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사람이다 - 그 집이 품고 있는 소박하고 아담한 삶
한윤정 지음, 박기호 사진 / 인물과사상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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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때 유행어 중에 영화 속 대사였던 "라면 먹고 갈래요?"라는 말이 있었다. 영화속에서 이제 막 애정이 싹튼 두 연인이 헤어지면서 아쉬운 마음에 여주인공이 남주인공에게 건넨 대사였다. 사전적인 의미만 따져본다면 말그대로 '우리 배고프니 라면 같이 먹자'라는 말이지만, 그 말에 담긴 심오한 의미는 이제 막 사랑이 싹튼 두 연인이 사랑하는 사람과 자기집에서 같은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말이었으리라. 비단 사랑하는 사이가 아닌 친구사이에서도 이런 일들은 있었다. 어린 시절 친한 친구가 생기면 꼭 하는 말 중에 "우리집에 갈래?"라는 말이 있었다. 이 말 한 마디로 친구집에 초대를 받아가면 그 날부터 그 친구와 더 친해진 것 같고, 마치 둘만의 비밀이 생긴 것 같아 마냥 뿌듯하고 행복해하던 추억들이 누군가에게나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그야말로 '집'이라는 공간은 살고 있는 사람의 삶 자체인 것이다. 그래서 그 사람의 집에 가본다는 것은, 그 사람의 삶속으로 들어가볼 수 있는 일종의 프리패스를 얻는 셈인 것이다. 

   책제목인 '집이 사람이다'와 함께 책표지에 명시되어 있는 '그 집이 품고 있는 소박하고 아담한 삶'이라는 부제에서도 이미 알 수 있듯이 이 책 역시 '집=삶'. '집=사람'이라는 공식을 증명해보이는 다양한 집들을 네 가지의 테마로 분류하여 소개하고 있다.

         - 제 1장.  소박한 집

         - 제 2장.  시간이 쌓인 집

         - 제 3장.  예술이 태어나는 집

         - 제 4장.  공동체를 향해 열린 집 

    그 중 제 1장에 소개되어 있는 건축가 김재관의 '살구나무집'이 참 인상적이었다. 만약 이 책에 나오는 집들 중 하나 골라보라고 한다면 이 집을 선택할만큼 평소 내가 꿈꿈던 집의 모습이었다. 이 집의 대부분은 소나무 목재로 사용하여 만들어진 목재가옥이라는 점이 맘에 들었고, 무엇보다 집안 내부에 물건이 거의 없다는 점에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었다. 친환경적인 나무로 만들어진 집에 여백이 가득한 아늑한 집안 분위기에 걸맞게 마당에는 살구나무 한 그루가 오롯이 서있는 시골집같은 그의 집은 이리봐도 저리봐도 매력적이었다. 그야말로 '소박한 집'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집을 고르라고 한다면 독문학자 전영애의 '책의 집'인 '여백서원'을 꼽고 싶다. 자신의 부모님의 책들부터 비롯해서 독일 유학시절 가르침을 받은 스승의 책들, 자신이 쓰고 번역한 책, 그의 제자들이 만든 책, 여백서원을 다녀간 사람들의 책등 다양한 책들이 쉬고 있는 '여백서원'은 정말 꼭 한 번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전영애 교수는 여백서원의 존재 이유로 좋은 책의 보관과 함께 좋은 사람들의 보존을 든다. 제자들, 책과 문학을 사랑하는 시민들, 한국에 대해 알고 싶은 외국인들 누구에게나 여백서원은 열려 있다. 그들이 험난한 세상에서 마모되지 않고 양심을 지키며 정직하게 살아가기를 바란다. 여백서원에서 삶의 여백을 찾도록 해주고 싶다.

         - 본문 290쪽 인용 -

    삶의 여백을 찾도록 해주고 싶다는집주인의 마음 씀씀이에 가슴 한켠이 따뜻해져 온다.

