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사람의 행복한 동행을 위한 한 뼘 더 깊은 지식 (리커버 에디션)
마크 베코프 지음, 장호연 옮김, 최재천 감수 / 동녘사이언스 / 201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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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나서 그동안 내가 우리 희망이와

행복이를 사람의 입장으로

이해하려 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반려동물 천만 시대라고 하지만 얼마나

많은 반려인들이 개의 특성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존중할까?

 

저자 '마크 베코프'학자는 개, 산책, 공원을

사랑하는 동물학자로 콜로라도 대학교에서 30년간

명예교수로 활동하며 동물행동학을 이해하고

가르쳐왔다. 그는 개나 늑대도 도적 지능이 있어

사리분별은 물론 친구도 사귈 수 있고 원한을

가질 수도 있으며 사람처럼 웃거나 당황할 수

있다고 했다. 인류가 지구상에서 도덕적 관념을

아는 유일한 동물이라고 믿는 인간에게

어리석음을 부드럽게 역설한 샘이다.

 

당황한다는 감정을 느낀다는 것을 나도 나의

반려견을 관찰하며 알게 되었다. 갑자기 내가

숨었을 때 행복이가 당황하는 듯 두리번거리며

나를 찾고 희망이도 뭔가 잘못을 하려는 찰나에

나에게 발각되면 몸이 뜨거워졌다. 희망이가

민망한 듯 표정을 지을 때가 있었다. 개의 몸이

뜨거워지는 게 사람으로 치면 얼굴이 빨갛게 달아

오르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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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며 와닿았던 구절 중의 하나

 

'개와 함께 산다는 것은 늘 수많은 협상이

이루어지는 평생 동안의 헌신이다'

 

대부분의 반려인들이 자신의 라이프스타일

에 맞추어 개들의 본능이나 특성을

억누르고 있다. 얼마 전 TV에서 말티즈

강아지를 철창에 넣어놓고 그 안에 가둬서

키우는 모습이 나왔는데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 그 안에 갇혀 자유로이 돌아다니지도

못하고 새장 속의 새처럼 주인이 꺼내주기만을

기다리는 작은 말티즈의 모습을 보며 왜

키울까 싶었다.

 

그 순간  바로 채널을

돌려버렸다. 책의 저자가 지향하는 것은

바로 개들의 '자유'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산책을 하다 보면 개들이 풀냄새, 다른 개들의

오줌이 묻은 기둥의 냄새를 맡기 위해 잠시

멈추면 즉각 줄을 당기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산책을 나온 건지 숙제를 하기 위해 빨리

걷다가는 건지 모를 정도로 빠른 속도로

개를 끌고 가기도 한다.

 

나 역시 몰랐을 때는 더럽다며 냄새를 못 맡게

했으며, 많이 걷는 게 스트레스를 풀게 해주는 건

것인 줄 알고 많이 걷는데 집중했다.

 

개들은 사람들이 문자메시지를 보내듯  냄새를

맡으며 서로의 신호를 이해하고 그 신호에

답을 하듯 오줌으로 표시한다고 한다.

많이 걷는 것보다 새로운 냄새를 맡고

친구를 만나는 게 훨씬 더 중요한 것이다.

 

'세나개'프로를 보며 강형욱님을 통해

개들에게 산책과 냄새 맡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다. 그가 왜 개통령인지 이해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개들의 특성을 잘 이해했으며

문제견들이 결코 나쁜 개가 아님을 보여주었다.

강형욱님이 반려견 심리학자라면 이 책의

저자는 반려견 행동학자라 볼 수 있다.

 

책을 읽고 개들을 이해하기 위해 끊임없이

관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아무 생각 없이

개를 기르기보다 책을 읽고 과학적으로 개를

관찰하며 길러본다면 훨씬 더 개들의 삶이

행복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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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의 수가 늘어나는 만큼

증가하는 것 또한 유기견이다. 나 역시 버려진

유기견을 데려와 키우고 있지만, 사람들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끊임없이 교배하고

고통받으며 몇 년을 살지도 못하고 죽는 개들이

태반이다. 인간의 만족을 위해 장난감처럼

만들어지고 같은 견종끼리 교배하고 특이하게

만들기 위해 주름을 한없이 생기게 만든

개들이 있는가 하면 실험에 쓰이고 몇 달도

채 살지 못하는 동물들이 허다하다.

 

저자의 말처럼 이들은

고통받기 위해 인간의 삶에 들어온 것일까?

 

개들은 사람보다 더 큰 위로를 주고

주인의 스트레스를 풀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반대로 반려인은 자신의 스트레스를

개들에게 풀어내며 학대를 일삼기도 한다.

 

이 책의 추천사를 쓴 '이정모'님은 책을

읽으면서 많이 울었다고 했다. 나 역시 그러했다.

어렸을 적부터 키웠던 처음이라 몰랐던

개들에게 너무나 큰 상처를 주고 힘들게

했던 거 같아서 너무 미안하고 마음이 아프다.

 

반려동물을 기르기 전 반려동물을 키우기

위한 책임과 생명의 고귀함을 깨닫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그것부터 배워야 한다.

아이가 때 쓰고 사달라고 한다고

덜컥 사주고 관심이 시들해지자 휴가지에

버리고 가는 부모들은 자식에게 생명을 가볍게

여기도록 가르치는 것과 다름없다.

 

제목처럼 개와 사람의 행복한 동행을 위해

이 책을 많은 반려인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지루하지 않고 빠져들어 반성하며 읽을 수

있는 고마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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