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가 두려운 당신에게
민선정 지음 / 마음연결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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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등록금이 아깝지 않았다. 피곤함에 찌들어 다크서클과

뾰루지를 달고 사는 피부도 괜찮았다. 매번 끼니를 제때

챙기지 못해 쓰린 속도 괜찮았다. 매일 뛰어다니느라 어쩐지

더 굵어진 듯한 종아리도 괜찮았다. 드디어 회사가 돈벌이

수단을 넘어 자아실현의 장이 됐으니까. ----- 39페이지

하루 2시간을 자고 아침 6시 30분 기차를 타고 서울 00건설사 협의를 하고

중간에 김천역에 내려 교육청 협의를 가고.... 그리고

회사를 가서 전날 출력한 서류를 챙겨 대구시 교육청을 저녁 8시에 들어가

협의를 하고 끝난 10시 30분 다시 하루를 시작하듯 다음날 4시까지

일을 하고..... 관공서가 다수였던 그때 토할 것 같은 고통을

꾸역꾸역 누르고 일을 했던 순간이 어렴풋하게 떠오른다.



만족하면 좋았을 텐데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는 법

순위가 없는 것이 문제였다. 분명히 일 잘하는

직원이 된 것 같은데 등수를 알 길 없으니 짐작이고

착각일까 불안했다. ----- 46페이지

꼴랑 열 명도 안 되는 회사에 꾸역꾸역

혼자서 열심히 해보겠다고 혼자 야근하고

늦은 시간까지 야근하고 그것도 부족해서

주말까지 반납하고 일에 나의 모든 청춘을 .... 바쳤다.

그 결말이 .... 아직 무엇인가 모르겠다. 이사 자리까지

올라왔지만 ..... 무엇인가 허전하다. 아무것도 없는 것 같은 느낌

1년만... 더 있으면 20년이라는 시간이 되는데....

행복하지 않다는 생각이 더 드는 이유는 무엇 때문인지

고민하게 만든다.



"그 회사를 천년만년 다닐 거야?" ----- 95페이지

직장 생활을 하는 대다수의 직장인들이 듣는 얘기일 것이다.

무슨 부기 영화를 누리겠다고 회사가 평생 나를

책임져줄 것 같이 충성하는 모습.... 미쳤다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왜... 내가 좋은데...라는 바보 같은 마음을 가진다.

미쳤다. 미쳤어. ㅠㅠ



조용한 퇴사는 가능할까? ----- 126페이지

내가 원하는 .... 퇴사 방법

아무도 나의 빈자리를 느끼지 못하게

조용히 자리를 비우고 싶다.

보통.... 3년 차는 10일.... 5년 차는 15일.... 10년 차는 한 달... 정도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열나게 일을 해야 한다.

나의 19년은... 몇 개월일까...



등 떠밀린 육아휴직이 이렇게 내게 큰 변화를 가져올 줄

몰랐다. 인생의 우선순위를 바로잡아 제대로 된 삶을

살기 위해 잠깐 멈추는 여유는 꼭 필요한 여정이었다. ----- 133페이지

출산 전날까지 회사에 나가 일을 하고

병원에 입원해서 수술을 했다. 그리고

딱 6개월 만에 복귀를 했다.

결혼을 하고 출산을 한 모든 직원이

15개월을 꾹꾹 채우고 복직을 하는데

나의 차이는 없다. 돈 시급 500원.... 더 자유로운 재택근무....

나는 뭐 때문에 이 고생을 하면서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내 아들의 "엄마같이 있자."라는 말에

"엄마 회사 가야 해."라는 말을 하는가.

일은 2배는 더 많고... 전 직원들의 업무를 관리해야 하고

그러고도... 다를 게 없는 개 같은 삶...

무엇 때문에 이렇게 살고 있나.

한심하다 못해 답답하다는 말이

하루에도 수십 번씩 내 머릿속을 맴돌고 다닌다.

"#여유가 두려운 당신에게 "처럼

여유가 두려운 나에게 힘이 되는 내용이 ....

