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기쁨 - 아직 나타나지 않은, 그러나 장차 이루어질 것을 꿈꾸다!
김용준 지음 / 교회성장연구소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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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랄 수 없는 중에 바라고 믿었던 믿음이 닫혀 있던 현실의 문을 열다 "

        책 표지 아래에 씌어있는 글귀를 읽는데 한참을 읽고 또 읽게 되었다. '지금 내 모습을 어찌 이렇게나 잘 알지?'라는 생각과 함께 계속 그 글귀를 반복하여 읽고 또 읽었다. 2017년 한 해 동안의 나의 믿음상태가 바로 그런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태신앙인 남편이 2016년 마지막 날,송구영신 예배를 드리러 가자는 나의 말에도 아랑곳 없이 예배참석을 거부한 이후로 2017년 한 해 동안 교회에 나가지를 않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남편을 어르고 달래다 나중에는 버럭 소리도 지르고 화도 내보았지만 더욱 더 교회참석을 완강히 거부할 뿐이었다. 그렇게 주일성수를 지키지 못하던 남편이 2018년 올해 역시 예배를 거부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남편도 남편이지만 이제 중학교 2학년이 되는 딸아이 역시 아빠의 그런 성실하지 못한 모습을 닮아가는 것 같다. 주일날 중등부 예배시간에 지각하는 건 이제 당연한 일이 되었고, 방학마다 있는 성경캠프는 극구 참여를 반대하는 바람에 방학 때마다 본의 아니게 나와 다투는 게 방학 중의 행사가 되어버렸다. 믿음의 정도를 감히 내가 판단할 바는 못되지만 남편과 큰딸의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힘이 쭈욱 빠진다. 내가 늘 꿈꾸고 이루고 싶어했던 장면이 점점 희미해지는 것 같은 안타까움에 마음이 아플 뿐이다.

         어린 시절 친구 따라 주일이면 놀러가듯 교회에 갈 때마다 늘 부러웠던 장면이 있었는데, 단란한 식구가 함께 예배를 드리고 환한 얼굴로 교회 앞마당으로 나오는 모습이었다. 그 당시 주일(일요일)이면 부모님은 늘 늦잠을 주무시고 계시는 바람에 나는 아침도 거른 채 두 여동생을 데리고 교회로 갔다. 그리고 교회에서 지급해주는 간식을 먹고 종종 선물도 받아서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그래도 마음 한 구석으로는 왜 우리집은 다같이 예배드리러 교회에 못가는지 아쉬운 마음이 가득했고, 언젠가는 꼭 다같이 예배 드리러 갈 수 있기를 꿈꾸며 기도하곤 했었다. 그랬던 나이기에 결혼 후 가정을 꾸릴 때 그것만큼은 아이들에게 지켜줄 수 있을 것 같아 얼마나 뿌듯했는지 모른다. 그런데 현실은 남편과 딸아이의 약해져가는 믿음상태이니 이젠 예전에 꿈꾸던 믿음의 가정 모습을 나 혼자 지키는 게 많이 버겁다. 그랬기에 책표지에 씌어있는 그 문구는 내게 슬그머니 용기를 주었다. 바랄 수 없는 상황이라 하더라도 오직 십자가만 바라보고 믿고 따라가다보면 닫혀있는 우리 가정의 복음의 문이 활짝 열릴 수 있겠다는 희망과 비전도 생기는 게 아닌가! 

 

 

        

      오늘날 성도들도 이 땅을 살아가는 동안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하지만 하나님께 소망을 둔 사람은 어떠한 환경에서도 기뻐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서 다 이루시고 그 누구도 흔들 수 없는 기쁨과 평안을 주셨기 때문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은 우리에게 시간과 공간과 환경을 초월한 기쁨을 줍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를 바라보면 기쁨과 믿음으로 승리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 본문 5쪽 인용 - 

     김용준 목사님은 우리가 기가 막힌 문제를 당해도 하나님이 함께 하시면 아름다운 미래가 열린다고 하신다. 그 누구도 줄 수 없는 기쁨과 평안을 우리에게 주셨으니 현실에서 절망하고 낙망할 것이 아니라 그럴수록 오직 주님께만 의지하고 기도하며 주님의 때를 기다릴 것을 거듭 당부하고 계신다.

