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신호 - 무시하는 순간 당한다 느끼는 즉시 피할 것
개빈 드 베커 지음, 하현길 옮김 / 청림출판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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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직감은 위험을 알고 있다!"라는 이 이문구는 나에게 일어난 몇 가지 사건을 떠올리게 해주었다. 사실 설명할 수 없지만 내가 직감적으로 느끼고 대처한 방법으로 여러 위험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학창시절 버스에서 내려 집에 돌아가는 길 먼저 가던 남자가 자꾸 뒤를 돌아봤다. 그냥 같은 길이겠지..라며 애써 태연한 척을 했는데 우연치 않게 같은 아파트로 들어가게 되었고 그 남자가 엘리베이터를 먼저 탑승하길래 찝찝하지만 함께 탑승을 했는데.. 문제는 거기서 발생되었다. 문이 닫히는 순간 직감적으로 위험한 사람이란 것을 깨닫게 되었으며 순간 나도 모르게 출입구 앞 비상벨 버튼부터 찾고 그 앞으로 자리를 잡았다. 물론 그를 등지고 있지 않았으며 마주 보고 방어적인 자세를 취했다. 순간 내게 음담패설을 하며 다가오는 그를 강하게 거부하고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에 가까운 층을 누르고 문이 열리자마자 그를 힘으로 밀어내며 닫힘 버튼을 눌렀다. 3초 정도였을까? 그 3초가 내겐 정말 30분이 넘는 것 같았다. 굉장히 단호하고 무서운 표정으로 그와 맞선 순간이었지만 정말 끔찍했다. 그 일이 있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마루 소파에서 잠을 자고 있는데 문 열리는 소리가 났다. 순간적으로 가족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챘지만 태연하게 현관 앞으로 갔는데 어떤 남자가 서있었다. 너무 놀랐지만 "무슨 일이시죠?"라고 태연하게 물었더니 한 손에는 뒷짐을 지고 한 손에는 신문을 들고 있었다. 그 남자는 "집에 어른들 안 계세오?"라고 물으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순간 나는 문 앞으로 가며 안방 쪽을 쳐다봤다. "어른들 방에 계신데 불러드릴까요?"라고 대답하자 그는 "아, 신문 홍보하러 왔어요. 신문 보시고 어른들께 전해주세요."라며 신문 한 자루와 칼세트를 두고 갔다. 그가 나가자마자 문을 걸어 잠그고 순간 너무 놀라 다리 힘이 풀렸다. 뭐라 설명할 순 없지만 내겐 이런 위험신호를 벗어날 수 있는 순간적인 기지가 있었다. 아니 운이 좋았다고 말할 수 있겠다. 이 책을 읽으며 안타까웠던 부분이 바로 켈리라는 여성이었다. 순간적으로 자신이 느낀 직감을 믿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통조림이 떨어지지 않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 남자를 왜 굳이 집으로 들였을까? 누군가 친절하게 다가오면 그 친절을 거부하기 어렵지만 여기서 중요한 점은 쓸데없는 호의이다. 특히 밀폐된 공간이 아닌 누구라도 볼 수 있는 그런 공간이면 몰라도 아무도 없는 지하주차장, 엘리베이터, 문 앞 등은 정말 조심해야 한다.

남성들은 살해와 폭력의 위협을 얼마나 받을까? 그에 반해 여성들은 바로 어제 최근 몇 달 안으로 두려움을 느낀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왜 여성이 남성의 노리갯감이 되고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일까? 남성들은 밤늦게 혼자 다녀도 위험하다고 느끼지 않겠지만 대부분의 여성들은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책의 저자 역시 폭력 가정에서 자랐으며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총격을 가하고 동생이 구타당하는 장면까지 보게 되었다. 그렇게 힘겨운 시절을 보냈던 저자가 위험의 신호를 알리고 대통령이 초청한 유명인사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특별서비스조직의 책임자로 임명한 이후 한국 대통령, 영국 총리, 스페인 왕등의 공식적인 경호를 담당했다고 한다. 그가 맡아온 여러 사건을 통해 공공안전과 사법 문제 등 폭력을 관리하는데 도움이 되는 새로운 법률도 성공적으로 제안하고 있다고 한다. 자신이 느꼈던 두려움과 공포의 경험 그리고 직관력으로 위험을 벗어난 사례들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사회의 범죄를 해결하는데 공헌하고 있다니 참으로 대단하고 멋진 사람인 것 같다.

오프라 윈프리는 감상평으로 이 책을 모든 여성들이 읽어야 할 책이라고 했다. 물론 책 속의 배경은 미국이고 총기 소지가 가능하기에 읽으면서 공감이 덜 되는 부분들고 있지만 위험 시그널을 알아채는 데는 많은 도움이 되었다. 심지어 대부분의 여성들은 사건이 발생하기 전 찝찝하고 서늘한 신호를 느꼈음에도 무시하고 거절하지 못한 일들이 다수이기에 위험을 위험으로 느끼지 못하는 많은 여성들이 꼭 읽어보길 바란다. 세계 어디에서 나 폭력의 신호는 있으며 책 속에 그 암호를 푸는 방법들이 나와있다. 책속에 직장에서의 안전과 스토커에게 벗어나는 법 등도 도움되었다. 평소 내가 너무 안전에 예민하기에 신랑도 친구들도 너무 과하다고 하지만 난 이게 나를 지키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위기 상황에서 논리보다 두려움을 따르라는 저자의 말이 굉장히 와닿고 내가 경험한 부분이기에 잘난척하기보다 제발 제대로 볼 줄 알았으면 좋겠다. 요즘은 아이들을 노린 성범죄도 많기에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더욱더 철저한 교육을 해야 한다. 낯선 사람의 접근을 철저히 경계해야 한다. 이런 책을 읽으며 서늘한 신호를 읽는 것도 도움이 되겠지만 이럴 걱정이 없도록 좀 더 안전한 나라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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