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두 번째 이름, 두부 - 유기견 출신 두부의 견생역전 에세이
곽재은 지음 / 시드앤피드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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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읽기 시작한 후로 멈출 수가 없었다. 책을 읽다보면 한 번 읽기 시작한 후로 논스톱으로 끝까지 읽어내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 이 책이 그랬다. 책이 작고 한 페이지에 글자수가 많지 않은 편이며, 두부의 시점과 두부 엄마의 시점에서 일기처럼 서술하는 방식이라 가독성이 좋은 것이 무엇보다 큰 이유였다. 그렇지만 사실 더 큰 이유는 너무나 공감이 가는 이야기들이라는거다. 왜냐하면 지난 8월부터 나 역시 반려견을 키우게 된 '반려견 엄마'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으레 '개 키우는 건 애 하나 더 키우는 거랑 똑같다'고 말하는 것처럼 막상 강아지를 키워보니 정말 그랬다. 2개월 된 아기라 사료도 불려서 먹여야 했고, 아직 배변훈련이 제대로 되지 않아 이곳저곳에 배변의 흔적들을 남겨두면 혹여나 강아지가 입을 대기 전에 치워야 했으며(실제로 자신의 응아를 먹는 강아지를 보며 몇 번 기함을 했다), 매주 예방접종을 맞으러 병원도 다녀오는 등 지난 여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나는 반려견 엄마로서 바쁘게 생활을 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의 에피소드 하나하나를 보며 같이 울고, 웃으며 한 권을 논스톱으로 읽게 된 것 같다.



       이 책의 저자인 곽재은 씨는 미국 유학을 하던 시절인 2010년에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한 쪽 눈이 없는 강아지를 만나 복잡한 절차 끝에 '두부'라는 애칭의 강아지로 입양을 하게 된다. 오직 반려견에게 좋은 음식을 먹이겠다는 일념으로 수제간식을 만들던 중, 본인이 전공한 신문방송학과는 무관한 반려동물 수제간식 회사를 차리게 된다. 간식 2개를 구매하면 유기동물 보호소에 1개의 간식이 기부되는 'Buy 2 Give 1'이라는 캠페인을 벌이는 착한 회사 '바잇미' 그 회사의 대표가 된 것이다. 나이도 나보다 한참 어린데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며 존경심이 생겨났다. 무엇보다 유기견을 데려와서 키운다는 생각을 했다는 데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요즘 방송에서도 종종 유기견을 키우는 연예인 이야기가 나온다.  '나 혼자 산다'의 성훈, '똥강아지들'의 양동근씨가 그런 경우이다. 특히 성훈 씨는 그 날 안락사 당하기로 되어 있던 강아지를 입양하여 귀한 생명을 살린 경우이기에 더 감동이기도 했다. 이처럼 요즘 점점 유기견에 대해 사람들이 조금씩 관심을 보이는데, 저자는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에 유기견을 입양했으니 그녀가 반려동물을 향한 사랑이 얼마나 크고 시대를 앞서 가는지 쉽게 짐작이 가며 그녀의 사랑과 용기에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책의 중간중간에는 반려견을 키울 때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팁들을 짬짬이 소개하고 있어 아주 요긴하다.

              - 산책을 꼭 해야 하는 이유

              - 좋은 사료 고르는 법

              - 강아지를 사로잡는 마성의 간식 만들기

              - 미리미리 관절 관리법

              - 미리미리 치아 관리법

              - 유기견을 처음 데려왔을 때

        나처럼 반려견 초보맘들에겐 좋은 정보들이라 반가웠다. 강아지를 난생 처음 키워보는 거라 궁금한 것도 많고, 공부할 것도 많았는데 이 팁들이 아주 유용했다. (실제로 우리 강아지 사료를 구매하는 데 유용한 정보를 얻기도 했다.)



