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 - 출간 30주년 기념판
로버트 풀검 지음, 최정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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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31개의 언어로 번역되고 103개국에서 1,700만 부 이상 판매되었던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를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출간 30주년 기념판이라서 더욱 의미 있으며, 예전 책에서 현재의 흐름과 맞지 않는 내용을 수정하고 더욱더 좋은 내용으로 리뉴얼되었다.  책의 저자이자 세계적인 에세이스트인 로버트 풀검은 '산다는 것'의 경이와 기쁨을 특유의 따듯하고 유머러스한 어조로 가슴 뭉클하게 독자들에게 전해준다. 그는 어느 교회에서 목사로 봉직하며 삶의 진리와 묘미에 대해 글을 써왔다. 그중'내가 유치원에서 배운 것'이라는 이야기로 연설을 하기도 했으며 짤막하게 적어서 학부모들에게 보내기도 했다. 편지를 받은 학부모 중 출판업계에 계시는 분의 제안을 통해 책을 출간할 기회를  얻기도 했다. 그의 연설은 청중들에게 뜨거운 호응을 얻으며 미국 전역으로 퍼져나갔으며 각종 매체에도 소개되고 국회에서도 낭독되는 열풍을 일으켰다.

저자의 글을 읽다 보니 유치원에서 배우는 것들이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 꼭 필요한 것들이고 이 배움 안에 세상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많은 유치원교사들이 의무와 책임감을 느끼고 아이들을 지도하길 바란다. 나의 유치원 생활을 떠올려보면 그리 즐겁지 않았다. 첫 유치원은 지금도 운영되고 있을 정도로 매우 큰 유치원인데 선생님이 다소 냉소적이고 차가워서 무서웠으며 소극적이었던 나는 이런저런 상처를 받았었다. 한번 크게 꾸중을 듣고 어머니까지 유치원으로 오시게 되었는데 그 계기로 작은 유치원으로 옮기게 되었다. 내 기억으론 새로운 유치원에서의 생활이 훨씬 마음에 들었다. 저자는 유치원에서의 배움을 통해 살아가면서 알아야 할 것들을 배우고 살면서 알아야 할 것들을 이미 안 채로 유치원에서 배웠던 것을 계속 다시 배운다고 말한다.

삶은 우리가 알아야 할 것들을 제대로 잘 하고 있는지 꾸준히 확인하는 것 같다. 특히 '물웅덩이가 주는 기회'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깨끗하지 않고 옷이 더러워진다는 이유로 아이가 들어가고 싶어 해도 안된다고 강하게 거부하던 엄마의 이야기를 읽게 되었다. 그 웅덩이는 사람들이 젊게 살고 있는지 알아보려는 시험장이었으며 그날 거기 있던 어른들 모두 그 시험에서 떨어졌다는 저자의 해석이 너무 와닿았다. 때로는 바보 같은 짓이 지혜로운 행동일 수 있다는 말 또한.. 마치 천사가 내 옆에 잠시 다녀가듯, 신이 우리 곁에 존재하듯 순간순간 우리는 생에 수많은 시험을 치르고 있는 것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맛있는 식당을 가도 화장실이 더러우면 그 음식점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듯 '화장실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라는 글도 참 기억에 남았다. 우리 집의 화장실을 떠올려보면 그래도.. 기준 정도의 점수는 주고 싶다. 다음으로 너무나 감동적인 '받은 만큼 돌려주기'부분도 따듯하고 기억에 남는다. 모든 사람이 자비를 베풀어야 하고 그 자비는 고리로 연결될 수 있으며 모든 사람이 연민이 담긴 도움의 지속적인 힘을 믿는다는 내용의 글이었다. 선행은 또 다른 누군가에게 베풀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라는 말을 난 믿는다.

때론 동화 같기도 하고 부처의 가르침처럼 깨우침을 주기도 하고 목회자의 말처럼 와닿는 글들이 담긴 이 도서를 통해 잊고 있었던 순수함을 꺼낼 수 있었다. 유치원 생활은 너무도 까마득해서 기억 저편에 넘겨두었는데 책을 읽다 보니 새록새록 기억나는 것도 신기하고 그때 배운 것들을 끊임없이 배우면서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왜 고치지 못했을까 싶기도 했다. 이 도서가 왜 중학생이 읽어야 할 문학서 이자 대학생 필독서인지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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