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든 반려견을 돌보는 중입니다 - 노견 케어법과 남겨진 이들을 위한 위로법
권혁필 지음 / 팜파스 / 201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4년을 함께 해 왔던 반려견이 무지개다리를 건넌 후 한동안 우울증으로 힘들었다. 연이어 사랑하는 반려 묘도 떠나게 되었는데 아이의 생이 너무 짧았기에 더욱더 아픈 손가락으로 남아버렸다. 반려견 뽀식이는 새끼 때부터  함께 했으며 11년이 되던 해 결혼을 하게 되어 어쩔 수 없이 친정에 두고 오게 되었다. 지방으로 이사를 가서 한두 달에 한 번씩 보러 갈 수밖에 없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나날이 아이가 수척해졌던 거 같다. 언제나 건강할 거라 믿었고 노견답지 않게 쌩쌩해서 뽀식이는 20년은 살 거라며 이별을 생각하지 못했는데.. 뽀식이와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주지 못했던 일들과  피부병으로 제한된 사료만 먹어야 했기에 좀 더 맛있는 음식을 먹이지 못한 게 너무 마음에 걸린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은 늘었지만 아이의 생에 마지막까지 함께 하는 견주들은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나이 든 반려견을 입양해서 끝까지 키우시는 분들을 정말 존경한다. 새끼 때는 다 이쁘다며 정을 주고 키우지만 아이가 나이 들며 이런저런 병치레를 하자 유기하는 인간들이 너무 많다. 나도 어렸을 때 끝까지 지켜주지 못했던 반려동물들이 아직까지도 기억나고 그 아이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미어진다. 현재 기르는 아이들은 눈 감는 순간까지 함께 하기로 다짐했고 더 윤택한 삶을 살게 하기 위해 전문 서적들을 읽으며 지식을 키우고 있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법에 대한 책들은 시중에 많이 있지만 노견을 케어하는 방법을 안내해주는 책은 새로웠다. 저자 또한 노견 초코와의 믿어지지 않는 이별을 경험 후 책을 출간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반려견 행동 전문가이자 작가 권혁필 교수님은 즐겨보던 프로인 '개밥 주는 남자'등 다수의 방송에 출연했으며, 유기견 입양을 위한 사회 공헌 활동에도 힘쓰고 있다. 저자의 말대로 반려견과 함께 사는 것보다 더욱 힘든 것은 언젠가 다가올 이별을 준비하는 일이다. 씩씩하고 에너지 넘치는 반려견의 걸음이 어느새 느려지고 식욕이 줄고 배변 실수를 하며 변화된 모습을 보일 때 견주는 당황하겠지만 사람에게 하루가 개들에게는 일주일이나 다름없으니 노화가 찾아오기 전부터 식습관이나 운동 등 다양한 관리가 필요하다. 

책의 중간 부분에 주인의 하루 일과와 반려견의 하루 일과가 나오는데 이 부분을 읽기 전에 마음 아플 것을 대비해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읽었다. 난 너무 바쁘고 애들이 자꾸 치대는 게 귀찮아서 좀 혼자서 놀라며 소리친 적도 있는데 아이는 유일하게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라 기대했을 텐데 얼마나 속상했을까 생각해보니 마음이 아프고 한 번이라도 더 쓰다듬어주고 애정표현을 해줘야겠다 생각 든다. 


이 책이 더욱 맘에 들었던 것은 반려동물을 기르기 전에 반려견의 권리와 보호자의 의무를 가르쳐주는 부분이었다. 반려견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며 신선한 물과 사료 그리고 산책은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하는 부분은 모든 견주들이 꼭 숙지하길 바란다. 다음으로 노령 반려견과 소통하는 법 그리고 다견가정에서 노령 반려견을 우선순위로 챙겨줘야 하는 부분들도 나처럼 다견 다묘를 키우는 사람들에겐 꼭 필요한 지식이다. 아이가 나이가 들수록 저 단백, 저지방, 고칼슘을 섭취할 수 있는 식단으로 바꿔줘야 하며 충분한 수면과 부담되지 않는 산책을 하는 법들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중간에 '우리 가족이어서 너무나 고마웠어!'라는 부분의 에세이는 눈물을 흘리면서 읽을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으로 반려견의 죽음을 준비하는 법들도 나오는데..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견주 분들은 꼭 읽기 바란다.

반려견의 죽음은 생각보다 정말 아프고 남은 가족들이 감당하기 힘들다.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아이들 나이가 모두 비슷해서 이 아이들이 모두 비슷한 시기에 떠나게 될 거란 생각이 드는데.. 어찌 보면 다행이다 생각 든다. 서로가 외롭지 않게 비슷하게 떠날 수 있다면 그것 또한 감사할 일이라 생각 든다. 한 마리가 떠나고 나면 남은 아이들이 겪는 우울증도 심각하기 때문이다. 책을 보며 순간순간 우리 아이들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낄 수도 있었으며, 다양한 지식들도 얻을 수 있어서 참 좋았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분들이라면 꼭 한 번씩 읽어보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