        책을 읽는 내내 재미있게 웃으며 책장을 넘기고 있었는데, 두부가 아프게 되는 장면부터는 나도 모르게 책장 넘기는 속도가 느려졌다.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아내느라 좀처럼 읽기가 힘들었다. 아무래도 우리집에도 강아지가 있어서 더욱 감정이입이 되었나보다. 그렇게 눈물 범벅으로 읽던 중 마지막 페이지에서는 정말 펑펑 울었다.

         엄마에게 잊지 못할, 정말 행복했던 10년을 선물해줘서 고마워. 지내는 동안 고생 많았어. 정말 사랑했고, 앞으로도 엄마가 죽을 때까지 두부를 잊지 않고 사랑할게.


        이제 진짜 잘 가. 내 하나뿐인 완벽했던 강아지.


                      - 본문 242쪽 인용 -

       


        사람들은 외면하는 한 쪽 눈이 없는 강아지를 미국땅에서 한국까지 데려와서 지극정성으로 길러내며 자신의 강아지를 비롯해서 많은 반려견들을 위해 수제간식 회사까지 차린 저자의 행보를 보니 이 사람이야말로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구나 싶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책 뒷표지를 보니 이런 문구가 씌어 있다. '이 책의 인세 전액은 유기동물을 위해 쓰입니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었다. 반려견을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부터 시작해서 유기견에 대한 생각까지 바뀌게 되었다.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점점 개량되어 태어나는 반려동물들, 주인밖에 모르는 반려동물을 키우다 그냥 버리기도 하는 사람들.......  이 책을 많은 사람들이 읽고 나처럼 유기견에 관해 생각이 많이 바뀌어져서 반려견이나 반려묘들의 입양문화 또한 바뀌어지길 소망한다. 그래서 무지개 다리를 건넌 두부가 그곳에서 활짝 웃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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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화 신고 지구 한 바퀴
박성하 지음 / 바른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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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는 돌아가시고 안계신 나의 친정 아버지는 직업군인이셨다. 그래서 나의 유년 시절은 군부대, 군인 아저씨들, px, 짚차 등 내 또래의 친구들은 쉽게 경험하기 어려울 법한 에피소드들이 많다. 그 중 가장 기분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는 것은 아버지가 px에서 사오신 건빵(별사탕이랑 미숫가루도 들어있었다)을 엄마가 기름 두른 팬에 살짝 볶아 설탕을 뿌려주시던 거다. 그걸 들고 동네에 나가면 그야말로 인기폭발이었다. 요즘이야 흔하디 흔하고 널린 게 건빵이지만 1980년대 초반에는 건빵은 그래도 나름 귀한 간식이었다. 이렇듯 유년시절을 아버지 덕에 군부대 근처에서 보냈던 터라 나는 웬지 모르게 군인에 관련된 이야기들이라면 친근하게 느껴진다. 이젠 아버지가 돌아가셔서인지 그 시절의 기억들이 아버지와의 추억으로 남아 나도 모르게 군인 관련 이야기를 듣거나 보게 되면 내 마음이 무장해제가 되곤 한다.

        이 책 역시 그러했다. 10년 넘게 군 생활을 하고 있는 현역 군인이 쓴 책이라는 책소개글에 일단 관심이 갔는데, 저자가 세계 여러 곳을 다니며 훈련받고 경험한 내용을 여행의 감성과 함께 쓴 책이라 더 마음이 갔다.



     

       기본적으로 이 책은 내가 군 생활을 하며 해외에서 겪은 일들을 바탕으로 적은 에세이다. 그래서 70%의 사실과 20%의 왜곡된 기억과 10%의 허세가 섞여 있다. 또한, 군사 보안 문제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어 여러 숫자나 지명, 사람의 이름 등은 일부 모호하거나 부정확하게 기술하였다.

