고 성공의 길을 가지 않는다. 오히려 왕년에 내가 말이야, 라고 하면서 자신의 지나간 성공만을 곱씹는 꼰대가 되는 편이 더 쉬울 것이다. 그렇기에 자신의 실패(혹은 슬럼프)를 인정하고 거기에 주저앉지 않고 다시 매일 같이 춤을 추며 연습하는 모습에 정말 감탄했다. 


가장 좋아하는 것은 취미로 남기고 직업으로 삼으면 안 된다는 말을 그동안 믿고 있었는데, 리아킴의 모습을 보면서 가장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아도 저렇게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어릴 때도 지금도 사실 정확하게 모르겠다. 그래도 열정적인 그녀를 보며 나도 오늘 하루 내가 해야 할 일들,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는 미루지 않고 해야겠다.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살다보면 진짜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생기지 않을까. 




꼭 춤이 아니라도 좋다. 당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면 당신 자신이 원하는 만큼 사랑하고 즐기기를 빈다!
- P7

끝난 일에 대한 미련은 늘 남기 마련. 하지만 되돌릴 수는 없다. 그래서 할 수 있을 때 늘 최선을 다해야 한다. - P19

아직 끝나지 않은 이 여정에 늘 나와 함께하는 것이 있다면, 그건 내가 나를 이기고 버텨내는 힘이다. - P48

목적지까지 가는 길을 선택하는 건 각자의 몫이다. 거기에 전제되어야 할 것이 있다. 확신이라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것과 잘할 수 있는 것에 대한 확신이 생기면 좀 오래 걸리더라도, 좀 험한 길이라도, 결국엔 목적지까지 가보자 싶다. 목적지가 생겼는데 가는 길이 걱정돼서 망설인다면, 결국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목적지가 내가 생각했던 곳과 같은 곳인지 다른 곳인지는 거기 가봐야 안다. - P78

죽도록 힘든 현실, 하지만 나를 좌절과 실망으로 몰아넣었던 이 일은 내가 곧 다시 결심하고 일어설 수 있는 계기가 돼주었다. - P142

누군가에 의해서가 아닌 오로지 나 하나로 존재 이유가 타당한, 그런 내가 제일 멋지다. - P232

누가 그랬다. 사람들은 원하는 일이 어렵다고 핑계 대면서 해보지도 않고 결국 그것에 ‘꿈’이라는 이름을 붙인다고.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냥 하는 거라고. - P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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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취향을 팝니다 - 콘셉트부터 디자인, 서비스, 마케팅까지 취향 저격 ‘공간’ 브랜딩의 모든 것
이경미.정은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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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취향 저격’의 여러 공간을 분석하고, 그런 공간을 만들기 위해 고려해야 할 점들을 알려주고 있는 책. 단순히 눈에 보이는 공간 디자인만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닌 눈에 보이지 않는 요소와 컨셉, 최근의 트렌트까지 언급하고 있어 어떤 곳들이 소위 우리가 이야기 하는 ‘힙한 공간’이 되었는지를 잘 보여준다.


비주얼 머천다이저(VMD)로 일하고 있는 두 저자는 많은 공간들의 사진을 예로 들어 ‘공간 블랜딩’을 독자에게 쉽게 설명하고 있다. 몇몇 공간들은 직접 가본 곳도 있고, 친구들의 개인 SNS 속에서 본 곳들도 많아서 친숙하게 느껴졌다. 


온라인으로 쇼핑을 해도 되는 편리한 사회 속에서 살지만, 이제는 구석진 곳에 있는 공간이여도 소비자의 취향을 저격하고 입소문이 난다면 사람들은 알아서 검색하고 찾아간다. 어떻게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이끌 수 있을까? 그러기 위해서 이 책에서는 단순히 눈에 보이는 공간만 그럴싸하게 꾸미는 것이 아니라 냄새나 음악, 조도 같은 오감을 자극하거나, 상품배치, 동선, 포장, 등등 눈에 보이지 않는 것까지 다 같이 조화를 이루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SNS 문화가 개인의 일상에 널리 자리 잡게 되면서, 인스타용 사진 찍기 좋은 공간들이 크게 유행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가게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공간도 중요하지만 물건을 파는 숍들이 아닌 카페나 음식점 같은 곳들은 종종 너무 보이는 디자인에 신경을 쓰는 나머지 다른 면에서 소비자를 배려하지 않는 디자인(허리를 깊게 숙여야 하는 테이블과 의자 등)들을 보면 일회성 인스타 피플만 오기를 원하는 가게 같은 느낌이 들어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한다. 책이 디자인에 중점을 두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결국 ‘소비자 중심’의 공간을 구성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에 가게의 질 좋은 상품과 음식 역시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마지막 부분에 취향 저격 체크리스트를 통해서 자세히 만들 공간에 대해서 계획해볼 수 있고, 책에 소개된 공간들의 주소가 자세하게 나와 있어 독자가 가고 싶은 공간을 찾아가볼 수 있게 안내한 점이 더욱 좋았다.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매력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으면 많은 도움을 얻지 않을까. 