      

         

      

       모든 사람은 꿈을 꾸며 살아갑니다. 그것이 부정적인 꿈이든 긍정적인 꿈이든, 누구나 꿈을 꾸며 살아요. 그러다 문득 돌아보면 지나간 시간도 꿈처럼 아득하게 느껴집니다. 모두 현실이었는데 말이죠. 우리가 지금 꿈꾸는 미래는 반드시 현실로 다가오고 오늘 우리의 현실은 꿈같이 지나가고 말 것입니다. 

                 - 본문 263쪽 인용 - 

        어떤 순간에도 흔들림 없이 예수님의 십자가 구원과 복음 위에 굳게 서야겠다. 내가 꿈꿈고 있는 이 미래는 꼭 이루어지리라고 확신하며 더욱 기도해야겠다. 남편과 큰아이만 탓하며 힘빠져하곤 했는데, 이제부터는 그럴 게 아니라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리며 기도해야겠다. 그 기쁨을 음미하며 더욱 더 기도해야겠다. 어쩜 또 나를 연단시키시려고 구성하신 주님만의 놀라우신 계획일지도 모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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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난중일기에 묻다 - 조직을 세우고 팀원을 성장시키는 자기경영 리더십
김윤태 지음 / 성안당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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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존경하는 위인이 누구냐고 물어오면 늘 대답하던 위인 세 명이 있었는데 세종대왕, 이순신 그리고 헬렌켈러였다. 그 당시 금성출판사에서 나온 위인전집이 집에 있었는데, 우리나라 위인과 외국 위인들이 각각  20여 명씩 구성된 전집이었다. 그 중 그 세 분의 전기를 상당히 감명깊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특히 이순신 장군의 일화는 교과서에도 실려 있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무과 시험에 응시하던 중 말에서 떨어져 버드나무 가지를 꺾어다 부러진 다리를 질끈 묶어 시험에 응시했다는 일화가 아직도 잊혀지지 않고 기억에 남는 걸 보면 내가 이순신 장군을 존경하긴 참 존경했었나 보다. 그러고 몇 해 전 '명량'이라는 영화를 보고 나는 다시 이순신 장군을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한동안 그분이 주신 감동의 여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관련 도서들을 챙겨 읽으며 좀 더 깊이 이순신 장군에 대해 하나 둘 알아갔다. 그러고는 또 한동안 잊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는 또 수십 년간 존경해 온 이순신 장군의 모습을 또 다른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는 시간들을 보내게 되었다.

 

 

       이 책은' 이순신 바라기'라고 해도 좋을만큼 이순신 장군의 모든 것에 대해 꿰고 있는 저자가 30년 간의 연구와 15년 간의 이순신 리더십 강의를 바탕으로 쓴 책이다. 리더 이순신이 그의 삶과 전투에서 보여준 뛰어난 리더십을 배워 우리 삶을 개척하고 발전시켜나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펴낸 것이다. 

       책의 내용을 살펴보면 모두 4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장부터 3장까지는 이순신의 리더십 12가지에 관해 기술하고 있고, 4장에서는 임진왜란과 이순신의 역사에 관해 다루고 있다.

       1장에 소개된 이순신의 리더십을 읽던 중 정신이 번쩍 드는 부분이 있었다. 바로 '업무'와 '임무'에 관한 내용이었다.

         우리는 임무를 이루기 위해 업무라는 과정을 수행한다. 조직에서 당신이 맡은 업무가 있고, 각각의 업무를 왜 해야 하는지 그 궁극적인 이유가 당신의 임무이다. 이것을 올바로 이해하고 업무에 임하면 일을 잘하는 사람, 성과를 내는 사람이 된다.

                                 (중략)

          이순신은 자신의 정체성을 알았고, 그것을 자신이 속한 조직에 확대해서 조직 속에서의 임무와 업무를 정립했고, 이를 구성원들과 공유해 함께 실천해 나갔다. 성공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임무를 체계화하고 행동한다는 것이다.