                       - 머리말 인용 -

      '20%의 왜곡된 기억과 10%의 허세'라는 저자의 표현이 소탈하고 재미있다. 우리의 기억은 때로는 왜곡되기도 한다. 특히 내 자신조차 내가 자랑스러웠던 순간의 기억들은 더 부풀려지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남자들의 경우는 군 생활이요, 여자들의 경우는 출산 에피소드이다. 그래서 남자들은 모이면 얘기하는 게 '군대, 축구, 군대에서 축구한 일'이라고 우스갯소리로 얘기하고, 아줌마들은 누가 먼저 출산 경험을 시작했다하면 나도 질 수 없다는 듯 너도 나도 '죽을만큼 힘들었던 그 날(?)의 무용담'을 늘어놓기 바쁘다. (나 역시 그러하고 말이다.) 저자는 여기에 10%의 허세도 덧붙였다고 하는데, 책을 읽어보니 충분히 허세를 부려도 되겠다 싶다. 네팔의 고산지대를 비롯해서 콜롬비아, 사하라 사막 등 일상생활도 버거운 오지에서 강도 높은 교육 및 훈련을 받았으니 그 정도 허세는 부려도 된다고 허하고 싶다. 대한민국 군인으로서의 자존심을 지켰을 뿐 아니라 위상 또한 당당히 높였으니 말이다.



        교육받느라 바쁘고 힘들었을텐데 저자는 짬짬이 사진도 멋지게 잘 찍어서 남겨두었고, 시간도 한참이나 지난 지금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잘 기록해둔 걸 보면 저자는 평소에도 일기나 메모 등 개인기록을 꼼꼼히 하는 듯 싶다. 군인이시던 친정 아버지를 옆에서 봐온 경험을 봐서라도 군인, 특히 직업군인들은 자기관리에 아주 철저함을 나는 익히 잘 알고 있지만 저자 역시 그러한 듯 싶다. 다양한 나라에서 교육받고 훈련 받은 경험들을 아주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의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이라 여행자의 시각으로 예리하게 바라보고 있음이 책의 군데군데에서 느껴지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이 책은 '훈련경험기 + 기행문'의 냄새가 다분한 책이다.

        특히 결혼 후 새신부와 함께 떠난 콜롬비아에서의 2년간 이야기들에는 훈련내용도 있지만 아내와 함께 신혼의 달콤한 시기의 추억들이 글과 사진으로 담겨 있어서 같은 여자로서 아내분이 살짝 부럽기도(?) 했다. 타국에서 보내는 신혼이라........  모든 여자들의 로망이지 않을까 싶다. 시댁 눈치 없이 둘이서만 보낼 수 있는 신혼이라니 그야말로 부럽고 또 부러울 뿐이다.



       책을 다 읽고 나니 군인이 쓴 이야기라 다소 딱딱하고 재미없을거라 생각했던 나의 성급함이 부끄러웠다. 여자로서 경험하기 힘든 일들이라 더욱 흥미있게 읽었고, 무엇보다 군인 이야기만 있는 게 아니고 여행의 묘미 또한 적절하게 버무려졌기에 더욱 감칠 맛 나는 책이었던 것 같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나는 저자의 아내분이 부러울 뿐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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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다움 - 의미 있고, 행복한 나다운 삶
진현진 지음 / 바른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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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을 펼치기 전에 항상 꼼꼼히 챙겨보는 두 코너가 있다. 바로 책표지 넘기자마자 접혀있는 앞쪽 '책날개'부분과 그 다음에 나오는 '프롤로그'이다. 물론 책표지부터 순차적으로 읽다보면 당연히 표지 다음에 있는 부분들이라 자연스레 읽게 되는 코너이긴 하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그냥 있으니까 읽는 게 아니라 저자가 어떤 분인지, 어떤 취지로 이 책을 쓰게 되었는지 등등에 좀 더 알고 싶은 마음에 저자소개가 있는 책날개 부분과, 저자가 공들여 썼을 프롤로그는 한 자, 한 자 꼭꼭 씹어먹듯 야무지게 보는 습관이 생겼다. 

