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부부로 둘이 함께 벌고 있지만 실생활이 빠듯하다 보니 우리 집 가정경제를 전문가에게 제대로 한번 상담받고 싶다는 생각이 요즘 부쩍 든다. 남들은 둘이 벌어 금방 부자 되겠다고 하지만 막상 적금하나 들기도 빠듯한 현실이다. 소삭소삭 세어 나가는 돈이 어떤 돈인지 알고는 있지만 그래도 소비욕구를 줄이고 허리띠를 졸라매는 게 사실상 너무 어렵다. 책을 통해 가정경제에 도움을 받고자 읽기 시작했는데 재테크뿐만 아니라 돈을 쓰는 심리, 소비의 개념에 대해서도 다시 배우게 되었다.
책의 초반부를 보면 이게 재테크 관련 책이 맞나 싶을 정도로 돈의 개념과 소비 심리, 돈의 흐름에 대해 자세히 알려준다. 마치 심리학 서적처럼 인간의 소비심리를 설득력 있게 써 내려간 저자의 글을 읽으며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사실 나의 문제점 중 하나가 '소비 절제'가 되지 않는 것이다. 뭐 하나를 사서 마음에 들면 시리즈별로 다 사 모으는 게 나의 큰 단점이다. 마음에 드는 립스틱 브랜드 색상별로.. 마음에 드는 화분 종류별로,.. 마음에 드는 옷.. 색상별로 구매해야 직성이 풀린다. 무조건 아껴야 한다! 쓰지 말아야 한다! 이 스트레스는 나중에 나를 더 폭발하게 만들 수 있으니 내 마음속 돈에 대한 개념부터 바로잡아야 함을 배웠으며, 나의 소비욕을 내려놓는 것부터 재테크의 시작임을 알게 되었다. 예전엔 다 읽지도 못할 책을 한 달에 20권 이상 구매할 때도 있었다.
사실 이 책을 읽는 게 쉽진 않았다. 책이 좀 두껍기도 하고 뒤로 갈수록 어려운 내용들도 나와서 집중도가 떨어지기도 했지만 꼭 알아야 할 내용들이었다. 솔직히 우리 집 경제의 5년 후를 고민해보진 않았다. 신랑 말대로 난 현실에 안주해 지금의 현재 모습 만 바라봤던 것 같다. 저자는 흔히 부자가 되려면 부자들의 공식을 따라야 한다고 하지만 부자들은 서민들보다 돈, 시간, 정보를 압도적으로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막연히 부자의 룰을 좇다가는 평범한 서민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부자들의 가치관과 습관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저자의 말대로 평범한 우리 집이 지금보다 내년 그리고 5년 후에 더 좋아질 수 있도록 저자가 알려준 가정경제 운영 실천법을 따라 해봐야겠다. 저자의 전 작 '심리 계좌'는 입소문만으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고 하는데 그 책도 읽어 봐야겠다. 기억에 남는 내용들 중 하나는 '머릿속에 돈에 관한 생각이 없을수록 행복은 증진된다'라는 것이다. 터널링 효과를 꼭 기억하며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돈 걱정을 하기 보다 나에게 기쁨을 주는 소비는 가치있게 생각하고 돈 걱정으로 머리만 싸매고 있을 시간에 나를 위한 현명한 소비에 대해선 행복을 느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