                                   - 본문 36~37쪽 인용 -

        뜨끔했다. 나 역시 직장생활을 하는 직장인이지만 '과연 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가?'라는 의문을 던졌을 때 자신있게 고개를 끄덕일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더 나은 업무개선과 창의적인 발상을 위해 노력은 했는지, 그저 직장내 매뉴얼대로만 일을 해온건 아닌지 잠시나마 내 생활을 돌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놀라운 사실도 발견하게 되었다. 일제 강점기 때 경남 진해에 주둔하고 있던 일본의 해군 사령부는 주기적으로 통영에 있는 충렬사를 찾아가서 이순신 장군에게 진혼제를 지냈다고 한다. 진해에서 무려 40여 Km나 떨어진 먼 통영에까지 가서 제사를 지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비록 적국의 장군이기는 하나 그의 인간 됨됨이 뿐 아니라 전장에서의 뛰어난 리더십 및 전략기술을 존경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저자는 이순신 장군만 훌륭하고 뛰어나다고 말하고 있지 않다. 그도 분명 뛰어난 명장이지만 그의 주위에서 협력하여 함께 길을 간 동료들의 공도 높이 치하하고 있다. 그리고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그런 삶을 살도록 당부하고 있다.

        이순신 장군은 우리 역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무장이다. 그러나 그의 성과는 그 혼자만의 것은 아니다. 무인으로서의 타고난 재능, 끊임없는 노력이 가장 큰 요인이지만, 장군과 함께한 협력자들을 기억하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의 공동체를 향한 깊은 애정과 강인한 책임감에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 본문 242쪽 인용 -

 

 

         직장에서 점점 후배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제 한 부서를 총괄해야 할 위치에 점점 도달하고 있기도 하다. 늘 시키는 일만 하고, 선배들이 이끄는대로 따라가는 위치에 있다가 이제 많은 후배들을 이끌어야 하는 상황이 되다보니 나 역시 리더십의 부재를 느낄 때가 많았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나니 뭔가 어렴풋이나마 어떻게 해야할지 감이 잡힌다. 

         다시 1장으로 돌아가야겠다. 한 장, 한 장  좀 더 집중해서 읽으면서 장군이 전쟁터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휘했던 그 리더십과 능력을 이젠 내가 벤치마킹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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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라테
김흥숙 지음 / 서울셀렉션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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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이 참 신선하고 눈이 자꾸 간다. 네 글자의 짧고 명쾌함때문인지 아니면 내가 좋아하는 커피맛을 떠올리게 하는 표지 가운데의 라테 한 잔 때문인지 표지만 바라보고 있어도 마음이 깔끔해져온다. 책 제목과 커피 한 잔의 작은 사진 외에 그냥 여백상태인 미색의 표지가 한참동안이나 나의 시선을 사로잡다보니 본 내용을 읽기까지 사뭇 시간이 걸렸다.  



      '생각라테'라는 제목을 봤을 때는, 단순히 글자 그대로 '생각 + 우유'라고만 여겼다. '생각할 꺼리들로 가득한 책인가보다'라는 생각도 뒤따랐음은 두 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그런데 우리가 '우유'라고만 여기는 '라테'는 꼭 '소의 젖'만 의미하는 게 아니라는 걸 저자의 설명을 통해 알게 되었다.

        라테는 본래 '우유'를 뜻하는 이탈리아어인데,

        우리말 '우유'는 '소의 젖'을 뜻하지만

        'latte'와 'milk'는 소의 젖을 포함한 모든 '젖'을 뜻합니다.

        '젖'은 갓 태어난 아기가 다른 음식으로 영양소를 취할 수 있기까지

        그를 살리고 키우는 생명의 진액입니다.

                               - 본문 4쪽 인용 -

      저자가 말하는 '라테'의 의미가  '우리를 살리고 키우는 생명의 진액'이라는 걸 아는 순간 묘한 전율이 느껴졌다. 그저 하얀 우유, 고소한 우유, 커피 위에 멋진 작품으로 그려지는 그 우유만 생각했었는데 하루하루 우리 삶의 원동력이 되어 주는 '생명의 진액'이 담긴 생각이 이 '생각라테' 책이라고 생각하니 날짜별로 매일매일 읽게 되어 있는 글의 내용들이 허투루 읽혀지지 않았다. 마치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하루하루 성경말씀이 쓰여져 있는 탁상달력을 한 장씩 넘기며 그 날 말씀을 읽고 읊조리는 나의 아침 의식이 떠오르기도 했다.