       이 책 역시 책날개부터 살펴보는데 살짝 반가웠다. 저자가 나와 나이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 것이다. 같은 시대에 학창시절을 보냈겠다는 생각에 반가움도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부러움과 힘빠짐이 생겨났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나와 비슷한 또래의 저자는 이런 책도 펴냈다는 사실에 부러움과 존경심마저 들다가 '나는 40대가 되도록 여태 뭘 했을까?'라는 현실감에 살짝 힘이 빠져버린 것이다. 그런 마음으로 프롤로그를 읽는데 이런 내 마음을 마치 들여다보기라도 한 듯, 저자는 '이 책이 도움 되실 분들'이라는 소제목으로 프롤로그를 마무리하고 있었다.

         이 책은 Reason 나다움', 'Understanding 나다움', 'Finding 나다움', 'Making 나다움', 'Managing 나다움'으로 구성되어 자신만의 의미 있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삶의 계획서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도록 하였다. 따라서 아래와 같은 생각과 고민을 하고 계시는 분들이 있다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자기 주도의 삶을 살고 싶으신 분'

      '꿈이 뭔지 모르시는 분'

      '가치 있는 삶을 살고 싶으신 분'

      ' 또 다른 시작을 하고 싶으신 분'

        

         마지막으로 많은 분들이 이 책을 떠나서 '나다움'을 찾고, 만들고, 실현해 가면서 "한 번뿐인 이 세상 멋지고, 행복하게 사셨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본다.

                   - 프롤로그 인용 -

      



        이 책은 프롤로그에 소개된 대로, '나다움'에 관해  Reason, Understanding, Finding, Making, Managing으로 총 네 가지 챕터로 나뉘어져있다. 친절하게도 각 챕터가 끝날 때마다 '저자의 친절한 Summary' 코너에서는 각각의 챕터 내용들을 잘 요약정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본문 내용들을 읽다보니 마치 모범생 친구가 정성껏 필기한 노트를 빌려보는 느낌이었다. 각 페이지마다 저자는 강조하고 싶은 부분을 굵은 글씨로 나타내고 있으며 거기에 하나 더 밑줄 기능까지 추가하여 쉽게 눈에 띄도록 표시한 세심함이 돋보였기 때문이다. 늘 책을 읽으면서 와닿는 부분이나 기억하고 싶은 부분에 내가 형광펜으로 칠하고, 색연필로 밑줄을 긋곤 했는데 미리 그 작업을 해 둔 덕분에 책을 읽는 내내 더 쉽게 눈에 들어오고 읽으면서 바로바로 머릿속에 정리가 되어서 편했다. (저자의 세심한 배려에 박수를 보낸다~!)



       네 가지 주제 중 나는 아무래도 실전편인 Managing 파트에 많이 끌렸다.

         - '나다움'에 대한 절박함과 재빠른 행동으로 자신이 꿈꾸는 의미있고, 행복한 삶의 길을 걸어가라.

         - '나는 할 수 있다';라는 믿음으로 철저하게 자신을 믿어라.     '

         - 새로운 행동을 몸에 체화시키기 위한 최소시간인 '67일'만 계획한 삶을 살아보라.

         - 스트레스 관리를 잘 해라. (웃는 게 최고!)

         - 오늘 걸어온 나다움을 기록하고 반성하라.

         - '수적석천(물방울이 결국 바위를 뚫는다)'를 기억하라.

      사실 익히 들어서 잘 알고 있는 내용들이긴 하나 또다시 나를 다잡아볼 수 있는 내용들이라 당장 포스트잇에 옮겨적어 냉장고 옆에 붙여두었다. 부엌일을 하다가도 수시로 들여다보고 나태해지는 나를 다잡아볼까 싶어서이다.



       책을 읽기 전, 저자가 부럽고, 내가 참 모자라 보였는데 저자는 그런 나에게 에필로그에서 힘이 나는 한 마디를 해주었다.

