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아홉 살이였던 2007년 서른 살이 된 자신과 마주할 용기가 없어서 과감히 뉴욕행 비행기를 탔다는 대학시절 매일 다른 옷을 입고 강의를 들어 허영심을 넘어 '하영심'이란 별명까지 얻었다는 저자의 용기가 마냥 부럽다.
이 책의 평가를 높게 준 이유는 같은 여자로서 해보지 못한 스물아홉살의 당당함과 제대로 된 쇼핑을 해보고 싶은 솔직한 마음을 대변하고 있고 한번쯤 가보고 싶어하는 동경의 뉴욕에서 스스로 독립을 하고 서른을 겁없이 맞이해서 완전 '대리만족'을 충분히 채워주었기 때문이다.
잠시 나 자신의 스물아홉 시절로 되돌아가서 생각해 보니 둘째 아이를 출산한 해였다. 산후 조리를 하면서 우울증도 겪고 가벼워지지 않는 몸무게와 컨디션, 남편과의 주말 부부 생활로 많이 지쳐있다 맞이한 서른이란 느낌이였다. 정말이지 어릴 적에 스물여덟,스물아홉 살이 되면 늙어서 죽는건줄 알았기에 서른은 그야말로 아가씨가 아닌 두 아이의 완전 아줌마의 대열에 들어서는구나 하는 자포자기성으로 맞은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다.
앞으로는 자신이 가장 잘하는 일이 직업이 된다는 말에 또 다시 공감을 하는 책인 것 같다. 오하영 저자는 자신이 너무나 패션, 쇼핑, 여행에 관심이 많기에 이토록 뉴욕이란 곳을 철저하게 상세하게 쇼핑하고 누려야 할 볼거리, 먹거리, 쇼핑, 여행코스에 대해 제대로 알려주고 있다. 해외 여행을 하고 싶은 마음은 모두 평생의 꿈처럼 갖고 있겠지만 언어가 안되고 지도를 볼줄도 모르고 경비도 없어서 또 무엇보다 자신이 지켜야 할 가족과 책임감 때문에 과감히 실천에 옮기지 못하는 용기 덕분에 마냥 부러워하며 살고 있다.언젠가는 꼭 가보리라는 굳은 다짐만은 수없이 되새기면서 비싼 주차료 때문에 대부분 큰 가방을 메고 아주 편한 신발을 신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뉴요커의 생활 속으로 낱낱이 빠져 든 시간이였다. 뉴욕에서 빼놓지 않고 꼭 들러야 할 갤러리와 공연장 소개가 가장 인상적이였고 고급 레스토랑에서는 코트를 맡기고 찾을 때 3~4달러의 팁을 줘야 하는 에티켓도 빠뜨리지 않고 알려준다. 인종 전시장이라 하는 뉴욕은 정말 다양한 인종만큼 그 문화의 다양성이 잘 녹아 있는 곳이기에 정말 자신만의 스타일을 창조해 낼 수 있는 곳인 것 같다. 하지만 두 아이의 엄마로 살아온 요즘은 값싸고 유행 안타는 옷만을 고집하고 있는 자신을 보면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다시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유행을 따른다기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옷과 머리모양, 구두, 가방, 소품등을 자신을 표현할 수 있도록 좀 더 자신을 살펴보고 사랑해야함을 느낀다. 솔직히 여지껏 명품 하나 없고 '서블렛'이 뭔지도 몰랐기에 훗날 뉴욕으로 공연과 미술 감상, 쇼핑을 할 계획이라면 이 한 권을 제대로 읽고 챙겨간다면 제대로 돈을 쓰고 뿌듯한 마음으로 돌아올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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