결심했어 ~~



닥쳐서 아이템이 바뀌는 사고가 한 달에 한 번 이상 터졌다.

그럴 때면 내리 나흘을 야근하고도 주말에 원고를 붙잡고

있어야 했다. 예측할 수 없는 일상은 피로도를 높였다. ----- 147페이지

일, 육아, 일, 육아, ,,,,, 토할 것 같던 순간

사고가 펑펑 터지던 그때가 생각난다.

지금도 ... ing



나를 전혀 배려하지 않는 회사를 위한 내 노력이 희망 없는

짝사랑 같았다. 시간과 열정을 모두 회사가 뺏어간다는

생각을 멈출 수 없었다. 복직한 뒤 야근에 저항하면서도

결국 굴복했던 건 일을 계속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놓아지지

않아서였다. ----- 151페이지

복직한 뒤 1년이 지나고 코로나가 터지면서

야근이 자연스럽게 재택근무처럼 되어버렸다.

퇴근을 하고 육아를 하고 육퇴가 끝나고 다시 출근 .....



이미 회사의 감언이설에 속을 대로 속아

매번 회사의 기대에 맞춰 무리했다. 무리하기

싫다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할 때는 무리해도 된다고 했으면서, 너무 늦은 회유였다.

----- 157페이지

감언이설에 .... 십팔 년을 .... 회사에 몸을 갈아 넣고

십구 년이.... 지나는 지금....



여유가 생기자 '잘해야 한다.'라는 압박, '빨리해야 한다.'

라는 강박에 빡빡하던 마음이 느슨해졌다. '잘'이라는 기준이

뛰어난 성과를 의미하지 않고 '할 수 있는 만큼'이라는

선을 갖게 됐고, '빨리'라는 속도는 최대한 대신 '버겁지 않은'

이라는 선을 갖게 됐다. ----- 167페이지

나의 속도대로 천천히 달려가고 싶다.

누구의 속도로 가 아닌 오롯이 나의 속도로

생각하고 움직이고 달려가고 일하는 순간....

회사 일을 하면서 그것은 불가능하다.

1주일 넘게 감기에 온몸이 흐물흐물해진 지금도

나의 행복을 위해 서평을 쓴다. 나의 유일한

행복마저 버리면 나에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거 하나라도 부여잡고 살고 싶다.

이렇게라도 숨통을 틔우고 싶다.



내 나이 마흔이 돼서야 운전을 시작했다. 사실 하지 않고 살 수 있다면

끝까지 하고 싶지 않았다. 여덟 살 때 횡단보도를 건너다 음주운전

트럭에 치인 기억 때문이었는데, 강렬한 빛에 부딪혀 하늘로 튕겨 올랐던

경험은 버스나 트럭이 다가오면 나를 움츠러들게 했다. ----- 184페이지

교통사고... 3번

여섯 살 달려오는 차에 정면으로 꽝

고등학교 3학년 때 버스 전복 사고

대학교 1학년 때 삼촌과 함께 엄마 집을 가던 중 사고....

그런 나 또한 .... 운전을 할 수밖에 없었다.

끝까지... 죽을 때까지 핸들은 잡고 싶지 않았지만

10년 차부터 외근 업무로 갈 수 있는 게 한계가 되어

돈을.... 벌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핸들을 잡았다.

무섭고 무섭고 ... 떨린다. 아직도 고속도로를 달리면

손바닥에 땀이.... 하지만 모두 다 하는 건데

이것도 못하면 아무것도 못할 것 같다는 생각에

..... 남편은 "즐겨"라는 말을 해준다.

처음엔 포기하라는 얘기를 했지만

지금은 즐기면서 하면 괜찮아.라고 나를 응원한다.



컴퓨터가 푸팅 되는 동안 어제 써둔 다이어리의 To Do 리스트를 확인했다.