        '나다움'은 특별하다. '남들처럼'이 아니라 '자신답게' 사는 삶이며, 이 삶은 자신이 간절히 희망하고, 꿈꿔왔던 삶이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자신이 간절히 희망하고, 꿈꿔왔던 삶을 실현해 가면서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기여하는 삶이기 때문에, 그 어떤 삶보다 특별한 것이다.

                 - 에필로그 인용 -

       그렇다. '남들처럼' 사려고 아둥바둥 따라하는 게 아니라, '나답게' 사는 나만의 삶을 만들어가는 게 무엇보다 가치있고 의미있는 것임을 저자는 한 번 더 강조하고 있었다.

        그동안 가족들에게, 직장 식구들에게 밀려 정작 내 자신을 돌아볼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 기회에 나에 대해 좀 더 집중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저자가 알려 준 '나다움' 실전편 생활수칙을 꼭꼭 기억하며 '나답게' 하루하루를 만들어가야겠다. 그러다보면 내가 늘 꿈꾸던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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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의 개좋음
서민 지음 / 골든타임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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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8월의 어느날, 4식구가 살던 우리집에 새로운 식구가 오게 되었다. TV에서나 밖에서 수많은 반려견, 반려묘들을 보며 '다른 세상 사람들이 키우는 생명들'이라고 정의내리곤 했는데, 어쩌다보니 내가 반려견의 주인이 된 것이다.

      어릴 때부터 유난히도 동물들을 좋아한 두 딸아이 덕분에 가슴 아프지만 우리 집을 거쳐 죽어나간(?) 생명체들이 참 많다. 그 때마다 경비 아저씨 몰래 아파트 화단에 암매장(?)을 하느라 얼마나 눈치를 봤던지.......  병아리로부터 시작해서 햄스터, 장수풍뎅이, 금붕어, 올챙이, 개구리, 고슴도치, 심지어 항아리에 수많은 지렁이들도 키웠던 적이 있을 정도니 우리집은 늘 동물의 세계였다. 사실 그렇게 많은 동물들을 키운 이유는 아이들의 최종 로망이었던 '강아지'를 키우지 않기 위한 나만의 방어책이기도 했다. '손 많이 가는 강아지 대신 키우기 쉬운 작은 동물들'인 셈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 유기견에 눈을 뜬 둘째 아이가 한 달 내내 컴퓨터 앞에 앉아서 유기견에 관해 조사하고 입양까지 심각하게 고민을 하며 몇날 며칠을 울며 애원하는 바람에 이런 저런 우여곡절 끝에 유기견이 아닌 2개월 된 토이푸들 강아지를 입양하게 되었다. 개를 무서워하던 나였던지라 강아지를 만지는 것조차 참 많이 무서웠는데, 1주일만에 나는 강아지에게 푹 빠져버렸다. 어디를 가도 이젠 강아지들만 보이고, TV를 보아도, 마트를 가도 오직 강아지 관련 물품들밖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나는 강아지 홀릭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러던 찰나, '대한민국 1% 개빠'라고 자부하시는 서민 교수님의 책 '서민의 개좋음'을 만나게 된 것이다. 나는 쬐그만 토이푸들 강아지 한 마리로도 헉헉 거리고 있는데, 이 분은 세상에 개 여섯 마리를 키운다고 하시니 읽기도 전에 저자의 내공이 느껴졌다. 무림의 고수같은 흔들림 없는 내공이 말이다.



     "내가 미쳤지."

