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자의 습관
최장순 지음 / 홍익 / 201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저자의 전작 '본질의 발견'을 너무도 감명 깊게 읽었던 터라 이번 '기획자의 습관'역시 설렌 마음으로 읽게 되었다. 이 책은 기획을 잘 하는 기술에 대해 열거한 책은 아니다. 평소 기획을 하는 기획자의 일상, 기획을 위해 갖춰야 할 마음가짐, 느끼고 본 것들, 깨달음을 얻은 내용 등 '센스가 좋아지는 특별한 습관 10가지를 담았다. 책을 읽으며 나의 직업이 기획자는 아니지만 하루에도 수없이 내 인생의 소소한 것들을 기획하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저자는 책의 머리말에 이 책에는 적당히 구어체가 섞여 있으며 발음 표기에 논란이 있는 학자들의 이름은 가장 많이 쓰인 표기법을 따랐다는 친절한 설명과 함께 정서법 상의 문제가 발견된다면 전적으로 저자의 책임이니 출판사를 탓하지 말아달라는 글을 남겼다. 자신만의 확고한 문체와 단어 하나의 선택도 고민하고 사유한 흔적이 느껴졌다.

저자는 이름만 대도 알 수 있는 대기업 GUCCI, 인천공항, CJ를 브랜딩 했으며 국내외 유수기업의 브랜드 전략, 네이밍, 마케팅 등을 도맡아 컨설팅 해 왔다. 그중에 한 기업인 현대자동차에 방문하였던 저자를 본 적이 있었다. 딱 봐도 브랜드전략에 어울리는 외모와 자신감 그리고 지성과 매너를 갖춘 듯 보였다. 대부분의 기획자들은 자유분방하고 기획을 하기 위해 일하다가 밥을 먹기도 하고, 대낮에도 술을 먹기도 하고, 먼 지방도 마다하지 않고 갈 때도 있다고 한다. 구속받지 않고 일 할 수 있는 부분들 그리고 세계 방방곡곡도 다닐 수 있는 그들의 삶이 부럽기도 했다. 

기획
어떤 일을 도모하고 그 생각들을 나누어 보는 것
기획이 없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생은 기획한 대로 살아갈 필요가 있다

저자는 기획의 시작은 관찰이라고 말한다. 좋아하는 유명인이 생기거나 또 맛 집을 찾거나 할 때 인스타를 뒤지곤 한다. 나 또한 자주 이용하곤 하는데 사진도 사진이지만 사진 속 해시태그를 읽다 보면 또 해시태그를 검색하다 보면 중복되는 단어들이 있고 내가 좋아하는 유명인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으며 취향까지도 엿볼 수 있다. 그렇기에 일상생활이 드러나는 사진 한 장의 존재는 매우 크다. 오죽하면 사진 잘 나오는 집에서의 멋진 사진 한 컷을 위해 수많은 사람들은 줄을 서서 식사를 하고 음료를 마시곤 한다. 그렇기에 사진만 잘 봐도 답을 읽을 수 있다는 저자의 말이 와닿았다.


특히 '미스터리쇼핑'부분에서 명품관에 방문 한 저자의 옷차림에 따라 직원들의 달라지는 태도를 관찰하며 저자가 얻어낸 결과들은 나 역시 매우 공감한 부분이다. 강남의 부자들은 편안한 차림으로 명품관에 가서 값비싼 명품을 구매하기도 한다는데 나 역시 명품관에 방문했을 때 불편한 여러 감정을 느껴봤기에 이 부분은 명품관뿐만이 아닌 모든 서비스업의 종사자들이 참고했으면 한다. 느끼지 못했지만 우리는 일상 속에서 하루에도 수없이 삶을 기획하고 있으며, 그러한 나의 일상을 멋지게 기획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p21

기획은 기획자만 하는 게 아니다.
식당을 고르는 일, 메뉴를 선택하는 일,
퇴근 후 만날 친구를 정하는 일,
영화를 고르는 것부터 주말 일과를 정하는 일,
모두가 기획이고, 우리는 매일 기획을 한다.

다음으로 저자는 정보를 배열하는 기술인 '정리'법에 대하여도 자신만의 노하우를 공개한다. 나 역시 강의자료를 수집하고 정보를 얻다 보면 수많은 자료들이 쌓이기 마련인데, 노트에도 적고 핸드폰에도 저장하고 때론 USB에 남기기도 하지만 그 정보들을 나중에 찾을 때 어떻게 찾아야 할지 어렵기 마련이다. 저자는 팩트와 크리에이티브를 구별하는 법과 메일과 파일 제목 작성법, 파일 저장 방식 등을 알려주며 정리를 체계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더불어 책을 좋아하는 난 욕심을 내며 많은 양의 책을 읽는 것에 집중했는데 많은 독서의 양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진정한 의미를 깨닫는 것이라는 것을 배웠다. 저자의 말대로 '정독'하며 깊이 따지면서 읽고 생각하는 습관을 길러봐야겠다. 정독과 함께 '병독'도 많은 도움이 된다는 말 또한 많은 도움이 되었다. 관련성 높은 책들을 병행하여 읽으면, 내용이 반복될 때가 많고 유사한 내용에 대한 다른 해석을 보게 되어 이해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항상 강박적인 질문인 '왜'보다 대상의 의미를 집어보는 'why'를 통해 원인, 신념, 목적이 있는 '왜'를 만들어 내 인생을 멋지게 기획해야겠다.  그리고 자기다움과 참신함을 갖추기 위해 사유해야겠다. 책의 중간중간 모눈종이에 몇 글자 안되는 글귀로 쉬어가는 페이지와 편안한 구어체도 좋고 철학적이기도 한 이 책 참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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