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하는 고양이의 계절 - 꿈꾸듯 감사하고 소중한 하루하루
강시안.강인규 지음 / 북스고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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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날카로운 듯한 외모와 도도한 성격에 그리 끌리지 않아 개는 키워도 고양이는 못 키운다고 자부했던 내가 고양이와 사랑에 빠진 건 재작년 이맘쯤이었다. 뼈밖에 남지 않은 몸에  상처로 인해 눈도 보이지 않던 새끼 고양이, 그리고 그 곁에 형제들과 어미.. 집 옆 폐가에서 만난 고양이 가족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밥을 챙겨주게 되었고, 우리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아프던 새끼 고양이를 구조해 치료 후 입양하게 되었으며 그 인연으로 개 2, 고3을 키우고 있다. 고양이를 키우다 보니 사랑하게 되었고 그 인연으로 여러 마리의 길냥이 밥을 챙기며 구조활동도 하고 있다. 고양이와 친해지기 전과 친해진 후의 내 삶은 아주 많이 달라졌다. 함께 하는 동반자 나의 신랑 역시 지금은 캣대디가 되었으며, 하루에도 몇 번씩 귀여운 고양이 사진을 내게 보내곤 한다. TV를 봐도 동물 프로를, 책도 고양이에 관련된 책을 많이 읽게 된다. 그렇게 이번에 읽은 고양이 관련 도서는 '우리가 사랑하는 고양이의 계절'이다. 제목도 제목이지만 앞표지의 사랑스러운 아가 고양이를 보는 순간 웃음이 절로 나온다. 고양이와 함께 꿈꾸듯 감사하고 소중한 하루하루를  봄, 여름, 가을, 겨울 테마로 구성해 집필했으며 공동저자 두 분은 참 특별한 사람인 것 같다 느껴졌다.. 우선 강인규 님은 약 10여 년 동안 고양이 구조활동을 하고 있으며, '고양이 신전'이 들어간 이름의 채널의 운영자로 팟캐스트와 유튜브 활동을 하고 있다. 강인규님의 아들이자 공동 저자인 강시안님은 십수 마리의 고양이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생후 6개월에 고양이들에게 밥을 주고, 생후 18개월에 업둥이를 돌보았으며, 20개월에는 처음 고양이 화장실 청소를 했다고 한다. 이야말로 모태 집사 아닌가,, 초등학교 1학년 여름 첫 글을 쓴 뒤로 다양한 글과 시를 썼다,


사랑스러운 고양이들의 사진, 그리고 따뜻하면서도 애틋한 시, 고양이와 함께 할 시간은 그리 많지 않기에.. 그들의 생애 주기가 짧은 만큼 더 많이 추억하고 더 많이 소중하게 만드는 하루하루를 기록하려는 저자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진다. 캣맘들은 이미 알겠지만 길고양이들의 수명은 길어야 5년이다. 짧으면 태어나 젖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죽는 경우들도 있다. 많은 애묘인들이 비싼 품종묘를 사서 퀄리티 높은 사료를 먹이며 정말 받들며 키우는 반면.. 길고양이들은 사람이 버린 음식물도 모자라 토사물을 먹고 버티며 힘겨운 삶을 살아간다. 길 아이들의 삶이 너무도 안타깝고 고단해 그렇게 구조한 고양이만 벌써 세 마리째 기르고 있다. 길고양이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길 바란다. 글 속의 고양이의 계절처럼 봄은 길 아이들에게도 살기 좋은 계절, 그러나 여름은 말 그대로 아스팔트 위에 아이스크림이 녹듯 길 아이들은 음식이 금방 상해 제대로 먹을 수도 없고 파리와 모기로 인해 정말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한다. 그렇게 가을이 오면 또 살기 좋은 계절이지만 다가오는 겨울 추위는 정말 매섭다. 너무도 춥던 작년 겨울 길 아이들을 위한 겨울 집도 만들어줬지만 추위를 이기지 못한 길냥이들이 세 마리나 죽었다. 양지바른 곳에 묻어주며 아이들의 명복을 빌었지만 함께 할 수 없음에 마음이 정말 아팠다. 그렇게 계절은 또 지나 봄이 되었고 꼬물이들이 태어났다. 길 아이들은 봄에 태어나야 그래도 잘 버티는 것 같다. 계절을 수없이 돌고 돌아 그들의 삶과 죽음은 반복된다.

꼬물이들의 탄생은 축복해야 할 일이지만, 입양이 되지 않을 경우 살아갈 날들이 너무나 험난하기에 마음이 아파진다. 이 아이들을 어찌할고.. 대부분의 길 아이들이 구조되고 집에 적응을 하면 원래의 성격이 그렇듯 정말 깔끔하고 깨끗하고 얌전하고 도도하고 사랑스럽다. 이렇게 깔끔한 아이가 길에서 쓰레기통을 뒤지며 살았구나 싶을 정도로.. 무엇보다 마음 아픈 글귀가 있어 글을 읽는 내내 눈물이 났다.

언젠가는 누군가의 금지옥엽으로 자랐을 그 아이들이 눈을 감는다면 버려져 썩은 물을 마시고 버려진 음식을 먹어서가 아니라 당신의 사랑에 굶주려 매일매일 죽어간다는 문장에 마음이 저려온다. 실제로 유기견 봉사활동을 갔을 때 한편에는 유기묘들의 방이 있었다. 고양이의 지식이 없었을 때라 고양이는 외로움을 타지 않는 줄 알았는데.. 내가 가자마자 무릎에 안겨 골골송을 하는 아이의 체온을 느끼며 일상생활이 힘들 만큼 그 아이 생각이 많이 났었다. 키우다 보니 개보다 주인의 감정을 더 잘 이해하고 사랑을 주며 자신의 체온으로 주인을 데워주는 너무도 사랑스러운 반려동물이다. 힘들고 마음이 괴로울 때 천천히 다가와 내게 온기를 주며 마음이 편안해지도록 골골송을 불러주는 우리 막내 사랑이가 그런 아이다. 책 속 사진들도 너무나 예쁘고 아빠와 아들의 고양이 사랑에 흐뭇해지며 나의 2세 또한 이러한 사랑이 많은 아이가 탄생하길 기대해본다. 우리가 사랑하는 고양이 계절.. 나는 지금 어느 계절에 살고 있는 것일까? 길냥이들을 위해 언제나 지금같이 따뜻하고 평온한 봄의 계절이 오래오래 지속되길 바래본다. 너무도 따뜻하고 소중한 책을 읽게 되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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