      서민 교수님의 아내는 가끔 이런 소리를 한다고 한다. 이제 강아지를 키운지 두 달 남짓 되는 강아지 초보 엄마인 나이지만, "내가 미쳤지."라는 그 말 한 마디에 어떤 마음이 담겼는지, 어떤 말을 하고 싶은 건지 충분히 알 것 같다.  워킹맘 생활을 하다보니 살림도 겨우겨우 힘겹게 해내고 있는데 여기에 강아지까지 키우다보니 어떨 땐 나역시 마음 속으로 "내가 미쳤지."라는 말이 불쑥불쑥 올라온다. 한 마리를 키워도 이런데 여섯 마리를 키우니 얼마나 많은 에너지와 생활비와 시간이 필요할지 안봐도 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개에 대해 더 욕심이 생기는 듯한 뉘앙스의 글들을 보며 그 마음에 또한 공감이 갔다. 마치 아이를 한 명 낳고 나서 둘째를 낳을까 말까 고민고민하다 둘째를 낳았더니 별 고민 없이 셋째 까지 욕심을 내려는 다둥이 맘의 심정과 같다고나 할까? 아침마다 우리 강아지(이름은 '보리')를 혼자 놔두고 출근하려고 하면 애처로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 낑낑거리는데 참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럴 때면 나도 서민 교수님 부부처럼 '한 마리 더 키워서 둘이 놀면 덜 외롭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잠시 빠지곤 한다. 그러다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곤 하는데, 오직 '강아지의, 강아지에 의한, 강아지를 위한'그런 마음 끝에 현재 여섯 마리의 예쁜 페키니즈를 키우는 저자의 생활모습들을 보며 이제 반려견 초보자로서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자는 '반려견을 키울거면 제대로 키우고, 그렇지 않을거면 아예 키울 생각을 하지말라!'고 힘주어 강조하고 있다.

     <서민의 개좋음>은 제목과 달리 개를 키우려면 얼마나 많은 노력과 돈이 필요한지 아느냐, 충동적으로 키우지 말고 제발 한 번 생각해보시라는 게 핵심 메시지다. 물론 이건 새로운 얘기는 아니며, 개빠들이라면 늘 하는 말이긴 하다.   

                         

                                         (중간생략)


     이 책은 개를 아직 입양하지 않은 분에겐 샌중하라고 얘기하고, 입양해서 키우는 분에게는 최선을 다해 개를 돌보라고 채찍질하며, 개를 미워하는 분에게는 그렇게 살지 말라는 삶의 교훈을 준다. 뜻있는 분들의 일독을 권한다.

               - 프롤로그 인용 -




        그리고 읽는 중간 중간,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만이 알 수 있는 내용들에서는 격하게 공감이 되어 든든한 동지를 만난 기분이 들기도 했다.

        평소 우리는 세상의 여러 가지에 관심을 둔다. TV, 스마트폰, 인터넷 등등. 하지만 개의 관심은 오직 하나, 자기를 돌봐주는 주인이다. 마루에 개 여섯 마리가 있을 때, 개들은 늘 아내나 내 쪽을 향해 있다. 둘 중 하나가 움직이면 개들의 시선은 그쪽으로 따라간다. 오직 주인밖에 모르는 바보, 그게 바로 개다. 그 시선이 부담스러울 순 있어도, 이왕 기르기로 했다면 개들로 하여금 눈물 흘리게 하진 말아야지 않겠는가?

                    - 본문 85쪽 인용 -

        정말 그렇다. 우리집 강아지 보리도 우리 가족들이 오갈 때마다 동선을 따라 간절함이 담긴 그 눈빛이 늘 뒤따라다닌다. 아직 아기라 자기만의 공간을 정해두고 울타리를 쳐놓았는데, 그 안에서 울타리 밖의 가족들을 바라보는 촉촉한 눈빛을 볼 때마다 웬지 가슴이 찡해진다. 심지어 울타리를 앞발로 짚고 서서 가족들이 그 앞을 지나갈 때마다 폴짝폴짝 뛰고 있는 모습을 보면 안아주지 않을 수가 없을 정도이다. 어디 이뿐이랴? 퇴근하고 현관문을 들고 들어오면 아이들이랑 거실에서 같이 놀다가도 현관쪽으로 어느샌가 바람같이 달려와서 내 주위를 뱅글뱅글 돌며 좋아서 난리다. 정말 빛의 속도만큼 빨리 내 주위를 뛰어다니며 반겨주는 모습을 보면 하루의 피로가 다 녹아내릴 정도이다. 이렇게 나를 위해 사랑을 그리고 충성을 다해주는 강아지인데 저자의 말대로 내가 이 강아지로 하여금 눈물 흘리게 해서는 안되지 않겠는가? 저자는 책의 곳곳에서 강조하고 또 강조하고 있다. 나역시 공감하는 바이고 말이다.



