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 나 혼자 만나는 나에게 - 김소울 박사의 미술심리치료 에세이
김소울 지음 / 일리 / 2018년 9월
평점 :
절판


 

 

오늘 밤, 나 혼자 만나기 위해 책을 집어 들었는데
어김없이 설기 공주가 함께한다.

오랜만에 한 친구와 통화를 했다.


정신없이 자기 얘기만하다 바쁘다고 끊어버린다.
 생각해보니 내 안부 한마디 묻지 않은 게
 서운하긴 하지만 모든 게 내 마음 같을 순없다.
예전엔 내 마음을 알아주지 못하는 상대방에게
서운하기도 했고 알아주길 바랐다. 그러나 지금은
혼자 있는 시간이 익숙해서인지 나와 마주하는
시간이 가장 편안하다.

 

직장생활을 할 때는 일과 집안일에 치여 나를 돌볼
시간이 없었고, 항상 상대의 말을 들어주고 고민을
해결해줘야 하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휴직을 하다 보니 신랑은 신랑대로
일에 치이고 집에 오면 쉬느라 대화할
 시간도 없고 내가 외롭다고 기댈 곳도 없었다.


그러다 보니 언제부터인가 누굴 위한
시간이 아닌 나를 돌보는 시간을 갖는 게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저자의 책을 읽으며 나를 가장 잘 알고 이해해
주는 세상에 유일한 바로 한 사람은 '나'자신이라는
것을 깨달았으며 나를 더욱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책의 저자는 한국인으로서 처음으로 미술심리치료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교수이자 국제 임상미술
치료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책의 주된 내용은 여성들의 고민과 갈등을
 주로 담았다. 요즘 젊은 여성들의 최대 고민거리인
 다이어트와 섭식장애 갈등 자존감 등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수 있도록 조언해주며
 명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내며
 스스로 치유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나도 한때는 미술심리치료사가 꿈이었다.
지금도 물론유효하지만.. 그림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우연히 방문한 프리다 칼로의
미술 전시회에서 시작되었다.

 

그림을 단순히 예쁘다 아름답다로 느끼는 것이 아니라
그림을 통해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이해하고 그림이 주는 에너지로 마음을 치유할 수
있다는 게 너무나 신비로웠기 때문이다.

책 속에 기억에 남는 몇 가지를 정리해보면,

 

카미유 클로델의 <중년>이다. 로댕에게 버림받은
클로델은 망상장애로 정신병원에서 외롭게
생을 마감하게 된다. 그런데 첫사랑이 잘 잊히지
않는 이유는 바로 '자이가르닉효과'때문이라고
한다. '미완성 효과'라고도 하는 이 '자이가르닉효과'는
어떤 과제에 집중했으나 끝마치지 못하면 오래
기억되게 되는 현상 때문이라고 한다.

 

쉽게 말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잊히지
않는 것이다. 아픈 첫사랑의 기억이 너무 오래
남아있게 되면 잘못된 집착이 될 수도 있기에
저자는 떠나보내야 한다고 말한다. 나 또한 한때
이루지 못한 사랑에 가슴이 시린 적도 있었지만
현재의 사랑에 훨씬 더 만족한다.

 

지나간 사랑을
떠나보내야 또 새로운 사랑이 온다는 것을
알려주고 잘 보내주라며 토닥여주는 작가의
글에 괜스레 마음이 따뜻해졌다.

다음으로 '강아지처럼 사랑하고 고양이처럼
배려하기' 부분을 읽고 눈물이 났다.

 

 

반려동물과 함께 하면 큰 책임과 희생이 따른다는
저자의 말을 무시할 순 없다. 그렇지만 그 책임과
희생을 감당하고도 남을 만큼 오직 나 하나만을
바라보며 사랑과 에너지를 주는 것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저자의 말대로 이 아이들에겐 내가 '우주'이자 전부이다.

반려동물을 만나기 전과 후의 삶은 달라졌으며 너무나
값지고 소중한 경험이다. 너무나 힘든 헤어짐조차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삶이라는 저자의 말에 깊이 공감한다

 

 

 

책 보는 내 옆에서 눈 가리고 잠든 나의 고양이가
나의 삶을 더욱더 빛나게 해주는 것은 틀림없다.

 

기억에 남는 문구 중의 하나가,
「 감정 에너지를
낭비하는 사람들은 특정한 하루에만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인생 대부분의 날들을 부정적인 생각과 함께
살아왔기 때문에 그동안 수많은 감정 에너지를
낭비하며 살아왔을 것이다. 」

 

살아온 날들보다 살아갈 날들이 훨씬 더
많은데 행복한 생각과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도 모자란 날들, 어려웠던 날들도
이겨내고 여태껏 잘 버텨온 나인데.. 이렇게
고마운 나를 지치게 하는 부정적인 생각들은
버려두고 고마운 나를 토닥이며 사랑해주며
좋은 생각과 아름다운 마음으로 나와
마주해야겠다.

 

저자의 책은 솔직한 내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해 주었으며, 다른 사람이 아닌 나 스스로를
위로하고 치유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더불어
명화를 소개하며 그림에 대한 지식도 쌓을 수 있기에
1석2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잠도 안 오고 누군가의 위로가 필요한 밤, 함께
하기에 너무나 좋은 친구 '나'를 만날 수 있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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