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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내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틴 피스토리우스.메건 로이드 데이비스 지음, 이유진 옮김 / 푸른숲 / 2017년 3월
평점 :
처음에 책의 제목을 봤을때 읽고 싶지 않았다. 장애가 있는 아들을 학대하고 괴롭히는 내용인가 싶어서.. 엄마의 말을 들은 아들의 심정이
어땠을지 떠올려보니 읽어도 기분이 좋을것 같지 않았다.
책의 앞면 목차.. 뒷면을 살펴보니 뒷면에 "상처가 꽃이 되는 순서에 관한
이야기"라고 쓰여 있다. 그래도 결국은 해피엔딩이라는 기대를 하며 책을 읽기 시작한다.
' 살아남은 불행을 감당하며 기적을 만들어낸 마틴 피스토리우스의 한계 없는 삶'
우선 다 읽고 나니, 건강한 나의 신체에 감사하게 되고 사소하게 생각했던 나의 모든 부분들에 다시한번 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몸이
불편하다고 정신까지 장애가 있는 것은 아닌데,많은 사람들은 몸을 움직일수 없는 식물인간.. 또는 장애인들과는 소통이 불가하다 생각한다. 나 또한
그런 생각을 했다. 돌이켜보며 유령 취급 받을때 그는 어땠을까 ..사람들이 순간순간 의미없이 보낸 눈빛에 얼마나 상처 받았을까 생각든다..
책의 중간지점..시설에 맡겨진 마틴이 받는 고통.. 읽으면서 너무 화가나서 책을 덮어버린다. 인간의 추악함이란..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한 추악한 인간들.. 상한 뜨거운 스프가 식기도 전에 억지로 먹이고..먹기 역겨워 토하니 그걸 다시 먹이고..자신의 욕정을 풀기 위해 성적으로
학대하는 몹쓸짓을 하는 인간.. 옆에서 듣고 있을거란 생각도 못했겠지만 그에게 가한 언어적인 폭력 등 추악한 인간의 모든 행동들을 마틴은 보고
듣고 느끼고 있었다. 그럼에도 어떠한 한마디 조차 할 수 없었다. 그저 아빠가 데리러 와주기만을 바랄 뿐이 였다. 대체 어떤 심정이였을까..
그렇게 육체에 갇혀 있던 마틴에게 정성스러운 맛사지를 해주고 따뜻한 시선으로 눈을 맞춰주며 마틴의 정신이 온전히 돌아옴을 알아 챈 특별한
간병인 버나. 마틴에게 처음으로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해 준 좋은 사람.
조건없는 사랑으로 주인을 아끼며 마틴을 즐겁게 해준 푸키와 코작..
정신적 육체적으로 금전적으로도 지치고 포기하고 싶었겠지만 끝까지 마틴을 포기하지 않은 부모님과 주변인들..
이들이 있었기에 마틴은 다시 세상과 소통하고 평생의 인연 조애나도 만날 수 있었겠지?.. 굳어버린 육체에 갇혀 온전한 정신으로 살아가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차라리 죽고 싶었다는 마틴의 심정이 이해가 된다. 죽고싶어도 죽는것 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었던 마틴.. 그런 마틴이
지옥에서 새 삶을 살기까지 그의 정신력과 살고자 하는 의지가 없었더라면 이런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을거라 생각한다.
마틴의 살고자 하는 의지에 신이 손을 들어준 것은 아닐까... 생각든다.. 그리고 작은 생명 하나도 소중하고 존귀한 존재로 여겨야 함을
다시한번 느낀다. 생명을 다루는 의사 그리고 간호사..아픈사람들을 돌보는 간병인들이 환자를 사랑으로 대하길 바래본다. 제일 아프고 약한
환자에겐 기술과 약도 중요하겠지만 이들의 마음을 치유해줄 사람들의 따뜻한 손길이 필요하다는것을 이 사람들이 꼭 알길 바란다.
이 책을 읽고나면 장애를 가진 이들을 대하는 시선이 바뀔것이다. 계속 같은 자세로만 누워있어서 무감각 해진 몸의 일부.. 고통을 느끼지
않기 위해 신경을 어떻게든 다른곳으로 쏟으려는 소년.. 자세를 바꿔 달라고 말 할 수도 없고 말 해서도 안되는 현실... 뜨거운 상한 스프를
살기 위해 먹는 것이 아닌 식사 시간이 빨리 끝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식도로 억지로 넘기는 유령소년 마틴..
소년의 육체를 남들이 장난감처럼 취급해도 거부할 수 없는
치욕스러움.. 이 모든 고통을 감내하고 결국 인간승리를 이뤄낸 마틴.. 마틴의 이야기는 우리가 얼마나 허투루 하루하루를 보내고 의미없이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지 반성하게 해주는 글이다.. 정말 열심히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야 겠다. 책을 읽고 나면 긴 여운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