       이 책은 2012년 3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tbs 교통방송(FM 95.1MHㅋ) '즐거운 산책 김흥숙입니다'의 '들여다보기' 코너에서 낭동되었던 내용들 중 발췌해서 묶어낸 책이라는데, 무려 5년이 넘는 시간동안 날마다 이렇게 가슴 따뜻한 글을 낭독했을 저자의 우직함에 잔잔한 감동이 밀려왔다. 물론 한 편 한 편의 글들에서 얻는 감동과 깨달음도 있었지만, 5년을 한결같이 글을 쓰고 낭독한 방송원고들의 모음이라는 사실이 주는 감동은 사뭇 컸다. 이렇게 좋은 글들을 날마다 써내려갔을 저자의 수고에 감사함이 절로 느껴지기도 했다. 글을 쓴다는 게 그렇게 쉬운 일만은 아님을 서평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도 체감하고 있는데 말이다.



       1월부터 12월까지 매일 매일의 날짜 아래에 한 편의 글이 자리잡고 있는 책을 읽던 중 내 생일인 날에는 어떤 글이 있나 궁금해서 먼저 읽어보았다.

     내 생일날에 써 있는 내용이라 그런지, 더 맘에 와닿는 것 같다. 사실 나도 누군가를 위로하는 게 참 어려운 편이다. 자칫 잘못 위로하게 되면 오히려 위로하지 않는 것보다도 못한 일이 되는 경우도 생기다보니. 나이를 먹을수록 위로가 참 어렵다. 그래서 언제부턴가 나 역시 누군가에게 딱히 위로의 말을 못 건네는 상황이 되면 그냥 등을 쓸어내린다던지, 어깨를 토닥거려주곤 하는데, 저자의 말처럼 그냥 안아주는 게 낫겠다 싶다. 말이 하지 못하는 일을 몸이 할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요즘 날씨처럼 마음이 마냥 시리고 추울 때, 이 책을 읽으면 참 좋을 거 같다. 향 좋은 라테 한 잔 마시며 언 몸을 녹이듯, 책을 읽다보면 어느샌가 마음에 온기가 퍼져나갈 것 같은 이 느김.........   내 지인들에게도 이 따끈한 라테 한 잔.....아니 한 권을 설물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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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섬으로 가다 - 열두 달 남이섬 나무 여행기
김선미 지음 / 나미북스(여성신문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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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났다. 찌는 듯이 무더운 7월의 뜨거운 한 여름날 새벽, 남춘천 산자락에 위치한 외갓집 사랑방에서 태어났다. 7살, 9살 터울의 외삼촌들과 거의 남매처럼 지내며 유년 시절을  남춘천 신동면의 산자락에서 보냈던 탓에 '춘천'은 내게 그야말로 고향같은 곳이다. 그래서인지 소양댐, 닭갈비, 막국수 등등 춘천과 관련된 단어만 들어도 가슴 한 켠이 설레곤 하는데, 정작 남이섬은 모르고 살아왔다. 남이섬을 인지한 것은 한창 '겨울연가' 드라마가 유행하던 시절이었으니 말이다. 결혼하고 큰 아이를 낳아 기르던 그 시절 우연히 드라마를 보고 남이섬이라는 곳이 있다는, 그 섬이 행정구역상 춘천이라는 것도 그제서야 알았으니 나도 참 헛똑똑이다 싶다.