 

 

         책을 읽고나니 우리집의 여기저기를 둘러보게 되었다. 우리집은 과연 어떤 집인지 곰곰히 생각도 해보았다. 그러고 나니 여기 저기 어수선한 곳들, 정리되지 않은 곳들이 또 눈에 들어온다. 내가 꿈꾸는 집의 이상향은 소박한 집인데 우리집은 아무래도 소박함과는 거리가 있어보인다. 책을 읽는 내내 집이 곧 사람이라는 명제에 길들여져왔는데 막상 내 집을 보니 '내가 이렇게 어수선한 사람이야?'라는 반성도 들며 여기저기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온 가족의 쉼터인 거실부터 시작해서 하루 3번은 꼭 이용하게 되는 주방 식탁주변, 그리고 누구보다 내가 제일 많이 사용하는 싱크대, 조리대 주변을 깔끔히 치우고 정리했다. 정리하는 김에 구조도 바꾸고 싶어 식탁의 위치도 한 번 바꿔보니 이전보다 훨씬 더 사용하기도 편리하고 따뜻한 분위기가 들어보인다. 발동걸린 김에 이번 주는 집안 구석구석 정리를 해볼까 한다. 그래서 우리집만이 품고 있는 소박하고 아담한 삶을 앞으로도 만들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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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 라이프 - 일상 속 스마트한 선택을 위한
알리 알모사위 지음, 정주연 옮김 / 생각정거장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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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표지가 참 산뜻하고 따뜻해보여서 내용을 보기도 전에 우선 합격점(?)을 주었다. 이런 식으로 편파적인 점수를 주면 안되는 걸 알면서도 내가 좋아하는 취향으로 구성된 표지라 그런지 맘이 가는 걸 어쩔 수가 없다. 무엇보다 책표지에 있는 캐릭터 그림이 영화 'UP'에 나오는 주인공 할아버지 느낌같아서 더 친근함이 들었나보다. 아무래도 자칫 무거운 주제의 이야기일 수도 있는 '알고리즘'에 관한 책이라 선뜻 책장을 넘기기가 힘든 독자의 마음을 간파한 저자가 준비한 '신의 한 수'인지도 모른다. 아무튼 따뜻한 표지와 친숙한 이미지의 캐릭터로 장식된 책 표지는 책을 금방 펼쳐볼 수 있게 한 일등공신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알고리즘'!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은, 익숙한 것 같은이 단어는 학창시절 컴퓨터 프로그램을 배우던 시절 오며 가며 귀동냥으로 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아직도 나의 고정관념 속에는 '컴퓨터 프로그램=알고리즘'이라는 내 나름대로의 공식이 떠억허니 자리잡고 있다. 알 듯 말 듯 아리송한 '알고리즘'이 과연 무슨 뜻인지 우선 사전적인 의미부터 찾아보았다. 그랬더니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절차, 방법, 명령어들의 집합'이라고 설명되어 있는 것이다. 쉽게 말해 '순서'를 말하는 것 같았다. 이렇듯 '알고리즘'이 무엇인지 슬쩍 감을 잡고 난 후 서둘러 책을 펴보았다.

     저자인 알리 알모사위는 여러 가지 일상적인 사례들을 통해 이 알고리즘이 우리 일상생활속에서 얼마나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이 책의 목표는 일상생활에서 부딪히는 문제의 다양한 해결방법을 제시하고 그 방법들을 비교해 어떤 것이 효율적인지 찾아보면서 알고리즘적 사고방식에 대해 알아보는 것이다.

              (중간생략)

     이 책은 거실, 양복점, 백화점 같은 익숙한 장소에서 맞닥뜨리는 12가지 상황을 제시한다. 상황마다 해야 할 작업이 정해져 있다. 각 장마다 해결해야 할 상황을 제시한 후, 그 상황과 알고리즘적 개념을 연관 지어 설명하고 적어도 2가지 이상의 해결방법을 비교하여 살펴볼 것이다. 결론적으로 둘 중 하나가 더 빠른 해결법이다.

               - 본문 9~10쪽 인용 -

     

 

 

