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겨울나무
김애라 지음 / 행복우물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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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938년에 태어난 한 여인의 회고록이다.

우리 할머니가 87세에 돌아가셨는데 할머니께서

살아생전 들려주셨던 이야기들이 생각나고 연배도

비슷하셔서 할머니 생각이 더욱 많이 났다. 불과

백 년도 안 된 일이거늘 굉장히 멀게 느껴지는

이야기들.. 평양북도 강계에서 태어난 여인은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 시대에 아버지가

병원을 운영하셨고 공부도 잘했던 그녀는

일제 강점기를 거쳐 6.25 피난민의 삶으로

쓰디쓴 고통을 겪기도 했다. 책을 읽으며

이 시대에 태어난 게 너무도 감사함을 느꼈다.

전쟁의 고난의 시기가 지나고 그녀는 결혼을

하게 되는데..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남자와 결혼을

하게 되었고 훗날 결국 이혼을 하게 된다. 요즘

같아선 정략결혼도 매우 드문 일인데 그 시대에는

얼마나 힘든 결혼생활을 했을까 싶다.

기대와는 달랐지만 아버지를 실망시킬 수 없어

강행했던 결혼생활에 해외로 이민까지 가게

되었지만 첫째 아이를 기를 형편조차 되지 않아

한국으로 보냈다. 나 같으면 포기하고 돌아왔을 것

같은데.. 저자는 그 시대 여성이지만 보통

당찬 여성은 아니라 느껴진다.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자신의 스펙을 높이고 동양인

최초로 여성 목사로 거듭난 그녀가 참으로

대단하다.

책의 제목 '벌거벗은 겨울나무'처럼 피난민의

고된 삶, 이민생활의 차별과 설움 그리고 한때

바닥까지 곤두박질쳤던 그녀의 삶이 참

외롭고 슬프기도 했다. 부유한 집안의

의사의 딸로 태어나 엘리트의 삶을 살던 그녀가

겪어온 파란만장했던 인생의 회고록을 읽다 보니

그 시대의 역사와 설움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아이를

출산하고 보니 경단녀가 되었다는 생각에 우울

해지고 이제 더 이상 사회생활할 일이 없겠다

생각했던 나 자신이 부끄러울 만큼 저자는 자신의

인생에 최선을 다한 멋진 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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