 

 

       큰아이가 4살이 되던 그 해 1월, 친정엄마를 모시고 남편과 아이와 함께 고향방문 겸 춘천을 찾아 여행을 하던 중 한창 유행하던 드라마의 배경지인 남이섬에도 가보자는 의견이 나와 얼떨결에 남이섬으로 향하게 되었다. 추운 겨울이라 배를 타고 들어가는 강 여기저기에는 얼어붙은 얼음덩어리들로 가득했고, 배가 도착한 선착장에는 아예 얼음폭포기둥이 우리를 반기던 모습이 내 기억을 장식하는  남이섬의 첫인상이다. 그래서인지 아직도 '남이섬' 하면 추운 겨울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마치 '남이섬 = 겨울왕국'처럼 말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남이섬의  4계절을 만날 수 있어서 내겐 너무 신선한 충격이었다.  남이섬에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는 게 당연한 사실이긴 하지만, 정말이지 나에겐 남이섬의 겨울 이미지밖에 없으니 그런 생각을 했음도 무리가 아니지 싶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남이섬의 4계절의 변화무쌍한 모습들, 특히 내가 좋아하는 나무들의 사진과 함께 그에 얽힌 다양한 에피소드, 역사이야기를 소개하고 있어서 나로서는 참 좋았다.

 

 

      '열두 달 남이섬 나무 여행기'라는 부제에 맞게 저자는 1년 내내 한 달에 한 번, 3~4일씩 꼭 남이섬에 머물면서 나무사진들을 찍고, 나무들과 대화하며, 오롯이 나무들과 함께 하는 시간들을 보냈다고 한다.

      나무를 보려면 수목원에 가지 왜 하필 남이섬에 갔을까. 수목원은 해답이 쉽게 보이는 참고서 같았다. 남이섬은 수목원처럼 한곳에서 다양한 수종을 관찰할 수 있지만 지나치게 친절하지 않아서 좋았다. 이름표를 붙여놓은 나무도 많지 않았고, 있어도 잘 드러나지 았았다. 그렇다고 야생의 숲처럼 너무 막막하지도 않았다. 나처럼 나무에게 걸음마를 떼려는 사람한테는 안성맞춤이었다.

                                       - 본문 8쪽 인용 -

     저자의 말이 무슨 뜻인지 단박에 이해가 된다. 나 역시도 그랬을 것 같으니 말이다. 쉽게 잘 닦인 등산로를 따라만 가며 산을 오르는 게 아니라, 이리 저리 가보며 내가 길을 찾아서 산 정상에 도달했을 때의 뿌듯함 같은 걸 이 책의 저자도 느끼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다.

 

 

      입춘 무렵부터 그 이듬해 대한 즈음까지 그 계절에만 볼 수 있는 꽃들을 비롯해서 나무의 성장과정을 주욱 지켜보며 남이섬과 함께 한 저자가 몹시도 부러웠다. 마치 아이가 태어나서 1년 동안의 성장과정을 지켜보고 1년 뒤 소박한 돌잔치를 차려주며 참석한 지인들에게 아이의 성장과정을 하나 둘 풀어놓으며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는 엄마를 보는 기분이라고나 할까?

       안되겠다. 올해의 버킷리스트에 또 하나를 추가해야할 듯 싶다. 나무에 물이 오르고 봄꽇이 꽃망울을 피우는 봄이 오면 내 꼭 한 번 남이섬에 가리라. 겨울이미지로만 가득한 남이섬의 고정관념을 확실히 깨어 준 이 책을 들고 내 꼭 나무답사하러 남이섬으로 가리라. 그래서 꼭 남이섬의 봄을 만끽해야겠다. 연두빛으로 가득할 남이섬의 모습이 벌써부터 기대가 되니 이번 미션은 왠지 성공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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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꽃 필 무렵 당신을 보내고
이춘기 지음, 이복규 엮음 / 학지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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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초가 되면 늘 두 가지를 준비한다. 그날 그날 스케줄을 메모할 수 있는 휴대용 다이어리 한 권과 그해 일기를 쓸 수 있는 그야말로 '다이어리' 한 권을 준비하는 게 새해를 맞이하는 의식이기도 하다. 뭔가를 끄적거리는 걸 좋아하는 습관탓에 어린 시절부터 지금껏 늘 해오는 의식이기도 한데, 아이러니하게도 1년을 꼬박 다 써 본 다이어리는 없다. 처음에는 늘 새로운 포부와 각오를 가지고 꼬박꼬박 기록을 하다가도 2월, 3월, 4월이 되어가며 계절이 바뀌어갈 때마다 점점 쓰는 횟수가 줄어들며 가을무렵부터는 급기야 다이어리가 백지상태가 되곤했다. 아예 펼쳐보지도 않게 되고 말이다. 이렇듯 일기를 1년 아니 몇 달만이라도 꼬박꼬박 쓴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그 어려운 일을 수십 년 간 해오신 분이 계시니 바로 이춘기 옹이다. 1961년부터 1990년까지 무려 30년간 하루도 빼놓지 않고 일기를 쓰신 것이다. 매일 일기를 쓰다가도 어쩌다 바쁜 농사일로 인해 일기를 빼먹게 되면 밀린 일기를 하나도 빠뜨림 없이 한꺼번에 쓰셨다고 한다. 어지간한 끈기와 인내와 없으면 참 하기 어려운 일일텐데 말이다. 그것도 그냥 신변잡기적인 일상들만을 기록한 것이 아니라 농사를 지으면서 발생하는 다양한 수입과 지출, 장거리 여행을 할 경우 타게 된 차의 시각, 열차번호, 도착 시각, 차비, 당시의 물건값, 인부들의 품삯 등 그 시대만의 팩트들을 일기에 기록해둠으로써 30년간의 물가와 경제상황 등을 짐작해볼 수 있다는 가치 또한 지니게 된 것이다.