      이 책은 저자의 편집의도대로 일상에서의 사례 12가지를 제시하며 생활속에서 알고리즘을 현명하고 지혜롭게 사용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산더미처럼 쌓인 양말 짝을 맞춰라', '폭탄세일 셔츠를 쓸어 담아라', '장보기 횟수를 최소한으로 줄여라', '빠르게 미로를 탈출하라', '쏟아진 우편물을 주소에 따라 정리하라' 등의 흥미로운 제목과 함께 독자로 하여금 각각의 미션을 수행하게끔 이끌어간다. 그렇게 흥미롭게 시작을 해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해결해 볼 수 있는 힌트도 제시해주면서 독자가 스스로 판단해 볼 수 있게 한다. 그런 후 이 상황에 맞는 전문적인 용어를 자연스럽게 설명하며 우리가 어떤 선택을 했을 좀 더 현명한 의사결정을 한 것인지 스스로 판단해볼 수 있게 한다. 마치 저자와 독자의 문답형 전개라고나 할까? 끝까지 독자의 흥미를 떨어뜨리지 않고 적당한 질문과 재미를 곁들여가며 독자가 깨달아야 할 중요한 사실도 놓치지 않도록 저자는 끝까지 긴장을 놓지 않는다. 자칫 이런 류의 책들은 무겁고 어려워서 중간에서 포기하기 쉬운데 다행히도 책은 술술 잘 넘어간다. 한 챕터마다 소개하고 있는 중요 개념들은 굵은 활자로 표기하는 친절함과 함께 괄호 속에 원어 그대로 써둠으로써 독자들이 개념이해를 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저자는 강조한다. 우리가 파악할 틈도 없이 이미 우리의 일상생활 속 깊숙히 자리잡고 있는 알고리즘을 생활속에서 잘 활용하면 삶 속에서의 복잡한 문제들이 쉽게 느껴지고 간단히 해결될 것임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평소 나는 완벽주의적인 성향의 탓에 일처리가 좀 느린 편이라 그런지 상당히 와닿았다.  마치 저자가 내게 이렇게 말해주는 것 같았다. 

      "삶을 좀 더 단순하게 바라보고 해결과정을 명료화하라!"

      그래야겠다. 집안 살림만 미니멀하게 줄여갈 게 아니라, 머릿속 생각까지 줄일 수 있는 미니멀리스트가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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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리시 홈트 - 유학 가지 않고 1년 만에 원어민처럼 말하기
임선영 지음 / 슬로디미디어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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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처럼 3일만에 이 책 한 권을 다 읽었다. 사실 나는 책을 읽는 속도가 빠른 편이 아니다. 글자를 읽어나가는 속도가 느린 게 아니라, 언제부턴가 생긴 습관으로 인해 책을 읽다가 맘에 드는 글귀나 나중에 또 읽고 싶은 부분을 만나면 따로 메모를 해둔다. 그러다보니 한 호흡으로 한 자리에서 책을 다 읽어내는 경우가 많질 않다. 그런데 이 책은 중간중간 메모를 하며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3일만에 읽었으니 예전 나의 독서패턴으로 본다면 한 자리에서 한 호흡으로 읽은 경우와 마찬가지다. 그 정도로 이 책은 나한테 꽤나 임펙트가 있었다. 저자의 나이를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저자가 간간히 흘린(?) 정보로 유추해본다면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인 듯한데, 나보다도 한참 어린 나이의 동생뻘임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소개하고 있는 영어공부방법을 읽다보니 마냥 존경스러웠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어쩜 그렇게 야무지고 당차게 공부를 했는지 마냥 기특할 뿐이었다. 내 동생이라면 한없이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싶다고나 할까?

 

 

       저자는 유학을 가본 적도 없고, 교환학생으로 해외에 나간경험도 없을 뿐 아니라 워킹홀리데이나 배낭여행조차 가본 적이 없다고 한다. 더군다나 경찰공무원이 되기 위해 2년이라는 시간동안 공부를 했으나 실패하게된다. 그녀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던 중 우연히 영어공부를 하게 되었고, 3개월이라는 시간동안 미친듯이 영어공부를 한 끝에 자연스럽게 입이 트여졌다고 한다. 이렇게 영어의 원동력을 찾은 그녀는 영어에 재미를 가지게 되었고, 그 누구도 가르쳐 준 적 없는 그녀만의 방법으로 그야말로 미친듯이 영어공부에 빠지게 되었다고 한다.

      무엇에 이끌린 듯 미친 듯이 영어에 매진하는 3개월을 보냈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영어 입이 트이기 시작했다.

      영어 말하기 능력이 향상되자 내 인생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외국인과 간단한 대화를 할 수 있을 만큼 영어 실력이 오르자 영어공부는 급물살을 탔다. 전투적으로 영어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부분을 찾아서 자발적으로 공부했다. 영어의 묘미를 느끼며 즐기는 공부를 하게 된 것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슬럼프가 오고, 때로는 크게 절망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약 3년 정도가 흐르자 나는 원어민 수준의 영어를 완벽히 구사하고 있었다. 더불어 나의 인생 또한 크게 달라져 있었다.

