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기억에서 자유로워지는 연습 - 일상의 불안부터 트라우마까지 치유하는 EFT
이진희 지음 / 팜파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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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기억에서 자유로워지는 연습'이라는 책의 제목처럼 내 안에는 지우고 싶은 몇 가지의 나쁜 기억이 있다. 책의 도입부에 나오는 여러 가지 사례들을 읽으며 나의 어릴 적 기억들이 떠올랐다. 나쁜 기억은 아니지만 내겐 서운함이 큰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슬픈 기억이었다. 아직도 또렷이 기억나는 것 중 하나가 어머니께서 동생과 날 차별하던 모습이었다. 초등학교 저학년이면 나도 충분히 어릴 때였지만 항상 나는 누나니까 참아야 했고 누나이기 때문에 이해해야 했다. 자연스럽게 동생 먼저 챙기다 보니 난 항상 어딘가 모르게 자신감이 없었고 그렇게 자신감 없는 초등학교 시절을 보내게 되었다. 그게 내겐 상처로 작용했던 것 같다. 회복탄력성에 나온 사례처럼 나를 믿어주는 단 한 명만 있다면 주변에 환경이 좋지 않아도 밝게 자랄 수 있다는 글에 대한 이야기가 책에 나온다. 중학교를 접어들어 친구들과 관계가 깊어졌고 나를 지지해준 친구 덕인지 나의 성격이 외향적으로 변하게 되었다. 내 성격이 바뀐 탓인지 어머니도 나를 지지하고 동생에게 기대하지 않은 다른 부분으로 칭찬하고 믿어주면서 더욱더 밝고 명랑한 성격으로 변하게 되었다.

어렸을 적 나쁜 기억은 동네에 이상한 아저씨였다. 외진 골목길을 지날 때면 자기 집에 가면 좋은 연필이 있다, 강아지가 있다며 길을 막고 집에 들어가 보자고 했다.  너무 두렵고 무서운 순간이었지만 자연스럽게 거절하며 멀어도 먼 길로 돌아가곤 했다. 우연치 않게 부모님과 같이 지나가는데 그 아저씨를 또 만나게 되었을 때 부모님과 함께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름이 끼쳤던 일이 또렷이 기억난다. 

그 일이 있은 후 아저씨들을 경계하게 되었으며, 지금 생각해보면 그 아저씨는 위험한 사람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까지도 동네에서 아저씨가 나오면 나도 모르게 피하게 되는데 책을 읽다 보니 과거의 일들이 내게 트라우마처럼 공포까지 느끼게 했다는 생각 들었다. 대부분의 상처와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사연을 읽어보니 어렸을 때 각인된 기억들이 현재 다른 사람의 모습에 투영되어 트라우마를 겪게 하기도 했다. 그만큼 성장과정에서의 나쁜 기억은 사람의 삶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 직장에서 상사 때문에도 너무 힘들고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상담도 받고 했었는데, 상담받는 일 자체가 부끄럽고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생각에 피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확실히 효과는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지친 마음이 가벼워졌으며 전문가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다 보니 훨씬 자신감도 생겼다. 감기가 걸려 병원에 가면 주사 맞고 약을 처방받듯이 어려울 땐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책에서 소개하는 기법은 불안과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EFT 기법이다. 이 기법은 심리학과 한의학을 결합한 경락 기반 심리치료 기법이며 마음속 괴로움을 뿌리뽑을 수 있다. 책에서 알려주는 혈자리를 5~10회 정도  평균 7회 정도 두드려주며 위에서 아래로 내려온다. 그리고 '나는 비록 00 하지만, 깊게 완전히 나 자신을 받아들입니다.'라고 수용 확언을 하는 것이다. 책의 내용만으로 실천이 쉽게 되지 않아 유튜브에서 영상을 찾아보기도 했는데 도움이 되었다. 


책을 읽으며 기억에 남았던 사례들이 몇 가지 있는데 요즘 화두 되고 있는 '분노조절장애'에 관한 것이었다. 분노조절장애가 어린 시절의 상처 때문에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부부싸움을 많이 한 가정의 아이는 감정을 제어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으며 부부싸움을 하는 동안 아이들은 과각성 상태가 되는데,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아는 부부의 잦은 싸움 때문인지 아이의 성격이 삐딱하고 통제하기 어려운 성격으로 변한 것을 옆에서 보게 되었다. 미래의 아이를 위해서라도 정말 부부싸움은 피해야 하며 내 과거의 상처 때문에 사랑하는 상대를 아프게 하는 일이 생기게 해서는 절대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

저자의 말대로 정서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일을 겪으면 반드시 그 흔적은 마음에 남기 마련이다. 그리고 제대로 해소되지 않은 나쁜 감정들은 어떤 식으로든 표출되기 마련이다. 나쁜 감정들을 치유하고 나쁜 감정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진정한 자기 긍정을 가져야겠다. 심리학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건 전문가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경락 기반 심리치료법 EFT는 매우 새롭고 시도해 볼 수 있는 방법이었으며 더불어 이 책은 내 마음을 단련시키고 과거의 상처를 조금은 가벼이 여길 수 있게 만들어준 고마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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