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엔딩으로 만나요
샤를로테 루카스 지음, 서유리 옮김 / 북펌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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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볼 때나 드라마를 볼 때 내가 좋아하는 결말은 언제나 '해피엔딩'이다. 때론 해피엔딩이 아니었다면 어땠을까.. 세드엔딩은 슬프지만 더욱더 많은 여운이 남지 않았을까 생각해보지만  그래도 해피엔딩인 작품이 좋다. 세드엔딩으로 마무리되는 영화나 소설의 결말을 접하면 작품에 대한 여운이 가시지 않고 슬프기 때문이다. 해피엔딩인듯하지만 너무나도 슬펐던 '미비 포 유'가 나에겐 그런 영화였다. 절대로 해피엔딩이 될 수 없었던.. 영화.. 



책의 주인공 '엘라 파우스트'는 참 독특한 성격이다. 

끝에는 다 잘 될 것이다.
잘 되지 않았다면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언제나 해피엔딩을 바라는 그녀는 '더 나은 결말'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으며 어차피 지어낸 이야기라면 더 나은 해피엔딩의 결말이 좋다는 생각으로 무섭고도 잔인한 때로는 슬픈 결말을  아름답고 바람직한 '해피엔딩'으로 바꾼다. 그런 그녀의 해피엔딩에 열광하는 수많은 팬들은 그녀의 해피엔딩에 위로를 받으며 그녀의 더 나은 결말이 연재되길 기다린다. 자신의 삶 또한 결말은 언제나 해피엔딩일 거라 생각하는 그녀의 결혼을 준비하는 행복한 과정을 블로그에 올리며 여러 사람들에게 축하를 받기도 했던 그녀의 삶에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한다. 6년을 함께 해온 남자친구의 코트를 세탁소에 맡기다 우연히 발견한 편지 한 통으로 시작되는 비극.. 코트 속 정체 모를 편지를 통해 남자와 밤을 보낸 여인의 실체를 알게 된 것도 모자라 이별 통보까지 받게 된다. 

그렇게 충격을 받고 뛰쳐나갔던 그녀와 충돌한 의문의 한 남자.. 여기서부터 제2막이 시작된다. 모든 기억을 잃고 만신창이가 된 한 남자의 기억을 찾아주려고 마음먹은 엘라는 그의 가정부로 가장해 그와 함께 지내게 된다. 그렇게 잃어버린 그의 기억을 찾아주기로 마음먹은 그녀는 마치 이 남자의 잃어버린 기억을 해피엔딩으로 바꿔주기 위한 의무감까지 가진 듯 보인다. 그의 기억을 해피엔딩으로 바꿔주면 자신의 결말도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이라 생각하는 걸까? 나 또한 그런지도 모른다. 힘든 고비도 생기고 죽고 싶을 만큼 아플 일이 있더라도 결국 마지막엔 해피엔딩이라면 고통도 이겨낼 힘이 생기지 않을까.. 힘들지라도 그 끝은 언제나 아름다울 거야라고 생각하는 엘라가 답답하기도 하고 약간은 억지스럽다고 생각할 독자들이 많겠지만 난 억지스럽더라도 어떻게든 해피엔딩으로 맞추려는 그녀의 모습이 사랑스럽고 나의 인생의 결말 또한 그러길 바란다.

헤어진 남자친구이자 전 남자친구 된 필립의 외도의 편지를 보는 순간 나 또한 감정이 격양되었다. 수많은 비밀과 아픈 기억들을 갖고 있는 남자 오스카에게 향하는 그녀의 연민으로 시작된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주는 여정을 통해 그녀는 자신의 아픈 마음도 치유하는 것 같았다. 괴롭고 아팠던 기억을 때론 머릿속에서 깨끗이 지울 순 없을까 수없이 생각해봤다. 그렇게 지운 아픈 기억을 좋은 기억으로 바꿔주는 소설을 읽으며 나 또한 내 머릿속 기억의 조각들을 좀 더 멋지게 맞춰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억지스러울 수도 있는 해피엔딩을 기어코 만들어내려는 엘라.. 하지만  난 그래도 그런 그녀가 좋았다.

아름답고 행복한 해피엔딩 소설처럼 우리의 삶 또한  해피엔딩이라는 결말로 끝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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