                         - 본문 7~8쪽 인용 -

 

 

       그녀는 처음 영어 공부를 시작할 때, 버스 안에서 외국인과 유창하게 영어로 말하는 자신의 모습을 매일 상상하며 일종의 자기암시를 했다고 한다. 그 당시는 물론 상상에 불과했지만 매일매일 그 장면을 떠올리며 언젠가는 꼭 그렇게 하고야 말겠다는 각오와 다짐을 하며 자칫 힘들뻔 하기도 한 영어공부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 말이 상당히 와닿았다. 나 역시도 어릴 적부터 늘 그런 꿈이 있었다. 언젠가는 외국인과 자유롭게 대화하기, 외국여행 나가서도 자유롭게 의사표현하기 등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하고 싶은 갈망이 늘 있었기에 지금 누가 시킨 것도 아니지만 매일매일 영어공부를 꾸준히 하고 있다. 40대가 된 지금의 내가 이렇게 영어공부를 하는 모습을 두고 내 주위 사람들은 유별나다는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저자의 공부방법을 읽다보니 마치 지지와 격려, 심지어 위로를 받는 기분이 들어서 책을 읽는 내내 힘이 났다.

        영어를 공부하는 과정은 끊임없이 나를 시험하는 과정이다. 거기에서 오는 즐거움도 많았고 좌절도 많았다. 하지만 익숙해지면 즐거운 일이 더 많다. 그 과정을 통해 나의 정신은 강해지고 의식도 넓어졌다. 수많은 좌절이 있었기에 발전의 순간에서 오는 희열이 더 컸고 해냈다는 생각에 자존감도 올라갔다.

        영어공부는 지치지 않고 꾸준히 해야 한다. 자신의 페이스를 잘 조절하면서 스스로를 많이 다독여주어야 한다. 남과 비교하지 말고 나의 어제와 오늘을 비교해서 더 나아졌음을 칭찬하라. 그러면 당신도 해낼 것이다.

                     - 본문 102~103쪽 인용 -

 

 

        저자는 그녀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영어공부를 위한 다양한 팁들을 소개하고 있을 뿐 아니라, 수차례 영어 공부에 도전을 하다가 실패한 사람들 및 현재 상황이 어렵다고 아예 영어공부를 포기하는 사람들에게 강한 동기와 자극을 불러일으켜 준다. 책의 표지에도 나와 있는 문구인 '10년 동안 포기한 영어를 다시 시작하게 만드는 책' 답게 이 책은 한국에서 공부할 수 있는 영어공부방법을 구체적이고도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한국에서 영어공부 제대로 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그녀가 시행착오 끝에 깔끔하게 정리해 준 노하우 방법들 중 하나라도 도전해본다면 분명 소득이 있으리라 믿는다. 2018년 올 한 해 영어공부를 목표로 삼고 있다면 꼭 읽어보길 강력히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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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단순한 것의 힘 - 인생을 바꾸는 미니멀워크
탁진현 지음 / 홍익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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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읽고 이렇게 무언가를 금방 적용해보긴 처음이다. '가방 속 정리해서 가볍게 들고 다니기', '마음이 복잡할 때 청소부터 하기' 이 두 가지를 매일 실천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 책을 처음 읽기 시작한 날 바로 가방 속을 뒤집어 엎었다. 그러고는 말끔히 비우고 정리해서 정말 필요한 물건들 몇 개만 들고 다니기로 했다. 지갑, 파우치, 차키, 볼펜, 티슈.  이게 다다. 그전에는 온갖 물건들로 넘쳐났다. 행여나 그 물건이 필요한데 없으면 어쩌나 하는 마음에 담아다닌 물건 가짓수만 세어도 20여 개는 될 정도였다. '백인백(bag-in-bag)'이라고 해서 큰 쇼퍼백 안에 담는 수납용 미니가방을 가방안에 넣어두고는 온갖 것을 다 넣어두었다. 식탁이나 책상에 임시로 설치할 수 있는 가방걸이부터 시작해서 포스트 잇, 물티슈, 티슈, 손거울, 두통약, 여성용품, 수첩, 손수건, 필통, 오다가다 받는 광고지 및 홍보용 물티슈 등등....... 이러니 나의 출근가방은 늘 무겁고 안에 뭐가 들어있는지도 잘 몰랐으며, 차키를 찾으려면 가방 여기 저기에 손을 집어 넣어 뒤적거려야 찾을 수 있을 정도였으니 말 다했지 싶다. 뿐만 아니라 더 가관이었던 것은 언젠가 퇴근길에 직장동료가 건네 준 귤을 가방에 넣어두었는데, 그걸 가방에 넣고 며칠 그냥 들고 다니다가 결국 가방 속에 있던 귤에 초록색 곰팡이가 피어서 그 비싼 가방 안이 곰팡이 천지가 되어버린 일도 있었다.