공간의 본질은 ‘소비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있습니다. 이 공간에 들어온 사람이 ‘무엇을 느꼈으면 좋겠는가?’가 메시지이고, 콘셉트이며, 블랜딩인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내가 만들고자 하는 공간을 객관화하는 과정이 가장 먼저 필요합니다. 그리고 소비자에게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공간에 담는 것입니다.
- P11

경험을 중요시하는 현재의 가치소비시대에는 오감을 만족시키는 공간, 더 머물고 싶은 공간, 소비자의 취향을 저격해 다시 가고 싶게 만드는 공간이 판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 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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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쓸모 - 자유롭고 떳떳한 삶을 위한 22가지 통찰
최태성 지음 / 다산초당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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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대표 강사, 큰별쌤 최태성 선생님이 ‘역사를 배우는 이유’에 대해서 설명해주는 책. 그동안 학교에서 들었던 재미없는 교과서 속 역사 공부가 아닌 역사 속 인물들을 통해서 우리가 현재를 살아가면서 필요한 여러 가지 삶의 방식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함께 고민해보게 한다.


딱딱한 문어체가 아닌 구어체를 사용하고 있어 마치 선생님의 강의를 듣고 있는 느낌이 들어, 예전에 한국사 능력시험을 준비할 때 최태성 선생님의 강의를 열심히 들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우리가 역사를 왜 배워야 할까. 책에서는 말한다. 역사는 나보다 앞서 살았던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나는 어떻게 살 것인지를 고민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존재라고. 그들의 삶을 통해서 우리가 인생의 여러 선택의 기로를 만났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안내하는 나침반이 되는 존재가 바로 역사라고. 


자신에게 닥쳐온 시련들을 극복한 정도전, 장보고, 편안한 삶을 거절하고 나라와 민족을 위해 자신을 바친 이회영, 박상진, 당시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사고방식을 보여준 나혜석 등, 여러 역사적 인물과 사건들에 대해서 단순히 지식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모습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그 속에서 찾을 수 있는 삶의 통찰을 22가지로 나누어 제시하고 있다. 


단순히 그들에게 얻는 교훈에서 끝나지 않고 협상의 달인인 서희를 통해서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분쟁 이야기를 이끌어 내기도 하고, 한강의 기적이라는 현대사를 이야기 하며 소위 태극기부대라고 불리는 장년층들과의 세대 갈등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한다. 


또한 독립운동가 박상진의 삶을 통해서 “어떤 직업”이라는 명사의 꿈이 아닌 “어떻게 살아야 한다.”라는 동사의 꿈을 꾸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커서 ‘무엇’이 되어야겠다는 명사의 꿈을 꾸다가 어른이 된다. 과연 어른이 된 지금, 우리는 과연 행복한 걸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명사가 아닌 동사의 꿈이다. 삶의 올바른 정답은 없다. 그렇지만 역사를 통해 나의 행복뿐만 아닌 우리 사회의 행복을 위한, 부끄럽지 않은 떳떳한 삶을 살아가는 여러 방법을 배워야겠다. 



크고 작은 곳에서 이 사회를 이끄는 사람일수록 역사의식을 갖추는 일이 중요한 까닭입니다. 그들의 선택은 더 많은 사건과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 P65

혼자만의 비전은 몽상이나 망상으로 그칠 수 있지만,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됩니다. 조직이 움직이려면 비전이 있어야 합니다. 분명한 상을 보여주고 그곳을 향해 같이 가자고 설득해야 해요. - P87

그렇기 때문에 누구나 시시때때로 자신을 돌아봐야 합니다. 역사를 통해서 자신의 위치를 돌아볼 줄 알아야 합니다.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는 물론이고 순항하고 있을 때도 그렇습니다. 지금 정말 괜찮은가? 그냥 되는 대로 흘러가고 있는 건 아닐까? 무언가 잘못된 건 없을까?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게 맞을까? 자꾸 물어봐야 해요.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것을 멈추면 그저 관성에 따라 선택하고 관성에 따라 설게 됩니다. - P104

역사는 과거의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학문입니다. 그래서 역사를 공부한다는 것은 사람들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왜 그럴 수밖에 없는지 상상해보고 그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보는 일입니다. - P139