이미 OX 표시는 되어 있었고, 나는 10점 만점을 기준으로 어제의 점수를

매겼다. 스스로 하는 채점이어도 점수는 박하기만 했다. ----- 235페이지

매일 아침 나의 일상을 보는 느낌에.... 등골이 서늘

모든 직장인이 다 똑같구나라는 생각도 든다.

늦은 시간까지 야근을 하고 2시간 넘어서 집을 가서

한참을 복통으로 잠을 못 자다가

택시를 타고 응급실을 가서 맹장수술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날이 2019년 4월 19일....

그날 나는 수술을 마치고 회사에 전화를 해서는

"나의 수첩에 적힌 업무 내용 확인해서 진행하시면 됩니다."라는

업무보고를 했던 기억이 난다. 1시간이면 깨어날 사람이

3시간이 되어서야 정신이 차려서 병원에서 깜짝 놀랐다고 하셨다는...

며칠 야근에 수면 부족을 수술을 통해.... 잠을 잘 수 있었던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

아기를 출산하던 날도..... 출산과 근종 제거 수술을 같이 하던 중...

2시간 넘게 나오지를 않아 수술방 밖에서 남편이 많이 힘들었다는

얘기를 들으면.... 나는 너스레를 치며 "아마도 숙면을 취했을 거야"라고

웃으며 넘긴다.



내가 가진 능력의 최대치를 갱신하는 삶이 성장하는

삶이라 생각했다. 누군가에게는 이런 삶이 맞겠지만

내게는 맞지 않았다. 매번 나를 열등생으로 평가했으니깐.

우등생, 열등생의 구분 없이 나를 너그럽게

바라보는 삶은 자유로웠다. ----- 240페이지

고등학교 이후로는 없을 줄 알았던

우등생, 열등생.....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 생활을 하면서... 더 극심해진 것 같아서

더 힘들다.



우사인 볼트의 성공 비결을 분석하며 그를 동경했다.

일을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고, 일로 성공하고 싶어

우사인 볼트의 속도를 바랐다. 남들 두 걸음을 한걸음에

내디디며 더 앞으로 더 빠르게 나아가고 싶었다. ----- 244페이지

빠르게 가는 게 좋은 게 아니라 행복하게 가는 게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게 .... 어쩌면

살면서 가장 중요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세계 일주가 하고 싶어 퇴사를 말했고, 좋은 엄마가 되고

싶어 퇴사를 말했다. 종일 글만 쓰고 싶어 퇴사를 말하기도

했고, 대학원에 다니다 보니 박사 공부가 하고 싶어 퇴사를

말했다. 내 하루가 모두 회사에 저당 잡혀 회사원인 나만 존재하는 것

같아 퇴사를 말한 적도 있었다. 진정한 나로 살고 싶다며.

퇴사를 입 밖으로 꺼낼 때마다 내가 했던 고민은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지?'에서 출발했다. ----- 258페이지

퇴사의 이유..... 나의 퇴사의 이유는....

"그냥 살고 싶어서 퇴사하고 싶다."

회사 안에서 담배 피우는 사장...

폐에 .... 이상이 ... 생겨서 더 이상 버티다가는 내가 죽을 것 같다.

아기를 임신하고도 담배 냄새를 피하기 위해 옥상으로

1층으로 나갔다 오고 했는데....

이제는.... 더러워서 보기도 싫다.

더 이상 ... 버틸 이유가 없다.

충분히 다른 곳으로 갈 수도 있고 휴식이 필요하면

실컷 놀아도 된다고 응원하는 남편도 있고...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은데...

회사에 내 시간이 저당 잡혀 할 수 없이

하고 싶다고 수첩에 빼곡히 적어둔 수만 가지 일들을 하고 싶다.



행복한 삶을 위해서 지열하게 달려왔지만

그것이 행복이 아니라는 것을 이책을 통해서 뻐저리게 느끼는 시간이 었다.

여유로워도 충분히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것을

치열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새삼 .... 또 다시 느끼게 된다.

https://cafe.naver.com/jhcomm/228845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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