     특히 가방은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라이프스타일의 축소판이기도 하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가방에 잡동사니가 많아서 무겁다는 것은 다른 것들의 관리도 그렇게 한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에 집은 물론 회사의 책상까지 어수선하고, 불필요한 물건이나 불편한 관계까지 떠안고 사는 사람이라서 스트레스가 많다. 반면 가방에 꼭 필요한 것만 넣어서 가볍게 다니는 사람은 집이나 회사에서도 깔끔하고 스트레스도 적다. 그런 점에서 가방의 무게는 일의 무게이고, 나아가 인생의 무게다. 일이 힘들게 느껴진다면 자신의 가방 무게부터 점검해야 한다.

                          - 본문 17쪽 인용 -

       저자의 말대로 출근가방이 복잡하다보니 이로 인해 스트레스가 더 생겨나는 경우가 많았고, 직장에 가서도 가방을 열어보기조차 싫은 아이러니한 상황도 생겼다. 이렇듯 나의 현 상태를 무엇보다 잘 말해주는 출근가방 에피소드로 이 책을 여는 저자의 글을 읽고 난 무언가에 홀린 듯 책을 덮을 수 없을 정도로 빠져들어 한 자리에서 끝까지 읽어내고 말았다.

 

        가방은 일단 정리가 되었으나, 사실 집안의 많은 물건들, 옷, 책들은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다. 무엇보다 날마다 늘어나고 있는 서재의 책들을 보면 나중에는 집이 책으로 덮여버리지 않을까 싶은 우려가 들 정도이다. 저자는 이런 나에게도 알맞은 조언을 해주고 있다. '버리기 박스'를 이용하라고 한다.

       각종 장식품과 잡다한 물건은 [비우기 박스]를 마련해 다 치워버린다. 박스 안 물건은 중고로 팔거나 기부하고 그럴 수 없는 건 버려서 처분한다. 물건을 더 빠르게 줄이고 싶다면 '언제 돌아올지 모를 장기 여행을 떠난다'고 가정하고 여행가방에 반드시 필요한 물건만 골라 넣어보는 것도 도움된다.

                                 (중간 생략)

         [비우기 박스]에 넣어야 할 것

                 1. 기한 지난 것

                 2. 별 애정 없는 물건

                 3. 여러 개 있는 물건

                 4. 디지털화할 수 있는 물건

                 5. 1년 이상 쓰지 않은 물건

 

                           - 본문 33~34쪽 인용 -  

     '언제 돌아올지 모를 장기 여행을 떠난다'고 가정하고 물건을 정리해보라는 말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저자는 여행 중 호텔에서의 편안했던 기분을 떠올려 보라고 한다. 여행지에서 호텔 객실로 처음 들어갔을 때 시야에 들어오는 그 깔끔함, 그 단순함을 떠올리며 집안을 정리해보란다. 호텔 침대에 덮여있는 무늬 없이 깨끗한 침구류, 단출한 책상, 그리고 옷장으로만 이루어져 있는 호텔 내부의 모습을 보며 마음까지 깔끔해졌던 기억을 떠올려보면 집안을 정리할 때의 요령이 생겨날 거라고 한다. 그야말로 확실한 방법이지 싶다.

 

 

       그리고 이 책의 맨 마지막에 보면 저자가 이 책을 쓰기 위해 참고한 많은 책들의 제목들을 소개하고 있다. 평소 나는 책을 읽을 때 저자가 소개하는 책을 찾아 읽는 '꼬리물기식 독서'법을 즐기는 편인데, 저자가 소개해 두 27권의 책들도 하나 둘 읽어보려고 한다.

 

