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말은 그런 뜻이 아닌데

내 말은 그런 뜻이 아닌데 - 말로 먹고 사는 두 여자가 공개하는 진짜 말 잘하는 법
강연희.이명신 지음 / 지와수 / 2019년 11월

내 말은 그런 뜻이 아닌데..라는 말은

내가 남편과 대화 시 트러블이 생길 때마다

항상 하던 말이다. 나는 그런 의도로 한 말이

아닌데 신랑은 내 의도대로 듣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내 말 표현력에 분명 문제가 있겠다

생각이 든다.

고민되던 와중에 제목이 너무 와닿아 오랜만에

'말'에 관련된 책을 읽었다. 난 항상 그래도 

말을 잘 한다고 생각했고 주변에서도 넌 참

말을 잘 한다고 했었기에 난 내가 말을 잘 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나의 지인 또는 나를 잘 아는

 사람이 아닌 난생처음 마주하는 사람들과

봉사활동을 하며 겪어온 여러 가지 말에 대한

문제점들을 떠올리며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저자는 화려한 경력의 쇼호스트 강연희님과

스피치심리 전문가 이명신님이다. 말로 먹고사는

두 여자가 공개하는 진짜 말 잘하는 법이기에 기대를

잔뜩 안고 정독했다. 책은 어렵지 않고 술술 읽혔다.

강은희 님이 겪어온 일상에서 '말'로 인해 부딪히는

또는 깨닫게 된 일들, 그리고 단락이 끝나는 부분

이명신님의 스피치 비법이 담겨있다.

 책의 초반부터 와닿는 문장들이 기억에 남는다.

'말은 곧 당신이다' 저자의 경험처럼 나 또한

그 친구가 너무 좋은데 그 친구와 대화를 하는

시간이 너무 힘든 경우가 있었다. 그 친구의

친구와 그 주변 사람들 소식까지 다 들으며

궁금하지 않은 얘기들을 계속 듣다 보면

미안하지만 머릿속으로 딴 생각을 하게 되고

마치 난 심리상담사처럼 '괜찮아', '잘 될 거야'

'그럼 그럼'을 외치게 되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며 난 어떨까? 생각해봤다.

저자는 자신이 주로 쓰는 단어들을 나열해보고

녹음도 해보라고 하는데.. 미처 깨닫지 못했던

나의 부정적 단어들을 알게 되었다. 내가

상대의 일방적인 말을 힘들어하듯 또 다른

누군가는 나의 푸념을 힘들어할 수 있겠구나

상대가 굳이 궁금해하지 않는데도 내 주변

소식을 알릴 필요는 없겠구나.. 이처럼

소소한 일상 속에서 부딪히고 상대에게 불편을

끼칠 수 있는 말의 문제점에 대해

쉽게 풀어나가는 방식이라 참 읽기 편했다.

난 사실 잠깐의 침묵도 어색해서 침묵 타임 3초를

버티지 못하고 무슨 대화든 이어가곤 했다. 그런데

내가 침묵하고 있을 때 비로소 상대가 말할 기회가

생김을 알 수 있었고 나와 대화 시 유난히 말이 없어

내가 항상 말을 주도하며 속으로 입 아플 정도로 나만

얘기하네..라고 되뇌었는데 상대방은 나의 말을

들어주기 힘들었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왜 미처

몰랐을까? 누구나 알 수 있는 기본적인 내용들

이지만 미처 실천하지 못한 부분들을 적절하게

집어주고 있다.

가끔 강의를 가면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하는

강사들을 보곤 했다. 청중이 답이 없으면 혼자서

답을 내놓고 왜 답을 안 하시냐고 하는데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하면서 답을 안 한다고 뭐라고 하는

강사가 안타깝기도 했다. 나 역시 그 부분을 절실히

느꼈기에 저자의 조언처럼 대답이 쉬운 질문을

먼저 해서 친밀감을 형성하곤 했다. 저자의 코칭을

통해 나 자신을 점검하고 테스트해보고 미처 생각

하지 못했던 문제점들도 깨닫게 되었다. 책을 읽으며

자가 진단도 할 수 있고 말의 높낮이 말 투

등도 연습할 수 있는 페이지가 있다.

사람을 많이 대하는 분, 말주변이 없어 대화에

자신이 없는 분들이라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얼마 전 회사에서 자꾸 트러블을 일으키는

 후배의 얘기를 듣게 되었는데 이 책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