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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다친 줄 모르고 어른이 되었다 - 힘들 때 나를 지켜 주는 내 손안의 작은 상담소
김호성 지음 / 온더페이지 / 2025년 3월
평점 :
* 네이버책과 책과콩나무 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책의 표지에 "아파 봤기에 압니다. 얼마나 힘들고
외로운지."라는 문구가 마음에 들어온다. 내 힘듦을
상대에게 털어놨을 때 공감해 주지 않고 되레 질책을
하면 안 하느니만 못하다. 실제로 심리상담사 중에도
내담자의 얘기를 들어주기 보다 자신의 얘기를
더 하고 싶어 하는 경우도 있었다.
저자 역시 죽음의 문턱까지 갈 정도로 삶이 힘들어
여러 교수님들에게 상담도 받고 약도 최대용량까지
받아봤지만 해결이 되지 않아 나를 살리기 위해
심리학 공부를 시작했다고 한다. 미국에서
의학 최면과 뇌과학을 연구하며
'치유 프로세스'를 완성했다.

이를 통해 16년 동안 수천 명의 내담자의 마음을
회복시켰다. 나도 개인적인 힘든 일들로
상담을 꽤 오랫동안 받아봤다. 상담하며
지금 내가 처한 이 현실이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내 상처와 트라우마, 예민하고 불편한 감정이
드는 부분들을 해결하기 위해선 나의 과거와
마주해야 했다. 이처럼 상처 입은 마음을
돌보지 못한 채 어른이 되면 그 상처 그대로의
어린아이가 마음속에 머물게 된다.
나 역시 잊고 있었다. 어린 시절의 기억과
상처들이 내 육아에까지 연결될 줄은 정말
몰랐다. 아이를 양육하며 말도 안 되는 상황에
화가 나기도 하고 어른의 시선이 아닌 아이의
시선으로 내 자녀와 마주한 나를 보게 되었다.
이 시점에 잊고 있던 가정환경의 상처, 학창 시절
의 아픈 기억 등이 수면 위로 올라와 혼란을 겪었다.

저자는 기억나는 대로 순차적으로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의 힘든 일을 적어보길 권한다.
이 작업들을 통해 묵혀두고 꽁꽁 싸매두었던
내 아픈 기억들과 마주하게 된다. 지금 이 삶의
현실이 힘든 것이고 어린 시절은 지나간 과거라
생각했는데 어린 시절의 상처받은 나는 자라지
못한 채 마음 안에서 울고 있었다. 다른 이들에게는
공감도 잘하고 위로도 잘하던 내가 나 자신을
위로해야 한다는 것을 몰랐다.
저자는 '자기공명'을 통해 진정한 공감의
3단계를 알려준다. 어린 나의 상처를 남의
일로 보지 않고 마치 내가 신이 되었다면
상처받은 이 아이를 어찌 위로해 줄지 생각해
보는 것이다. 배우 진서연 님이 나 자신에게
엄마가 되어줘야 한다고 한 말이 떠올랐다.
상처받은 아이가 내 자녀고 내가 엄마라고 생각
해보면 눈물이 날 정도로 안타까운 마음에
꽉 끌어안아주고 싶다. 다음으로 마음을 알아차리는
감정에서 멈추지 않고 자신의 마음 아이에게
진심을 건네는 것이다. 상처의 속 안이 곪아있는데
겉만 소독하고 아무리 좋은 밴드를 붇혀준들
곪아있는 상처는 났지 않는다. 곪아있는 고름을
빼내고 원천의 문제를 해결해야 비로소 상처가
치유된다. 저자의 '치유 프로세스'작업이
매우 공감되고 도움 되는 방법임을 체감한다.
다음으로 거울을 보며 거울 속 마음 아이가
원하는 말을 생각해 보는 것이다. 이 작업이
처음엔 어색하고 힘들겠지만 하다 보면 정말
온전한 나를 만나게 된다. 마음 아이와 대화하며
자기 공감의 습관화를 통해 새싹 같은 마음이
자라게 된다. 오래 누적된 상처는 무의식 속에
뿌리내리고 있기에 이 쓴 뿌리, 뉴런의 구조를
바꿔야 진정한 변화를 이룰 수 있다.
자기 공감의 습관화를 통해 꼭 해야 할 작업이
바로 '감정 일기'를 작성하는 것이다. 내가 불편
했던 순간 느꼈던 감정은 무엇인지, 어떤 신체
반응이 일어났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단순히
하루 일과를 정리하는 것을 넘어 감정 일기를
쓰면서 앞으로 마주할 비슷한 상황을 어떻게
대처할지도 배울 수 있다. 기쁨, 분노, 슬픔,
즐거움, 공포, 수치의 대표적인 감정들 안에
수많은 감정들을 기록하며 마음을 정돈한다.

초판본 구매 시 보내주는 <어른의 감정 일기장>
에 기록하며 적어보는 작업이 어색하지만
해보며 나도 졸업을 해야겠다. 마음의 위로와
심리치료가 필요하다 느끼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은 좋은 상담사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