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슬퍼할 권리 - 심리치료사가 말하는 상실의 슬픔에 대처하는 자세
패트릭 오말리 외 지음, 정미우 옮김 / 시그마북스 / 2018년 7월
평점 :
절판


 

심리치료에 관련된 책을 읽으며 이렇게 많이 운 적은 처음인 것 같다. 책의 제목처럼 나도 제대로 슬퍼할 권리를 누리고 싶었기 때문일까.. 남들은 내가 슬픔을 너무 오래 안고 간다고 말한다. 나로 인해 가까이 있는 신랑도 더 우울해지고 힘들다고 말했다. 신랑은 슬픔에서 억지로라도 벗어나려 하고 슬픈 생각을 잊으려 노력하지만 난 그렇지 못한 사람이다.  7개월 전 잃은 사랑하는 반려묘, 얼마 전 곁을 떠난 꼬맹이를 생각하면 시시때때로 눈물이 나고 나에게서 아이들의 죽음의 원인을 찾게 된다. 그렇게 슬픔에 빠져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애써 아닌 척 마음을 숨기고 밝게 지내보려고 노력하지만 잘 되지 않는 게 사실이다.

 

 

 

자식 같은 반려동물을 잃은 경험이 있기에 저자의 심정이 이해되지만 생후 9개월 된 아들을 떠나보낸 상실의 고통을 겪은 저자와는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저자가 써 내려간 글 들을 보며 저자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고,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며 함께 울고 위로를 전했다. 책의 저자는 슬픔에 관한 상담과 교육을 35년간 해온 베테랑이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많은 이들의 슬픔과 마주하고 그들이 제대로 슬퍼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수많은 심리학 전문가는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슬픔의 단계' 이론을 언급하며 일정 기간 이상 슬픔이 지속된다면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조언 등을 한다.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애도 작업'이 대표적인 예이다. 그러나 그는 아들의 죽음 이후 모든 이론의 흔들림을 겪었다

 

 

 

 저자의 일기와 저자가 정리한 글들을 보며, 또 다른 내담자를 위로하며 건네는 말들 속에서 내 맘속 억눌렀던 감정들이 올라왔다. 사람은 삶 속에서 행복을 느끼고 또 그렇게 살다가 언젠가 모두 이별을 하게 된다. 떠나는 이의 마음도 괴롭겠지만 혼자 남은이는 감당하지 못한 고통을 겪게 된다. 이 책 '제대로 슬퍼할 권리'는 슬픔을 겪는 당사자들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어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상투적인 위로를 넘어 그들과 함께 슬퍼하고 제대로 위로를 전할 수 있는 방법들이 책 속에 담겨있다. 슬픔은 피할 수도 외면할 수도 없으며 사랑한다면 슬퍼하라는 저자의 말이 위로가 되었다. 슬픔 또한 사랑의 감정이며, 사랑하기에 슬퍼하는 것이다.

 

결국 슬픔은 우리가 포기하고 싶지 않은 사랑을 영속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며 그렇기에 제대로 슬퍼할 권리를 누릴 필요가 있다. 슬픔의 깊이고 모습도 각기 다르겠지만, 자신의 슬픔을 제대로 마주하고 제대로 슬퍼할 것을 권한다. 책을 통해 배운 것은 슬픔은 억지로 벗어나고 극복해야 할 상처가 아니라 사랑이 담긴 소중한 감정이라는 것이다. 이 슬픔 또한 내가 살아가며 끌어안고 갈 소중한 감정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지는 것 같다. 마음속에 슬픔이 있는 많은 이들이 책을 읽고 치유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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