          개를 키우는 마인드에 관한 이야기 외에도 반려견을 키움에 있어서 실질적인 정보들도 많이 소개되어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었다. 사료, 배변패드, 간식, 장난감, 개집, 계단, 미용비 등 마치 반려견 동호회에서 경험 많은 선배가 조곤조곤 알짜배기 정보들을 들려주듯 깨알정보들을 소개하고 있어서 나같은 반려견 초보맘에게는 요긴할 듯 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제일 와닿았던 내용이 하나 있었다. 바로 저자의 나이 몇 살까지 개 입양이 가능할까에 관해 고민하는 부분이었다.

           "우리가 살 수 있는 나이에서 개 수명을 뺀 나이 이후로는 새로운 개를 입양해서는 안 된다."

          평균 수명을 75세로 잡고, 내가 운 좋게 그때까지 살 수 있다면, 새로운 개 입양이 불가능해지는 나이는 55세다. 우리 집 막내 은곰이 이제 막 돌을 지났다는 것을 감안하면 우리에게 새로운 개는 이제 없을지도 모르겠다. 지금 개들이 마지막 개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자. 그리고 되도록 몸조심하자. 우리 개들이 "아빠는 어디 갔을까?"를 궁금해하지 않도록 말이다.

              - 본문 127쪽 인용 -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부분이라 신선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부분이었다. 저자 덕분에 강아지의 건강, 우리 가족의 건강 등에 관해 생각을 해보는 의미있는 시간을 가지게 된 셈이다. 많은 생각 끝에 한 가지 결심을 하며 책을 덮었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건강한 엄마, 아빠가 필요하지만 이젠 우리 강아지 보리에게도 건강한 엄마, 아빠가 필요하니 앞으로 더욱 더 건강관리도 잘해야겠다는 각오와 함께 안하던 운동도 하고 잘 챙겨먹지 않던 건강식품도 요즘은 먹고 있다. 아이들도 어느 정도 다 커서 무료한 40대를 보내려나 했는데, 우리 강아지 덕분에 다시 젊어지는 기분이다. 정말 '개좋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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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버 보이 - 당신의 혀를 매혹시키는 바람난 맛[風味]에 관하여
장준우 지음 / 어바웃어북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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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읽는 내내 '저자의 능력은 과연 어디까지일까'에 의구심이 들었다. 그도 그럴것이 글이면 글, 사진이면 사진, 음식 정보면 정보 어느 것 하나 빠지는 것 없이 너무 완벽하다. 신은 공평하다고 했는데, 이 저자는 신의 총애를 받았나 보다. 못하는 게 없다. 전직 신문기자답게 문장이 매끄러워서 책을 읽는 내내 전혀 걸리적거리는 게 없었고, 신문방송학을 전공해서인지 사진 또한 거의 전문가 수준으로 찍었으며 무엇보다 음식에 관한 책답게 다양한 주제에 걸맞는 다채로운 식자재와 음식의 특징, 음식에 얽힌 문화 및 역사에 관해서도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신문기자로 일하던 중 뜻밖에 음식과 요리에 꽂히게(?) 되어 급히 노선변경(?)을 한다. 이탈리아 요리학교에서 요리를 배운 후 이제는 온 세계를 다니며 글을 쓰며 요리를 한다고 한다. 대단한 열정이다. 신문기자가 되기도 참 힘든데 이탈리아 요리를 하며 전세계를 오가면서 책도 펴내는 저자의 행보를 보니 그저 감탄만 나올 뿐이다. 그리고 참 많이 부러웠다. 자기가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에 심도 있게 고민하고 그 결과 이렇게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그의 용기가 부럽고 부럽고 또 부러웠다. 


