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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라는 참을 수 없는 농담 - 짧지만 우아하게 46억 년을 말하는 법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 지음, 이상희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7년 7월
평점 :
역사와 통찰을 바탕으로 한 우리일상을 둘러싼 때로는 사소하고 때로는 거대한 모든 문제들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세계사라는 참을 수 없는 농담> 이 책은 해고되었던 언론인,베스트셀러 저자,미학적 가난을 실천하는 일상의 철학자,아마추어 역사가라는 다양한 정체성으로 불리는 그 모두를 한마디로 아울러 '지식인'으로 칭하며 저자는 지식인으로써 인류의 고민을 하나하나 되짚어 본다.
저자는 자신을 역사에 관심이 많은 글쟁이로 소개하며 이 책을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에서 영감을 받아 집필했다고 한다.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의 베를린판 편집자와 <쥐트도이체자이퉁>의 칼럼니스트로 활동했다. 지금은 <빌트>에 글을 쓰고 있다. 지은 책들 가운데 <폰 쇤부르크 씨의 우아하게 가난해지는법>,<폰 쇤부르크 씨의 쓸데없는 것들의 사전>등이 한국에 소개되었다.
이 책에서는 인류역사상 가장 중요한 사건과 주요 도시의 발전을 통한 세계사를 설명한다. 과거의 사건들을 통해 역사를 이뤄낸 영웅 그리고 역사를 바꾼 결정적인 작품 사상 종교 예술등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세계사의 종말까지 언급한 이 책은 어떻게 멸종 직전의 인류가 지구 생태계를 장악할 수 있었는지 오늘날의 전 세계가 하나 같이 서구식 문화를 따르는 이유는 무엇인지 왜 우리는 악당,또라이,미치광이들에게 끌리는 것인지 질문하고 저자의 생각들을 풀어낸다.
이 책은 그림도,연표도,지도도 없이 역사에 대해 이야기 해준다.저자는 이 책을 읽는 목적에 더욱 집중한다. 총 10장의 주제로 구성되어 있으며,순서에 상관없이 궁금한 부분 먼저 읽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은 유럽의 기원 '아테네'의 역사의 특별한 점도 소개한다.
이집트와 페르시아의 대제국에서 볼 때 아테네는 지도 위의 작은 점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구 전체에 퍼져서 변화를 가져다준 서양 문명이 대부분 이 작은 점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좋든 나쁘든 근대 이후 세계를 지배한 유럽의 정신은 곧 아테네 정신이라고 한다.
책속에서 언급한 인류 최대의 발견은 '불을 길들이는 기술'이라고 한다.이로써 기계가 발명되었고
사회안에서 분업이 강화되고 작업장에서는 노동자의 작업이 단순해졌으며 자본이 집중되었다.
저자는 미래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과거를 되돌아볼 필요성 또한 그 어느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한다. 빅뱅의 시기를 거쳐 인류의 성공담이 정점을 찍은 지금, 우리 앞에 놓인 파국의 조짐들에 대해 설명한다. 인류는 어느덧 지구를 위협하는 존재가 되었으며, 스스로마저 위협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기때문에 보다 넓은 차원에서 인류가 지나온 길을 재조명해야 하는 까닭이고 그렇게 <세계사라는 참을 수 없는 농담>은 시작되었다.
"하나의 선명한 결론을 상정하고 역사를 관찰하는 일은 언제나 매력적이다. 이러한 이야기들이 내리는 결론은 아름다울만큼 선명하고 어느 정도씩은 들어맞기도 한다. 다만 그렇게 역사를 정리하고자 하는 모든 시도는 결코 하나가 될 수 없는 다양한 사연들에 억지로 질서를 부여하려는,용기는 있지만 절망적인 시도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모든 도시의 어머니 바빌론에서 상하이, 세계의 중심지가 이동한 경로 지리적 의의등을 설명한다.
"중요한 사건일수록 뒤늦게 알아차린다." 위기와 파국을 경험한 후에 깨닫게 되는 인간의 양면성에 대해 소개한다.
46억년이란 지구의 역사부터 4차산업혁명에 이르기까지의 방대한 역사를 다룬 저자는'인지 혁명'을 화두로 삼으며 써내려간 이 책은 역사적 사실들에 대한 재조명과 오해와 진실 등을 담고 있지만 역사를 다룬 책치고 어렵지 않게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세계사를 결정짓게 만든 사건과 역사에 남을만한 도시,인류역사를 바꾼 영웅,역사를 바꾼 생각,발명품,인류 역사를 바꾼 연설 등 재밌고 흥미로운 주제들을 다룬 책이다. 유럽의 역사들을 다룬 책이기에 우리의 관점과는 조금 다른 부분들이 있지만 역사의 진실과 허구를 다룬 이 책은 과거의 사건을 통해 우리가 살고있는 시대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배울 수 있었다.
책의 끝맺으며 옮긴이의 말(이상희)가 매우 와닿았다.
감히 예쁜 내일을 꿈꾸지 못하더라도,더 나은 미래란 순진하고 어리석은 바람일지라도, 그럼에도 역사의 의미를 믿는다면,"가장 숭고한 위업을 이룰 능력을 갖고 있지만 가장 비열한 짓을 벌일 수도 있는 존재"인 우리가 지나온 어리석고 위대한 길을 돌아보며 적어도 더 낫게 실패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할 수는 있지 않을까..
책을 통해 새로운 관점에서 역사를 이해하고 배울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