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와 함께한 그해
아르토 파실린나 지음, 박광자 옮김 / 솔출판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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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토 파실린나의 <기발한 자살여행>을 읽고 심각한 사회문제를 시원하고 유쾌하게 잘 표현했다고 생각했었다. 이번에 다시 만난 그의 신작 <토끼와 함께한 그해>는 제목만큼이나 내용도 독특하다.

주인공 바타넨은 지루한 일상에 찌든 40대의 신문기자다. 어느 날 카메라맨과 취재를 가던 중 동료의 실수로 토끼를 차로 치이게 된다. 그는 차에 치여 튕겨져 나간 토끼를 숲 속으로 들어가 찾게 되고 그 때부터 부상당한 토끼와 함께하는 여행이 시작된다.

이후 그는 토끼를 데리고 핀란드 곳곳을 돌아다니며 여행을 한다. 그는 남쪽 헤이놀라에서 닐시애 등을 거쳐 북쪽 국경선까지 토끼와 함께한다. 여행 중에 그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일을 겪게 된다.

벌목을 하고 산장 수선을 하면서 산불 구경에 헬기까지 탄다. 그리고 소떼를 운반하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산불 진화에 참가하는 등 그가 가는 곳곳이 사건들 투성이었다. 하지만 그 속에서 그는 사람들과 함께 유쾌한 시간을 보내고 새로운 인생에 즐거워한다.

어느 날 산장에 침입한 곰을 잡기 위해 며칠을 뒤쫓던 중 그만 국경선을 넘게 된다. 그리고 기어이 곰을 잡는다. 하지만 그는 국경선을 넘었다는 죄목으로 소련에서 2개월 동안 감방 생활을 하고 헬싱키로 이송된다. 그리고 그는 22개의 범죄를 저질렀다는 이유로 재판을 받게 된다. 그 22개의 범죄는 그가 토끼와 함께 1년 동안 핀란드를 돌아다니며 저지르거나 겪었던 사건들이었다. 아무튼 그는 그 일들로 인해 감옥에 수감되었고 어느 날 그는 자취도 없이 사라져버린다. 토끼와 함께... 

지루한 일상과 스트레스에 벗어나 토끼와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바타넨이 조금은 부러웠다. 자신이 가지고 있던 것을 미련 없이 버릴 수 있다니... 토끼와 함께 핀란드를 돌아다닐 바타넨을 생각하니 유쾌하고 즐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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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실크로드를 찾아서
심형철 지음 / 포스트휴먼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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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동양과 서양을 연결하는 찬란했던 고대의 길. 동양과 서양, 여러 나라를 오가며 무역을 했던 상인들과 여행객들이 꼭 거쳐 가야 했던 신비로운 실크로드. 사실 나는 실크로드에 대해 기본적인 지식만 조금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꿈의 실크로드를 찾아서>란 책을 무척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얼마나 실크로드를 사랑하고 애정을 가지고 있는지 느껴졌다. 실크로드란 말만 듣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설렌다는 저자는 그곳에 살고 있는 소수민족과 자연, 그곳의 문화에 대해 경이를 표하면서도 점점 사라져가는 그 곳의 모습 때문에 마음아파 한다.
고대에 그토록 번성했던 그곳이 점점 낙후되어가고 사람이 살기 어려워지는 것에 대해 세월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옛날 로마가 오래 번성하지 못하고 멸망한 것처럼 어느 것이나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쇠퇴하는 것이다. 그 길을 실크로드로 피해갈 수 없었다. 그래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던 실크로드가 지금은 신비로운 문명이 된 것도 그 이치일 것이다.

중국 시안을 시작을 시작한 여행은 란저우, 우웨이, 장예를 거치면서 힘들지만 행복한 여행길이 된다. 고대 사람들이 걸었던 길을 따라가면서 저자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고대 유물들이 외국으로의 약탈과 파괴, 훼손을 보면서 얼마나 안타까웠을까!
어딜 가든 고대 유물을 도굴해가는 외국인이 있기 마련인가보다. 고비 사막에 있는 둔황 석굴은 1900년 초에 많이 약탈된 곳 중 한 곳이다. 그 곳의 많은 고문서와 유물들이 영국과 프랑스, 일본, 독일, 미국 등 열강들의 탐험대가 유물들을 빼내어 갔다. 그 곳 뿐만 아니라 돈이 되는 유물들을 대량으로 가지고 가서 외국에서 팔았다니 안타까움과 함께 화가 났다.