정도전처럼 시대와의 불화로 나락에 떨어졌을 때 이렇게 된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일까를 고민하고, 사회와 자신에 대한 인식과 비판의 불을 환하게 밝혀놓았으면 합니다. 그러면 쉽게 좌절하거나 비현실적인 꿈을 꾸는 대신 지금 내가 여기서 할 수 있는 것이 눈에 보일 겁니다. - P179

그래서 비교는 오로지 나 자신과만 해야 합니다. 어제의 나보다 오늘의 내가 더 낫기를, 또 오늘의 나보다 내일의 내가 더 나아지기를 바라는 거죠. 우리 모두의 앞에는 푸른 바다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누군가는 그저 바라만 보고 누군가는 기꺼이 그 바다를 건널 것입니다. - P202

꿈은 더 행복해지기 위해 꾸는 것입니다. 불행하고 싶은 사람은 없잖아요. 저는 사람들이 명사가 아닌 동사의 꿈을 꾸면 좋겠습니다. 이왕이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좋겠지요. 그 꿈에서 삶의 의미를 찾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는 자신만의 자리를 발견하길 바랍니다. - P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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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피치, 마음에도 엉덩이가 필요해 카카오프렌즈 시리즈
서귤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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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도 쿠션이 될 엉덩이가 필요하다며 힘들고 지친 우리들에게 어피치가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책. 페이지마다 아기자기한 어피치 그림들과 함께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짧은 문장들이 함께 하고 있다. 


꼭 첫 페이지부터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제목을 보면서 끌리는 부분 골라도, 혹은 마음에 드는 어피치 그림을 보고 같이 있는 글을 읽어도 전혀 지장이 없어 편안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다. 정말 애교 넘치는 어피치가 내 옆에서 조근조근 말해주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어릴 때 만든 이메일에 남은 흔적들(나는 비밀번호에 고스란히 남아있다.)이나 퇴근 후에 이런저런 집안일을 해야지 계획만 하고 결국 이불 안에 파고드는 모습들. 세계 7대 불가사의인 누구세요 소리가 절로 나오는 보정된 내 사진들과 같은 일상 이야기들을 읽으며 공감도 하고, 위로도 받고, 용기도 얻었다.


여백이 많은 짧은 문장들로 인해, 누군가에게는 가벼운 책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 안에 담긴 내용들이 과연 온전히 가볍다고 말할 수 있을까. 페이지를 넘기면서 마치 내 일상 속 생각들을 엿본 것 같은 글들을 읽으며 서귤 작가의 센스에 반해 버렸다. 가벼움 속에 담겨 있는 긍정적인 에너지와 용기를 받으며 어피치와 함께 힐링한 시간이었다. 


첫 번째 라이언부터 시작해 두 번째인 어피치, 앞으로 계속해서 카카오프렌즈 캐릭터와 함께 어떤 힐링 이야기들이 이어질지 기대된다.


내일은 더 대충 살자, 다리가 짧아 엉덩이 대신 허리로 앉는 판다처럼. - P19

당신은 뭘까. 왜 타인인데 당신이 아프면 나도 아프고 당신이 웃으면 나도 웃음이 날까. 나도 모르게 당신의 행복만을 빌고 있잖아. 사랑은 뭘까. 지금 내가 당신을 생각하는 이 마음일까.
- P71

타임슬립 : 10년 전의 나에게

좋은 소식 하나. 넌 10년 후에도 어떻게든 살아 있어. 게다가 그럭저럭 행복하기까지 해. 그러니깐 너무 불안해하거나 무서워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견뎌줘서 고맙고, 앞으로도 견뎌야 해서 미안하고, 많이 사랑한다. - P141

기억해야 할 것은 시간은 내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 P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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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라는 단 하나의 이유 - 이방인 안겔라의 낯선 듯 다정하게 살기
김지혜 지음 / 파람북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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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10여 년을 살면서 글을 쓰고 음악을 만드는 작가이자 음악가 김지혜가 독일에서 살아가며 느낀 여러 이야기가 담긴 책. 단순히 독일 생활 적응기가 아닌, 독일 혹은 한국사회에 대한 사색, 낯선 곳에서 힘이 되어주는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었다.


함께 하는 가족들, 독일에서 바라보는 한국 사회, 이방인의 시선으로 보는 독일 사회, 저자가 독일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크게 4장으로 나누어져 있지만, 전체가 모두 저자의 따뜻한 마음이 담겨 있는 글들이라 편안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다. 


