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교, 두근두근 너를 만나는 시간
권정희 지음 / 리프레시 / 201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결혼 3년 차인 내게 임신은 사명과도 같았다. 가뜩이나 나이가 30대 중반을 넘다 보니 시댁에서도 친정에서도 조급해하셨다. 반려동물을 다섯이나 기르고 있는 터라 시어머니에게 언제나 우리 아이들은 눈에 가시였으며, 반려동물을 기르면 아이가 생기지 않는다.. 동물과 아이는 절대 함께 키워서는 안된다는 등... 수많은 고비로 힘들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자식과 같은 아이들을 보낼 순 없기에 버텼다. 막연한 책임감으로 아이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았으며 그러던 작년 11월 내게 찾아온 천사는 너무나도 뜻깊고 감사했다. 그러나 그 기쁨도 잠시.. 아무런 준비가 되지 않았던 탓일까.. 아이는 채 5주도 버티지 못하고 떠나버렸다.

그렇게 아픔을 겪고 나날이 불안하고 우울했었다. 서비스직에서 일하다 보니 고객 컴플레인은 수시로 받기 마련이지만.. 그중 아직도 내 마음을 아프게 하는 말은 '아기 낳아봤어요?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지만...' 이 말은 내 마음에 비수를 꽂았다. 돈을 주고 살 수 있다면 사고 싶을 정도로 간절했고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엄마들만 봐도 눈물이 났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땐 너무 준비가 되지 않았고 태교는커녕 회사도 너무 바빴으며 나에게 휴식은 허락되지 않았을 때였다. 임신을 위해, 만약 임신이 된다 하더라도 초보 임산부들이 얼마나 조심하는지 알게 되었을 때 죄책감을 느꼈으며 나 자신을 수없이 원망했다.

이젠 정말 제대로 잘 하고 싶은 마음에 좋은 책을 읽고 싶었는데 '태교, 두근두근 너를 만나는 시간'은 예비 엄마인 나에게 꼭 필요한 책이었다. 저자는 태교 강연 전문가로 태교 관련 여러 책을 출간하였으며 전문 작가 및 강연자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임신을 준비하고 있다면 지금 이 순간부터 태교를 하라는 저자의 말처럼 임신을 준비한다면 몸도 마음도 최대한 스트레스받지 않는 평화로운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나 역시 마음을 비우긴 힘들었지만, 때가 되면 주기겠거니라는 마음으로 최대한 초조해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책에는 임신 시기별로 알아두어야 할 것들과 선배 엄마들의 경험담과 지혜가 담겨있다. 산부인과 태교 강연에서 진행하는 만들기 활동도 나오는데 특히 아이 태명으로 만든 문패가 기억에 남는다. 


아직 아가방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는 않지만, 이사 가는 대로 아이 방의 문패를 만들어주고 싶다. 만들기 활동이 좋다는 것은 알았지만 사실 태교에도 좋을지는 몰랐다. 책을 읽기 전에는 임신 초보자들에게 필요한 지식이 담긴 줄 알았는데 지식도 포함되어있지만 동화같이 따뜻한 이야기들이 많이 담기고 임산부를 위한 쪽지도 있어서 참 마음에 들었다. 중간중간 들어있는 태교 다이어리도 개월 수에 따라 기록하고 기억할 수 있으니 이 책에 고스란히 나의 추억을 담을 수 있을 것 같다. 처음 태동한 날을 기념일로 기억하기, 아기에게 다양한 소리 들려주기, 튼 살 방지 크림 챙겨 바르기, 입덧이 끝난 후 과도하게 늘어난 식욕 조절하기, 옷과 신발은 편안한 것으로 등 임산부에게 필요한 내용들이 잘 정리되어 있다.


아기방 장식 액자도 직접 만들 수 있도록 만드는 방법이 나와있는데 나중에 꼭 만들어주고 싶다. 약 5개월 정도면 임신 안정기에 접어드는데 이때 즈음은 태교여행을 계획해도 좋다고 한다. 나도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경치를 사랑하는 남편과 아가와 느끼며 함께 추억하고 싶다. 책이 너무나 사랑스럽고 애정이 넘쳐서 읽는 내내 마음에 사랑이 피어오르는 것 같았다. 태교를 위해 클래식을 들으라고도 하지만 무엇보다 엄마가 기뻐하고 행복해하는 게 중요하다고 하니 나는 사랑하는 우리 다섯 아이들과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내고 하프 음악을 들으며 좋아하는 책과 함께하는 시간을 보내고 싶다. 주변에 임신을 계획하고 있거나 임신 초기에 접어든 지인이 있다면 이 책은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