고대 유적의 가장 큰 문제는 관리 소홀과 훼손도 있지만 사막 풍화작용이 가장 크다고 한다. 사막 풍화작용으로 유적들이 빠르게 훼손되어 가고 있다니 특별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 이상 몇 십 년 후에는 영원히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고대부터 있었던 실크로드는 영원히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저자가 많은 것을 느끼며 걸어간 길을 나도 언젠가 걸으며 느낄 수 있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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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공책 도코노 이야기 2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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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다 리쿠의 책 중 <굽이치는 강가에서>를 첫 작품으로 읽었는데 그 때 그 작품이 얼마나 인상적이었는지 그 한권의 책으로 그녀에게 빠지고 말았다. 아직 몇 작품 읽진 않았지만 그녀의 글은 사람을 끌어당기는 무언가가 있다.

이번에 읽은 <민들레 공책>은 주인공 미네코가 잔잔한 일상을 담담한 어조로 말하면서 자신의 행복했던 소녀시절을 회상한 책이다.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일본의 작은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미네코가 의사인 아버지의 부탁으로 마키무라 집안의 막내딸인 사토코를 만나면서부터 시작된다. 병약한 사토코의 말동무를 해주기 위해 마키무라 저택에 방문하고 그곳에서 지내는 사토코의 아버지 손님들과 안면을 트면서 그들과 저택 사람들에 대해 관찰하고 그것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담담하게 풀어낸다. 항상 어떤 예감 같은 것을 느끼는 미네코의 이야기는 공중을 떠다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주인공들을 신비하게 표현해 놓은 온다 리쿠는 여기서도 병약한 미소녀 사토코를 비롯해 여러 사람들을 신비롭게 만들어 놓았다.

빛의 제국을 시작으로 한 도코노 이야기의 두 번째인 민들레 공책은 도코노인 하루타 가족이 마키무라 저택을 찾아오면서 이야기가 더 흥미진진해진다.
뛰어난 능력을 가진 도코노는 방대한 서적을 암기하는 힘, 멀리서 생긴 일을 아는 힘, 가까운 미래를 예견하는 힘 등을 가지고 있다. <민들레 공책>에 나오는 도코노는 서랍에 사람들의 인생과 마음을 넣어 기록하는 하루타 가족이 등장한다. 마키무라 가족과의 인연으로 그곳에 머무르면서 여러 사건을 같이 해결하고 풀어간다.
그리고 마지막... 미네코의 독백으로 모두가 소중히 지켜온 마키무라가 어떻게 쇠락하는지 알 수 있었다.

아름다운 추억을 회상하는 노부인답게 감성적인 문장들이 많이 나온다. 그리고 신비로운 환상에 젖어 있는 것 같은 미네코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도 같이 환상에 젖어드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당분간 온다 리쿠의 책을 손에 쥐고 있어야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한 작가 책 중에 평이 좋은 책만 골라 읽었는데 그녀의 책은 다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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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개 1
김별아 지음 / 문이당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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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개...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런지 더욱 매력적인 인물이다. 내가 최근까지 알고 있었던 논개는 진주 기생의 논개였다. 내가 조금만 그녀에게 관심을 갖고 알아 봤으면 그녀가 최소한 양반가의 여식으로 태어나서 기생으로 위장을 하고 죽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을 텐데...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미실>의 작가 김별아님의 신작인 <논개>는 그 표지부터가 한국적인 색채가 물씬 풍겼다. 그래서 그런지 다른 책에 비해 눈길 한 번 더 가고, 한 번 더 표지를 쓰다듬게 된다.

첫 장면부터 독자의 눈길을 묶어 놓으려는 듯 논개의 투신 장면이 나왔다. 논개의 독백과 그녀의 동행이 된 왜장 게야무라 로쿠스케의 독백이 서로 엇갈려 나온다. 손가락마다 낀 반지를 엇갈려 단단히 고리 짓고 왜장과 함께 강에 뛰어든 그녀와 물속에서 그녀의 품에서 벗어나려는 왜장의 소리 없는 외침이 강 아래로 서서히 가라앉는 것을 느끼면서 나 또한 <논개>라는 책에 묶여 가라앉는 것 같았다.

