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다친 누군가를 위로할 때
지나친 조언이나 평가는 상처를 두 배
세배로 만들 수 있다. 그냥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가만히 말을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될 때가 있다. 나 자신을 돌보는 것 역시
그러하다. 당장 무언가를 하려 하기보다 쉬어
가는 시간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공감 되었던 부분은 외부의 요구에만
부응하느라 내면의 욕구를 무시하면 결국 탈진이
오고 일상과 심신의 건강이 어떤 식으로든
망가진다는 것이다. 일뿐만 아니라 자녀 양육
부분도 마찬가지이다. 과열 상태로 자녀의 삶에
침입함으로써 자녀의 피로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나 역시 밖에선 모든 요구 조건을 맞추고 최선을
다하느라 집에 올 때면 에너지가 소진되는 일이
다반사였다. 그럴 때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
유독 짜증이 났다. 내 맘을 몰라주는 것이 답답
했고 제일 약하고 보호받아야 할 자녀가 화풀이
대상이 된 듯 아이에게 화를 내기도 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 죄스럽고 시간을 돌이킬
수만 있다면 다시 시작하고 싶다. 시간이 지나
봐야 아는 것들.. 겪어봐야 아는 것들..
크나큰 실수를 초래하기 전에 전문가의 조언도
들어보고 내가 지금 얼마나 힘이 드는지 쉼이
필요한지를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에게 최선의 것을 주고 싶었고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기에 여기저기 문화센터, 체험관 등을
무리해서라도 자주 데리고 다녔다. 집에 오면 에너지가
모두 소진되어 아이가 조금만 힘들게 해도 짜증을 내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차라리 에너지를 덜 쓰고 다정한
눈빛으로 바라봐 주며 말 한마디라도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아이의 정서에 좋다는 것을 늦게 깨달았다.
책의 중반부에 외도의 트라우마, 자녀에게 남긴
트라우마와 불신, 치유의 발판 이 부분은
매우 구체적이고도 현실적인 조언이었다.
외도의 트라우마는 배우자뿐만 아니라
자녀들에게도 악영향을 미치고 그 트라우마로
자녀의 결혼생활에도 영향을 끼치기 마련이다.
세상의 모든 아픔과 힘듦을 막을 수는
없지만 그러한 폭풍이 들이닥쳤을 때
견뎌내는 것의 나의 내면의 힘이다.
40년 넘게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우리 엄마를
생각하면 '희생'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저자는 '희생도 지나치면 독이 된다'라고
한다. 맹목적인 희생보다는 건강한 주고받음이
펼쳐지는 것, 이것이 바로 관계의 생명력이다.
책 제목을 보며 어떻게 하면 다정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에 대한 내용인 줄 알았다.
다정함뿐만 아니라 인간관계에 있어
나를 지키고 가족 간 사회 안에서도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는 법, 사회 안에서 서로가 연결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 등을 명료하게 알려준다.
좋은 내용이 많아서 다 기록하기가 벅찬데,
서운함은 관계의 기본 값,
네 문제와 내 문제를 구분하자. 경계를 긋자.
선을 지키는 사랑,
다정한 눈 맞춤,
등이 기억에 남는 부분들이다.
이 책은 오랜 임상심리전문가답게 내담자에게
필요한 처방전과 심리치료에 도움 되는 내용이
담겨있다. 다정함의 인격을 토대로 나 자신을
소중하게 돌보며 품위 있게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