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단단함 - 세상.영화.책
오길영 지음 / 소명출판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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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제목이 참 맘에 들었다. 단단한데 아름답다.....  책도 읽기 전이건만 순간 문득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단한 심지가 있으나 경직되거나 무겁지 않은 아름다움을 가진 사람.......  '저자 역시 그런 삶을 꿈꾸기에 제목을 이렇게 지었을까?'하고 혼자만의 상상을 해보며 책장을 넘기는데 머리글에서 제목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 수 있었다.


      " 이 책에 실린 글들은 더 나은 아름다운 삶을 위한 사회문화적 맥락을 탐구하는 걸 주된 목표로 삼아 쓴 글들이다. 그 바탕 위에서 제기되는 여러 물음들에 대한 답을 찾는 고민을 나누고 싶다. 이런 이유로 책 제목을 '아름다운 단단함'으로 정했다. 김수영이 '복사씨와 살구씨와 곶감씨의 아름다운 단단함'(시 [사랑의 변주곡])이라고 썼던, 그런 '아름다운 단단함'을 지향하는 글."

                    - 본문 5~6쪽 인용 -


      책을 읽다보니 저자와 뭔가 통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인지 더 나은 삶을 위해 고민하고 모색하며 써내려 간 글들을 묶은 책이라는 생각에 한 꼭지 한 꼭지의 내용들이 모두 귀하게 와닿았다. 특히나 저자가 크게 잡은 세 가지 주제('세상', '영화', '책') 중에 내가 좋아하는 '영화'와 '책'이 들어있어서인지도 모른다. 한창 바빠서 영화를 볼 짬도 없었서 그나마 최근에 본 영화가 '기생충'인데 책 목차를 보니 '기생충' 영화에 대해서도 실려있기에 얼른 그 부분부터 읽어보았다. 어지간해서는 항상 책을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는 편인데(목차를 통해 뒷부분에 기대가 되는 내용이 나와있는 걸 알더라도 꾹 참아가며 말이다) 이번에는 도저히 기다리며 읽을 수가 없었다. '기생충' 영화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고, 혼자서 풀지 못한 의문점들도 많아서였는지 모른다. 저자는 이 영화가 종속-억압의 관계, 계급 관계에서의 문제를 다룬다고 보고 있다. 영화에 대한 평론에 대해 모두 다 긍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의 견해에는 충분히 공감이 되었다. 계급 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다룸으로써 계급 사회의 병폐, 그로 인한 폐단 등을 감독은 신란하게 비판하고 있는 '기생충' 영화에 대한 비평을 제대로 읽으니 영화에 대한 이해가 좀 더 쉽게 되었다.


       읽던 중 뜨끔한 부분도 있었다. '세상' 편에 있는 '책 수집과 지식 물신주의' 내용이었다. 한 마디로 저자는 책을 많이 사지 말라고 강조하고 있다.


      " 그러나 나는 다른 한편으로는 그런 책 모으기 혹은 책 수집욕이 마땅치 않기도 하다. 간단히 말해 이런 질문에 답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왜 돈이나 재산, 혹은 땅 모으기 등이 물신주의요 소유욕의 표현이라면 책 모으기는 그렇지 않단 말인가? 이 기사에서도 만 권의 책을 모은 어느 책 수집가가 비슷한 심경을 털어놓는다. 책 모으기가 "지식욕으로 포장된 소유욕인지도 모르겠어요."  다 읽지도 않을 책에 돈을 털어 넣고 그걸 다른 사람들은 같이 이용하지도 못하는 자기 집구석에 잔뜩 쌓아 놓는 것이 돈이나 재산 모으기의 물신주의와 다르다는 근거는 무엇일까?"

                                  - 본문 127쪽 인용 -


     바로 나를 두고 하는 말 같았다. 나는 평소 책에 욕심이 많아 갖고 싶은 책이 있으면 어떻게 해서든 꼭 가지려는 습성이 있다. 그렇게 하나 둘 사다 보니 어느새 책 수집가처럼 책을 모으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다 읽지도 못하면서 말이다. 이 얼마나 낭비요 손해인가. 나의 이런 '물신주의'와 '소유욕'을 다시 한 번 확인하며 반성하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어서 참 다행이다 싶다. (오래 지켜지진 않겠지만 한동안은 책을 사지 않으리라 스스로에게 다짐을 해본다.)


