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제자리 - 도미니크 로로의
도미니크 로로 지음, 이주영 옮김 / 영인미디어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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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강사는 성향 상 어떤 일을 할 때 책상 위에 필요한 모든 것을 쫙 펼쳐놓고 일을 한다. 한눈에 보고 싶고 왔다 갔다 이동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이렇게 늘어 벌려놓다 보니 급한 일로 사무실에서 자리를 비울 때 또는 호출로 잠시 나갔다 올 때 급하게 나가느라 정리를 하지 못하고 나간다. 다녀온 뒤 책상 위에 과자나 음료를 살포시 놓고 간 직장동료.. 마음은 고맙지만 지저분한 모습을 들켜 속상하고 창피하다. 



집안 정리도 마찬가지이다. 마음먹고 깨끗하게 정리해두면 보면서 기분도 좋고 행복하지만, 약 3일 뒤 뒤죽박죽 섞여버리고 쓰려던 물건을 찾지 못해 몇 시간을 헤맨 적도 있다. 나에게 '정리'의 습관은 꼭 필요한 습관이었지만 이렇게 살아온 나쁜 습관이 몸에 배다 보니 좀처럼 정리가 어렵다. 그런데 이 책 '모두 제자리'를 읽고 나서 정리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으며, 정리는 정말 꼭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물건을 처음 쓴 그 자리에만 놔도 물건을 찾기 위해 시간을 허비할 일이 없으며 정리는 제 자리에 온전히 두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이다. 

저자 '도미니크 로로'는 프랑스 수필가이며 영국, 미국, 일본 등에서 교사 생활을 했다. 오랫동안 일본에 거주하며 선불교와 동양 철학에 깊은 영향을 받았으며 동양의 미학과 철학을 서구적 라이프스타일에 접목시켜 심플하면서도 충만한 삶을 사는 지혜를 주제로 꾸준히 글을 써왔다. 프랑스인인 저자가 동양적 감성으로 써 내려간 글을 보며 그가 프랑스인이라는 것을 잊을 정도로 심취하게 되었다.
정리는 '예상하는 작업'이라는 정의를 내린 저자의 말이 참 와닿았다.

정리는 어질러진 것을 다른 방식으로 배치하는 것이 아니다. 찬장 구석에 있는 것을 포함해 집안에 있는 모든 것을 찾기 쉽게 배치해 불필요한 노력이나 움직임을 가능한 없애는 것이 정리이다

정리는 물건을 늘 제자리에 놓아서 필요할 때 다시 찾기 위한 작업이며, 시간을 아끼고 피곤하게 살지 않기 위해 불필요한 움직임을 줄이는 작업이라는 저자의 말에 그동안 내가 얼마나 시간을 허비하며 살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깔끔하게 정리된 것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뭔가 일이 잘 풀릴 것 같은 느낌을 받듯이 무의식 속에서 어질러진 주변은 나의 심리상태도 불안하게 만들지 않았을까? 생각도 들었다.



저자는 물건을 정리할 때 몇 가지 정리 원칙을 제안한다.

· 얼마나 사용하는가(시간의 역할)
· 눈에 잘 띄는가(눈의 역할)
· 해당 물건이 사용될 장소와 가까이 있는가(접근성의 법칙)
· 정리 공간을 어떻게 정할 것인가(물건의 크기와 정리 공간 크기 비교)


다음으로 내가 얼마나 한꺼번에 여러 가지를 하며 소소한 즐거움을 잊었는지 생각하게 되었다. 음식을 준비하고 집에 손님들이 오시면 설거지가 수북이 쌓이는데 손님들이 대화를 할 동안 중간 설거지를 한번 씩 하곤 했다. 다 함께 티브이를 볼 때 다음 디저트를 준비하고 생각해보면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해내는 것의 달인이 되어버린 듯하다. 그러나 저자는 손님이 다 가실 때까지 기다렸다가 여유롭게 설거지를 하는 것을 예로 든다. 같은 저녁 시간이라고 해도 순간순간이 다르고 그때마다 하는 대화 내용도 다르고 사람마다 기분이 다르듯 시간에 맞는 일을 하나씩 하며 소소한 행복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여유로 은 느림의 미학이라는 말에 빠른 것만이 답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요즘 현대인들은 이러한 시간을 되려 '불필요한'낭비라고 한다는데 나 역시 그랬다.

정리하는 시간을 아까워하며 뭐 그렇게 피곤하게 사냐고 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정작 정리가 안 되는 사람들은 쓸데없이 복잡하게 살고 있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실용적인 지혜도 없을뿐더러 함께 사는 타인을 불편하게 할 수 있다는 말에 크게 공감을 했다. 여기저기 계속 어지르고 다니는 가족으로 인해 몇 배의 수고로움이 들 때가 있고 나 역시 그런 존재였다.

저자는 정리에 대한 이론과 정의 그리고 정리에 필요한 재료들도 소개한다. 움직임의 법칙과 근접 법칙, 시행착오와 변화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다만 아쉬운 것은 정리에 관한 책들을 보면 정리 전과 정리 후 모습을 사진을 통해 비교해주곤 하는데 이 책엔 그러한 예시가 없어서 글로 설명하는 부분을 이해하기 어렵기도 했으며 그림이 제대로 그려지지 않았다. 그 부분이 너무 아쉽다. 실전 편이 나오면 더 좋겠다. 정리에 대해 서툰 사람들, 혹은 정리정돈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는 사람들이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정리에 대한 동기부여를 갖기에 충분한 책이라고 느껴진다.




  
         '마음으로 소통하고 사랑으로 치유하는 강사 지유희의 도서리뷰'blog.naver.com/yoohee3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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