2권 째 들어가면서 이 책이 논개를 말하려는지 임진왜란을 설명하려는 책인지 도통 감을 잡을 수 없었다. 물론 논개가 살던 시대적 상황과 운명이 전쟁으로 인해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끝엔 죽음을 맞이하지만 그래도 논개가 임진왜란의 뒤로 밀려난 느낌이었다. 어느 정도 시대 설명은 필요하겠지만 조금 지나쳤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랑 때문에 죽음을 택한 논개이니만큼 최경회와의 사랑이 좀 더 부각되어 나타났으면 좋았을텐데 그 점이 조금 아쉬웠다.
그리고 너무 자신을 희생시키고 무조건 참기만 하는 모습이 많이 있어 씩씩하지만 억눌린 논개가 소설에 많이 나타나 있는 것 같다. 

여섯 살 때부터 혼인 직전까지 노비의 일을 하며 지냈던 논개의 생활과 전쟁 중에 고통당했던 민초들의 모습이 실감나게 나타나 있어 읽는 내내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내가 논개를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는 것에 기뻤다. 이제 ‘기생 논개’가 아닌 ‘사랑에 목숨까지 던질 수 있는 여인 논개’가 내 머릿속에 새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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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김삿갓 - 바람처럼 흐르는 구름처럼
이청 지음 / KD Books(케이디북스)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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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김삿갓이라는 인물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어느 정도일까? 뛰어난 문장가였고, 평생을 떠돌아 다녔다는 것 외에 알고 있는 것은 거의 없었다. 그렇게 낯설면서도 친숙한 그를 <소설 김삿갓>을 통해 만나게 되었다.
 
할아버지 김익숙이 홍경래 난 때 항복하고 협조했다는 이유로 역적으로 몰려 참수를 당한다. 그 후 강원도 영월에서 화전을 일구면서 글공부를 하는 김병연은 영월 관아에서 실시한 백일장에 장원으로 뽑힌다. 시제가‘정시의 충절을 현양하고 김익순의 죄를 규탄하라'는 것임을 나중에 알게 된 어머니로부터 그 김익순이 자신의 할아버지라는 것을 알게 된다. 큰 충격에 빠진 그는 견딜 수 없어 아내의 권유로 금강산을 유랑하게 된다. 그 곳에서 만난 젊은 유생 정현덕의 권유로 나중에 한양으로 가게 된다. 신분상승의 길이 원천적으로 봉쇄된 그는 한양에서 어떻게 해서든 다시 한 번 신분의 끈을 잡아보려고 하지만 마지막 기대였던 효명세자의 급서로 절망하고 만다. 그는 절망하고 다시 영월로 돌아와 아이들을 가르치며 보내지만 마음을 잡지 못한다. 그래서 다시 방랑길에 오르게 되고 죽을 때까지 떠돌아다니며 쓸쓸히 여생을 보내게 된다.
 
왜 그는 그토록 평생을 방랑자로 살아야 했을까? 백일장에서 조상을 욕보여 장원이 되어서? 아니면 과거도 볼 수 없는 자신의 처지 때문에?
김병연은 자신의 시를 가는 곳곳 마다 남기고 떠난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점점 전설처럼 김삿갓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다. 중이 되고 싶었지만 생불로 추앙받던 노스님의 잘못된 모습을 보고 마음을 접는다. 과연 그가 중이 되었어도 방랑을 멈추었을지 의문이다. 아마 목탁을 두드리며 더 열심히 돌아다니지 않았을까?
 
팍팍하고 숨 막히는 현실에 살고 있는 나는 평생을 바람처럼 흐르는 구름처럼 떠돌아다닌 김삿갓이 가끔씩 부러울 때가 있다. 하지만 더 깊이 생각해 본다면 이런 생각이 든다. 과연 김삿갓은 자유로웠을까... 몸은 자유를 위해 떠돌아다니지만 정작 영혼은 신분과 조상, 가족에게 얽매여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자신을 찾아온 아들을 두 번이나 내버려두고 홀로 떠나 죽을 때까지 가족들의 곁으로 돌아가지 않았던 것일까.. 그의 고독에 새삼 마음이 아프다. 책을 다 읽고 덮은 후에도 그가 아직도 전국을 방랑하며 시를 짓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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