        직장에서의 능률이 잘 오르지 않아 고민하던 맘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읽기 시작한 날부터 가방의 60%를 덜어내는 경험을 시작으로 직장에 있는 사무용 책상 주변도 하나 둘 정리중이다. 역시 저자의 말대로 일하는 공간이 단순해지고 나니 일의 속도도 빨라지고 성취감 또한 커졌다. 이제는 집안을 그렇게 정리해보려고 한다. 우선 목표는 옷, 책, 아이들 물건이다. 곧 다가올 겨울방학동안 아이들과 함께 우리집 체중 줄이기 작전에 돌입해볼까 한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에게도 '가장 단순한 것의 힘'이 얼마나 큰지 깨닫게 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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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3.4학년 공부법의 모든 것 - 현직 초등 교사들이 알려 주는 꿈결 초등 교육서 시리즈
성선희.문정현.성복선 지음 / 꿈결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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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날이 아직도 생생한데, 둘째 아이가 벌써 3학년이다. 이제 몇 달 후면 고학년이 시작인 4학년이 된다. 큰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는, 첫애라 그런지 하나부터 열까지 일일이 내 손이 가지 않은 게 없을 정도로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책가방에 들어있는 모든 것까지 엄마의 손길로 도배를 하곤 했었는데, 둘째가 입학을 하자 두번째라 좀 익숙해져서인지 큰아이 때만큼 관심이 가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예쁘고 귀여운 건 사실 둘째이긴 한데도 엄마의 마음이 좀 더 여유로워진건지 내 손길로만 도배되던 큰아이 때와는 달리 점점 둘째는 자기 스스로 챙겨가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래서인지 중학교 1학년이 된 큰아이보다 초등 3학년인 둘째가 책상정리 및 물건정리도 더 잘 하고, 과제도 숙제도 본인이 스스로 다 알아서 챙기니 엄마로서 좀 더 편한(?)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엄마인지라 아이가 학교에서 생활은 잘 하는지, 수업시간에 선생님 수업은 잘 따라가는지, 친구들과는 잘 지내는지 등 늘 걱정이 된다. 더군다나 2018학년도부터는 교육과정도 바뀌어서 2015 개정 교육과정이 도입되는 바람에 3,4학년 교과서가 당장 바뀐다고 하니 더욱 걱정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초등 3,4학년 공부법의 모든 것' 이라는 이 책의 제목을 보자마자 지금 나에게 딱 필요한 책이다 싶어 주저함 없이 책을 펼쳐 들었다.

 

 

       이 책은 현직 초등 교사들이 집필한 책으로 다년간의 교육경력의 선생님들이 들려주는 알짜배기 조언들로 이루어져있다. 사실 학교에 가서 직접 질문하고 싶은 게 많지만, 혹여나 담임 선생님 귀찮게 해드리는 건 아닌가 하는 노파심에 몰라도 맘놓고 어디 물어볼 수도 없는 게 학부모의 심정이다. 아이를 먼저 키운 선배 언니들이나 친구들에게 묻고 해결하고 말지, 굳이 학교로 찾아가서 선생님께 질문하고 문의하는 일은 거의 없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 책을 쓰신 세 분의 선생님들이 이런 엄마들의 마음을 딱 알고 정말 필요한 정보들만 야무지게 묶어 놓으셨다. 아마 이 선생님들도 초등학생을 둔 엄마이지 싶다. 엄마들이 평소 알고 싶어하던 내용들만 모아서 소개해놓은 걸 보면 말이다.

 

 

        책의 구성은 초등학교 3,4학년들의 하루 학교 시간표의 프레임을 빌려 학교생활들을 소개하고 있다.

                      등교 - 3~4학년을 시작하여

                      1교시 - 우리 아이 이대로 괜찮은가요?

                      2교시 - 3,4학년이 되면 달라지는 것

                      3교시 - 3,4학년 어떻게 공부해야 하나요?

                      4교시 - 3,4학년 평가 어떻게 대비해야 하나요?

                      5교시 - 우리 아이 평생 가는 공부 습관 만들기

                      방과후 - 학교 수업이 끝난 뒤에는 어떻게 공부하면 좋을까요

                      하교 - 3,4학년을 마무리하며

        무엇보다 요긴하게 도움이 되는 게 2교시 내용인, '3,4학년이 되면 달라지는 것' 챕터에 내년부터 바뀌는 2018 개정 교육과정에 관한 내용에 관해 자세히 안내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3교시인 '3,4학년 어떻게 공부해야 하나요?' 챕터에서는 추천하는 3,4학년의 공부법 및 3,4학년 교과별 권장도서목록을 소개하고 있다. 챕터 사이사이에 있는 '쉬는 시간'이라는 코너에서는 '엄마가 모르는 아이의 학교생활'이라는 주제로 학교생활에 관한 쏠쏠한 팁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학부모들에게 여러모로 도움이 될 들 하다.

 

 

         우리 둘째가 내년부터 당장 바뀌는 새 교육과정의 적용대상이라 사실 걱정이 좀 됐는데,  이 책을 읽고나니 뭔가 안심이 되는 기분이다. 마치 독감예방주사를 맞고 겨울을 보내는 기분이라고나 할까? 다시 책의 처음으로 돌아가 형광펜으로 색칠해가며 꼼꼼히 읽어보고 아이 친구 엄마들에게도 빌려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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