 

 

        초반부에 나오는 부인의 투병 및 사망에 관한 일기를 읽는 동안에는 가슴이 뻐근하리만치 아팠다. 이춘기 옹의 부인은 의료기술도 열악했을 1960년 12월 무렵 발병한 암으로 인해 힘든 투병 끝에 1961년 4월 17일 끝내 눈을 감는다. 아직 어린 두 아들을 남겨두고 세상을 떠나야 함을 안타까워하고 가슴 아파하는 엄마의 마음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기에 그 대목에서 너무 마음이 아팠다. 엄마의 부재로 인해 한 가정이 점점 기울어져가는 모습 또한 일기를 통해 볼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서두르게 된 재혼과 잇따른 실패로 인해 온 가족의 힘듦이 일기의 곳곳에 묻어나옴을 보자 문득 드는 생각이 있었다. '아! 엄마가 건강해야 하는구나. 내가 건강해야겠구나. 내가 아프거나 오래 살지 못하면 내 가족들이 고생하고 힘들어지는구나. 우리 가족을 위해서라도 내가 건강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늘 가족들 건강만 챙겼지 내 건강은 사실 잘 못챙기기 일쑤였는데 나의 건강을 비롯해서 가족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었다.

 

 

        목련꽃 필 무렵인 4월 17일에 아내와의 사별을 맞이하게 된 이춘기 옹은 해마다 아내의 기일이 되면 하얀 목련꽃을 꺾어다 아내의 무덤앞에 놓고 이제는 더 이상 볼 수 없는 아내를 그리워하곤 했다고 한다. 자신이 가지 못하면 자식을 시켜서라도 그렇게 하였다고 한다. 그 뿐 아니라 아내가 그리울 때마다 일기장에 시를 쓰기도 했으니 그 그리움이 얼마나 깊고도 절절했을지 미루어 짐작이 가능하다.

 

 

        한 인간의 일생에 걸친 대서사시이자 한 가족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이 일기를 보고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가족의 소중함부터 시작해서 가족의 건강, 특히나 안주인인 엄마의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 것이지 무엇보다 크게 깨닫게 된 경험이었다.

        올해도 벌써 한 달이나 지나갔다. 늘 연초가 되면 마음먹고 일기를 쓰다가도 어느 순간 접어버리곤 해서 올해는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았는데, 2월부터라도 시작해볼까 한다. 그래서 나도 언젠가 지금보다 훨씬 나이가 많이 들었을 때 돋보기 안경을 쓰고 낡은 나의 일기장을 들춰보며 추억을 회상해보고 싶다. 여건이 된다면 내 자녀들에게도 물려주고 말이다. 그리고 하나 더!  내 건강을 좀 더 잘 챙겨야겠다. 내 건강이 곧 우리집안의 건강임을 잊지 않고 건강한 모습으로 하루하루를 살아나가야겠다. 이춘기 옹의 일기로 인해 좀 더 부지런하고 건강한 2018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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