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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얼마나 만만해 보였으면 (사이다 에디션) - 좋은 사람이 되려다 쉬운 사람이 되었다
전대진 지음 / 넥서스BOOKS / 2020년 5월
평점 :
신랑이 항상 내게 했던 말이 '왜 남들 시선을
신경 쓰냐, 남들에게 좋은 사람이면 뭐 하냐.. 네가
쉬워 보여서 그런 거다'라는 말을 참 많이 했다.
은근히 많은 일이 내게 돌아오게 되고 난
나밖에 할 사람이 없다는 사명감으로 투철하게
잡다한 일들을 떠안고 말았다. 그 이유는
바로 '거절'하기 힘들어서였다. 거절할 바엔
그냥 내가 하고 말지.. 이렇게 하면 상대방이
불편해할 텐데.. 란 생각으로 내 많은 시간을
남들이 부탁한 일들에 할애했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이 내가 만만해 보여서 시킨
일이라면?
저자는 5년이 넘는 시간 동안 다양한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주며 속이 답답할 때 사이다를 먹듯
우리 인생에서도 '사이다'발언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에세이라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고 읽다 보면 마음에 위로가 되고
막힌 속이 뻥 뚫리는 것만 같다.
책 표지에 쓰여있는 '좋은 사람이 되려다 쉬운
사람이 되었다' 이 말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직장 생활을 할 때도 좋은 상사가 되기
위해 좋은 선배가 되기 위해 했던 일들이 되려
상처받는 결말을 맞게 되어 씁쓸하기도 했다.
첫 페이지부터 너무나 와닿고 인정할 수밖에
없는 내용들이라 다음 페이지로 넘기기
힘들 정도였다. 정곡을 찌르듯 저자의 말은
틀림이 없는 정답을 외쳤다.
'모두 다 내 마음 같지가 않다'
예상치 못한 것에는 감동하고
기대한 것에는 오히려 실망하고
내 마음 같지가 않다 모든 게..
이 부분 정말 항상 했던 말들이다..
초심이 중요하고 그중 제일 중요한 것은
중심.. 마음의 중심이 바로 서 있으면 인간
관계도 부부관계도 무너짐이 없다. 다음으로
'말'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 말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그렇기에 행동을 믿는다.
살다보며 느끼는 일들.. 상처받고 아파보며
깨달았던 결과물들을 저자는 너무나 잘
알려준다. 주기만 하는 사람은 계속 주기만
해야 하고 받기만 하는 사람은 계속 받는다는
저자의 말에 동감한다. 호의가 권리가 돼
버리는 순간이다. 그렇기 때문에 받은 것에
감사하고 성의를 표할 줄도 아는 Give&Take
관계가 건강하게 오래 지속된다고 믿는다.
억지로 착하게 살 필요도 일부로 못되게 살
필요도 없다는 저자의 말도 기억에 남는다.
결국엔 남을 사람은 남고 그들은 나의
그대로를 보고 남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사람들의 시선과 관계에 굉장히
정성을 다했다. 내가 하는 일 역시 이미지 관리
가 필요하고 관계 형성이 매우 중요했기 때문
이다. 그러나 그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나는 불안했다. 그것은 결코 좋은 관계가
아니기에 지금부터라도 나답게 그냥 그렇게
적당하게 살아보려 한다.
책을 읽으며 '그래, 맞아', '맞아, 그랬지..'라며
힘들었던 순간, 상처받았던 순간들을 떠올렸다.
그렇게 나 자신을 위로하며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책을 내려놓았다. 기대가 너무 크면
실망이 크듯 적당한 마음으로 세상을 대하려 한다.
사이다같이 뻥 툴리면서도 심심하게 위로가
되어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