       편하게 읽다보니 어느새 생각이 좀 정리되는 기분이 든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되어 가는 세상 속에서, '문화'라는 파트를 채우고 있는 영화와 책을 통해 좀 더 깨어있는 삶을 살아있길 바라는 저자의 마음도 고스란히 와닿는다. "모두가 흐물거리지 않고 깨어서 야무지게 살아가는 삶이야말로 아름다운 삶이니 모두 깨어나십시오~!"라고 저자가 어딘가에서 외치는 것만 같다. 나도 늘 깨어서 '아름다운 단단함'을 가진 사람으로 살고 싶다. 땡글땡글한 알밤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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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살림 - 세상을 바꾸는 가장 쉬운 방법
이세미 지음 / 센세이션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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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여름 어느날, 딱히 할 일도 없고해서 유튜브에 들어가 이런 저런 동영상을 기웃거리며 보고 있었다. 한창 살림에 맛을 들이던 때라(나는 주기적으로 그렇게 한 번씩 살림에 푹 빠질 때가 있다. 지속적이지 못하다는 게 함정이지만......) 각자의 살림 노하우를 소개하는 동영상들을 파도타기 하듯 보고 있었다. 한 유튜버의 영상을 보다가 아래쪽에 주루룩 소개되어 있는 다른 유튜버의 동영상을 보고, 또 다른 동영상을 보고 그렇게 연속으로 보던 중 한 유튜버의 동영상에 몹시 끌려서 아예 그 유튜버의 동영상들을 구독신청했다. 그리고 매일 짬짬이 그녀의 동영상들을 하나씩 집중하며 보던 중 신기한 물건들을 발견했다. 소프넛, 밀랍랩, 소창행주, 수세미(루파 luffa), 천연세제들(베이킹소다, 과탄산소다, 구연산) 등의 물건들인데 처음 보는 나로서는 그저 신기할 따름이었다.  그런 살림도구들로 깔끔하게 살림을 하는 그녀는 '미니멀리즘'과 동시에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는 주부로서 매일의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지혜들을 깔끔하게 소개하고 있었다. 음성도 없이 오직 화면 아래에 자막으로만 내용들을 소개하는 동영상인데도 머리속에 쏙쏙 들어오는 그녀의 노하우들은 나에게 미니멀리스트가 되고 싶다는 동경을 일으키기기에 충분하고도 남았다. 그래서 그녀가 영상에서 소개하고 있는 살림 도구들을 나도 하나 둘 사기 시작했다. 그게 바로 소창행주, 수세미(루파 uffa), 천연세제들(베이킹소다, 과탄산소다, 구연산)이었다. 

        이 책을 읽다보니 마치 동영상에서 보던 그녀를 책에서 만난 기분이었다. 평소 생활철학을 비롯해서 살림수칙, 사용하는 살림도구 들이 그녀와 같은 점이 참 많았기 때문이다. 책을 읽다보니 나보다도 나이가 어린 것 같은데 어쩜 이렇게 똑 소리가 나는지 모르겠다. 참 배울 게 많고 야무진 저자는 내가 그렇게도 어려워하는 살림을 한 마디로 깔끔하게 정의하며 이 책을 써내려간다.


        '살림'은 '살리다'라는 단어에 어원을 두고 있다. 매일 반복되는, 해도 티도 안 나는, 게다가 월급도 없는 그런 일이지만 살림은 나와 가족을 보살피고, 살리는 중차대한 일임이 틀림없다.

            - 본문 21쪽 인용 -


       정말 그렇다. 해도 티도 안 나면서, 조금이라도 안 하면 무진장 티가 나고야 마는 살림! 가족들 편안하게 해주고, 그 누가 와도 흉보지 않을 수 있도록 야무지고 똑 소리나게 하고 싶은 게 살림이건만 워킹맘이라는 게 나의 한계인지 해도해도 참 만족스럽지 않아서 고민이다. 그러다보니 저자의 생각처럼 '가족을 보살피고, 살리는 중차대한 일'이라는 건 잘 알겠는데 때로는 그 살림을 꾸려간다는 게 나를 짓누를 때가 있다. 벗어 던지고 도망가고 싶을 때가 있을 만큼 말이다.  그럴 때면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서 작은 일부터 하나 둘 시작하곤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일들부터 찾아서 하나 둘 마무리짓다 보면 어느새 활력을 되찾아 또 다른 집안일들을 찾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저자 역시 그러한가보다.


