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밍 시그널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반려견의 몸짓 언어
투리드 루가스 지음, 다니엘 K.엘더 옮김, 강형욱 감수 / 혜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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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을 한 마리 기를 때는 몰랐는데 두 마리를 기르다 보니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힘든 부분이 있다. 무엇보다 둘째 아이가 사고를 많이 쳐서 혼내다보면 자신의 잘못을 아는 것 같으면서도 모르는 것 같고 내 말귀를 알아듣는 것 같으면서도 못 알아듣는 거 같고 딴청만 피우고 하품만 해서 답답했는데 책을 읽고 난 뒤 무릎을 탁 치고야 말았다. 즐겨보는 프로  보듬 컴퍼니의 대표 깅형욱 훈련사님의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에서 자주 등장하는 훈련법들도 책 속에 등장하니 견주 분들도 쉽게 따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책의 감수, 사진을 맡은 강형욱 훈련사님은 이 책을 반려견의 문제행동을 고쳐볼 마음으로 읽는 거라면, 후회하게 될 수 있지만,  내 반려견의 행동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싶어 읽는 거라면 망설임 없이 책을 추천한다고 한다.

나는 후자이기에 망설임 없이 책을 집어 들었으며 앉은 자리에서 모두 읽었다. 많은 견주들이 이 책을 읽고 아이들의 감정을 이해하고 아이들이 보여주는 몸짓에 담긴 의미를 알아줬으면 좋겠다. 내가 화가 났을 때 달려오는 반려동물로 인해 눈치 없다고 더 혼낼 수도 있지만 아이의 속 마음은 '진정하세요.'라는 뜻이며 내게 다가와 천천히 꼬리를 치고 고개를 돌리며 하품을 하는 등 마음이 진정되게 돕기 위해 하는 행동들의 의미를 알게 되니 눈물이 났다. 얼마 전 어느 봉사자가 몇 년 간 학대받은 개를 구조해 새로운 입양자에게 입양했지만, 그 개는 둔기로 맞고 쓰레기 봉지에 넣은 채 버려졌다. 두들겨 패서 죽인 이유가 발톱을 깎는데 협조를 안 해서 화가 나서라고 했다. 몇 년간의 학대를 받은 아이는 당연히 두려움이 있었을 거고 그렇게 상처가 있는 아이를 데려갈 땐 여러 가지 상황을 감당할 준비를 한 상태에서 입양을 해야 하는데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화가 나고 분통이 터지고 그렇게 힘겹게 두려움에 떨며 죽어간 아이가 가여워서 마음이 미어졌다.

책을 읽고 느낀 점은 대부분의 아이들은 싸우고 싶지 않아 하며 전 세계 개들의 공통언어인 카밍 시그널로 소통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 대목에서 '투견들은 오직 살기 위해 힘겨운 싸움을 목숨 걸고 했겠구나..'란 생각에 마음이 아파졌다. 폭력성은 선천적인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 것이기에.. 더욱 마음이 아프다. 물론 저자는 외국인이고 우리나라보다 동물을 대하는 처우가 훨씬 더 좋겠지만, 저자의 마인드와 교육방식 그리고 아이들과 소통하는 '카밍 시그널'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책의 내용 중 주인의 거친 손길에 매번 두려움에 떨던 섀퍼트는 주인이 올 때마다 자세를 낮추고 소변을 지리며 내가 이만큼 무서워하고 있으니 나를 때리지 말아달라는 메시지를 보냈다는 것에 정말 마음이 아팠다. 우리 아이들 중 좀 더 짓궂은 둘째가 가끔 내게 장난을 심하게 치면 꼭 첫째가 중간에 끼어들곤 하는데 이것은 장난이 너무 과하다, 그만하라는 의미라고 하니 참 기뜩하기도 하고 고마웠다. 내가 조금만 예민하고 화가 나도 아이들은 금세 알고, 자세를 낮추며 소리도 안 나게 걷고 하품을 연속으로 하기도 했다.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에 절대 신랑과의 다툼도 부정적인 감정을 드러내지도 말아야겠다. 반려견은 주인에게 끝없이 복종하고 사랑을 주며 보호하려 하는데 힘없고 약한 동물에게 상처를 주고 고통을 주는 인간들이 제발 사라졌으면 좋겠다. 한 단락이 끝날 때마다  투리드의 깨알 같은 조언과 '이런 친구들도 있어요'코너가 유익했으며 메시지만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실제 훈련 중인 개들의 사진이 첨부되어 있기에 이해가 잘 되었다. 그림이 아니라 실제 아이들의 모습이기에 더욱더 생동감이 있었으며, 이미 세상을 떠났지만 투리드의 반려견 '베슬라'는 누구보다 분쟁을 해결하는 능력이 뛰어난 멋진 반려견이었기에 베슬라에게도 찬사를 보내고 싶다. 


반려견이 카밍 시그널을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는 대부분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논리적으로 잘 이해를 못 했을 때라고 한다. 그렇기에 공포심을 주는 요소를 제거하거나, 떼어놓는 게 중요하다. 예를 들어 반려견이 다른 개를 두려워할 경우 사람이 벽의 역할을 해주고 사람을 무서워한다면 다른 반려견이 벽 역할을 해주는 것도 좋다고 한다. 책 속에서 나오는 문구 중
 '줄 수 있는 만큼의 시간을 주고 우리가 내어줄 수 있는 만큼의 공간을 주고 우리가 줄 수 있는 만큼의 사랑을 준다. 그 답례로 개는 자신의 모든 것을 우리에게 준다. 이것은 인간이 할 수 있는 최고의 거래다'라는 글귀를 읽는 순간.. 더 많이 아껴주고 사랑해줘야겠다는 생각과 반성을 하게 되었다. 너무도 사랑하고 생각만 해도 눈물이 차오르는 나의 소중한 반려견과의 '카밍 시그널'을 통해 조금 더 다가가고 조금 더 행복하게 그렇게 오래오래 함께 하고 싶다. 견주 분들께 일독을 권합니다!


한 나라의 위대함과 도덕성은 
그 나라의 동물이 
어떤 대우를 받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 
-마하트마 간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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