타인의 옷차림에 신경 쓰지 않기에 나의 겉치장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독일 사회의 이야기를 읽으며, 우리나라가 얼마나 남들의 시선을 중시하는지 다시 깨달았다. 예전에 중국에 교환학생으로 있을 때 늘 짧은 치마를 입고 출근 하는 선생님께 치마를 자전거를 타면 다른 사람들이 쳐다봐서 불편하지 않냐고 물었을  때, 그녀가 한 말은 내 예상과 전혀 달랐었다. “치마를 입고 타고 자전거를 타는 게 잘못이 아니야, 치마를 입고 자전거 타는 사람을 이상하게 보는 사람이 잘못 된 거야.” 그때 그 얘기를 듣고 얼마나 스스로가 부끄러웠는지. 그렇게 예쁘게 꾸미고 다니는 성격도 아니었지만 그날 이후로 아마 나는 타인의 시선을 덜 의식해도 된다는 용기를 얻었던 것 같다. 


우리는 흔히 복지국가 하면 북유럽을 떠올리지만 책을 통해서 독일의 복지도 우리나라와 비교한다면 훨씬 더 발전해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복지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저자가 생각하는 이상사회가 내가 원하는 한국사회와 비슷하여 공감이 많이 되었다. 단점도 있겠지만 일찍 아이의 특성에 맞는 교육을 하는 독일 사회가 부러웠다. 아이들에게 종종 공부는 왜 할까라고 물어보면, “좋은 대학 가서 좋은 직업 가지려고요.”라는 씁쓸한 웃음이 나오는 대답을 들을 때마다, 또 하기 싫은 공부를 억지로 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또 그 공부를 강요해야하는 내 스스로가, 한국 사회가 답답하게 느껴진다. 그렇지만 저런 교육을 위해서 전제되어야 하는 것이 결국은 어떤 종류로든 차별과 편견 없는 사회이기에 아직 한국 사회가 나아가길 길은 아득하게 느껴지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어느 사회든 세상에 완벽한 곳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경쟁’ 속에서 빨리빨리를 외치며 달릴 수밖에 없는 한국 사회에 필요한 것은 다른 이들과 함께 나아갈 수 있다는 믿음이 아닐까. ‘우리가 함께 있기에 내가 있다’ ‘당신이 있어 제가 있습니다’라는 아프리카 반투족의 인사말 우분투(Ubuntu) 일화를 읽으며,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타인에 대한 배려, 존중, 그리고 연대의식을 생각해 본다. 


계층, 성별, 인종 등 여러 기준으로 차별하지 않는 사회, 평등한 사람과 사람이 만나 따뜻한 마음을 나누고 살아가는 그런 사회. 이를 위해 나부터 타인의 말에 귀 기울이고, 같이 공감하며 어제보다 오늘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한 사람, 한 사람이 가진 고유의 아름다움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 그리고 그 아름다움을 서로 존중할 줄 아는 공동체, 이곳에서 옷과 가방이 사람을 삼키는 일은 없어 보인다. - P79

복지는 경제적 상황이 어려운 사람에 대한 동정이 아니라 국가의 기반이 되는 모든 가정을 보호하고 뒷받침하는 일이고, 따라서 정부가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는 게 이 사람들의 생각이다. 그리고 그 뒷받침으로 인해 독일 사회가 건강히 순항하고 있다고 느낀다. ‘건강한 사회는 아이가 처한 환경이 어떻든 잘 자랄 수 있게 하는 사회’라는 말을 이곳에 살면서 실감하고 있다. - P91

인지학은 몰라도 만 다섯 살까지의 아이들은 ‘노는 게 공부’라는 걸 알고 있고 자신 역시 그렇게 자라온 사람들, 함께 노는 것을 통해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다고 확신하는 사람들, 그래서 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아이들이 ‘공부 스트레스’로 힘들어하는 걸 상상조차 할 수 없고, 영어 유치원 같은 건 더더욱 상상할 수도 없는 사람들이 지구 한편에 이렇게 살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만든, 만들어가고 있는 세상이 의외로 꽤 괜찮으며, 그런 부모들 밑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만들어갈 세상도 꽤 기대가 되고 믿음이 간다는 것을 말이다. - P153

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같이 웃고, 같이 울며 공감해 나갈 때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갈 힘이, 부조리한 세상을 바꿔 나갈 힘이 생긴다고 믿습니다. - P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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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20-03-11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국민이 있고 나서 나라가 있는 법. 나라 탓만 하는 무지몽매한 백성들이죠. 진리를 모르면서 나라가 왜 안되는가만 따지는 한국인들... 이런 국민성으로는 몇 억, 몇 십 억년이 아니라 지구가 멸실되는 그 날 까지도 선진국으로 가는 길은 없죠. 인생을 좀 살다보니 지침서에 대한 답이 어느 정도는 나오고 크리스찬이다 보니 더 답이 나오네요. 갈수록 이 지구는 혼탁해지고 온갖 사이비들이 들끓는 신천지와 같은 각종 집단들이 생겨 날 겁니다. 성경대로 가는 거죠... 리뷰 잘 봤습니다. Good Luck to yo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