     이 책은 크게 네 개의 큰 주제 아래 각각의 식재료 및 음식에 관해 소개를 하고 있다.그런데 역시 전직 신문기자답게 제목도 맛깔스럽게 붙였다. 지방에 얽힌 오해를 언급하며 붙인 제목이 '님아, 그 지방을 떼지 마오'였다. 책의 제일 첫번 째 내용인데 제목을 보자마자 피식 웃음이 나왔다. 한 때 극장가를 떠들썩하게 했던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라는 영화제목을 패러디한 저자의 디테일함에 책에 급 친근함마저 느껴진다.


    '숨을 죽여 숨을 살리다'라는 제목을 보고는 과연 어떤 내용일까 궁금해하며 읽어나갔는데 전혀 상상 외의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었다.

      셰프들이 주방에서 숨을 죽여야 할 때가 있다면 바로 샐러드의 숨을 살려야 하는 순간이다. 비록 땅 위가 아닌 접시 위의 식물이지만 셰프들의 섬세한 손길로 샐러드는 생생하게 살아난다. 계절의 풍미를 만끽할 수 있는 순간이다.

            - 본문 65쪽 인용 -

    

  '진열대가 없는 정육점' 이라는 제목을 보고는 일부러 책읽기를 잠시 멈추고는 혼자서 유추를 해보았다. '왜 정육점에 진열대가 없을까?', '일본사람들은 고기를 진열하는 것을 혐오하는 걸까?', '동물들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고깃덩어리들을 전시하지 않는걸까?' 등등의 생각을 하며 다시 읽어나갔는데 정답은 그게 아니었다.

       소비자들은 정육점에 들어오면 자연스럽게 진열대에 시선이 빼앗기기 마련이다. 진열대란 판매자의 의도를 담고 있는 공간이다. 재고 상황에 맞춰 소비자에게 특정 고기를 권유하거나 잘 팔리지 않는 고기에 '파격 세일'등의 문구를 써 붙여 놓고 구매를 유도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는 원래 목표와는 다른 고기를 사거나 더 많은 고기를 구매하는 경우가 생긴다.

       가토(정육점 2대 사장 이름)는 이러한 기존의 진열대식 판매가 소비자 중심이 아닌 판매자 위주의 관행이라 봤다. 그는 소비자의 취향과 형편에 따라 맞춤 서비스를 할 수 있는 공간, 즉 소비자와 판매자 사이에 대화의 장을 마련하려는 의도로 진열장을 과감히 없앤 것이다.

                  - 본문 89~90쪽 인용 -

     정육업자와 고객이 서로 반갑게 인사를 한 후, 고객은 정육업자에게 언제 어떤 요리를 할 것인지 자문을 구하고, 정육업자는 그에 따른 맞춤형 고기를 추천하며 조리법에 관해 조언도 해주는 동안 오고가는 대화의 모습을 상상해보니 사실 일본답지 않다고 여겨졌다. 그렇지만 뭔가 이 집만의 특별함이 느껴져서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우리나라와 일본과의 관계가 좋아져서 다시 일본여행을 하게 되는 날이 온다면) 가토가 운영하는 이 정육점에 꼭 한 번 가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 정도로 저자는 본인의 경험을 토대로 글의 진정성을 살리며 독자들에게 현장감 있게 다가가고 있다. 그게 바로 저자의 매력이다


         책을 다 읽고 나니 마치 내가 온 세계를 다니며 다양한 식재료를 만져보고 맛보고 온 기분이다. 어디서도 들을 수 없는 이런 고급진(?) 정보를 소파에 편히 기대어 재미있게 읽도록 책을 펴내 준 저자에게 무한 감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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