        일단 정리할 구역과 날짜를 나눈다. 월-싱크대, 화-식탁 주변, 수-신발장, 목-옷장, 금-책장.... 이런 식으로 말이다. 하루에 다 하려고 했다가는 첫날 지쳐 나가떨어질지도 모른다. 정리는 생각보다 체력소모가 많은 고된 작업이다. 오늘만 살 것도 아닌데 너무 하얗게 불태우진 말자.

                  - 본문 52쪽 인용 -


        나도 처음엔 그랬다. 집안을 다 뒤집어 엎어서 한방에 깨끗이 치워보려고 했던 적이 수도 없이 많았다. 결국 체력이 방전되어 뒤집어 엎은 채 몇날 며칠, 아니 몇달을 그렇게 살아가야 했지만 말이다.  그렇게 수차례를 반복한 후에야 저자처럼 요일별로 그날 할 일을 정한 후 하나씩 하나씩 하다보니 부담은 덜어지고 만족감은 커지며 살림이 점점 더 재밌어지는 놀라운 변화를 맛보기까지 했다. '티끌 모아 태산',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속담의 의미를 살림을 하면서 제대로 깨달았을 정도였다. 그렇게 살림에 맛을 들이기시작했더니 나도 어느새 환경운동에 조금씩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얼마 전에, 다른 도시에 사시는 친정엄마가 집에 오셨다. 엄마가 오시면 내가 드릴 수 있는 건 최대한 챙겨드리려고 하는 편인데, 이번 여름에 그 유튜버의 도움으로 이것저것 사놓은 살림도구들이 넉넉히 있던터라 엄마에게도 나눠드렸다. 루파 수세미부터 시작해서 각종 천연세제들, 몇 번 삶고 빨기를 반복해서 길들여 둔 소창행주들을 바리바리 챙겨드렸더니 엄마가 흐뭇해 하셨다. 마치 도를 닦고 수련을 하던 어느 날 스승님이 제자에게 '이제 하산해도 되겠다'고 명하시는 장면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그런데 엄마가 천연수세미를 굳이 쓸 필요가 있냐고 말씀하시기에 일반 아크릴 수세미가 얼마나 수질오염을 일으키고 있는지 설명해드리며 천연 수세미를 써야함을 강조했더니, 이렇게 말씀하셨다.

       " 너 혼자서 한다고 되냐? 대한민국 국민이 다 같이 하면 모를까 말이다."

       순간 답답함이 살짝 밀려왔지만 이내 답변을 드렸다.

       " 엄마, 나부터라도 시작해야죠. 누구부터라도 시작해야죠. 그 한 사람이 두 사람이 되고, 열 사람이 되고, 백 사람이 되다보면 모두가 다 하고 있지 않겠어요?"

       지금 생각해봐도 잘 말씀드렸다 싶다. 내 주변만해도 친정엄마처럼 '나 하나가 무슨 힘이 있어?'라는 생각으로 환경문제에 대한 이해와 동떨어진 채 살림을 하는 주부들이 많다. 그런 많은 주부들에게 저자는 조심스레 지혜로운 해결책을 권하고 있다. 부담스럽게 강조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방법들을 소개하며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골라서 해볼 수 있도록 쉽고 편안하게 우리에게 내밀고 있다. 마치  "이런 방법도 있는데 한 번 해보시겠어요?"라고 묻듯이 아날로그 살림의 4가지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1) 사람에게도 자연에도 해롭지 않은 소재의 물건 선택하기

       2) 재활용보다 재사용하기

       3) 최소한 필요한 물건만 구비하기

       4) 쓰레기 버리는 날짜 체크하기

       이들 중 3번이 제일 잘 안 지켜지고 있는데 이참에 제대로 미니멀리스트가 되어보고자 한다. 꼭 필요한 만큼만 구입하다보면 버리는 쓰레기 양도 점점 줄어들겠지? 이렇게 아껴야 할 곳에 아끼고, 써야할 곳에 제대로 쓰다보면 언젠가 나도 이런 '아날로그' 속에서 살림의 참맛을 느끼리라 믿는다.

        어제 폭폭 삶아서 널어 둔 소창행주가 빨래건조대에서 얌전히 건조되고 있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아진다. 나도 점점 '아날로그 살림'의 재미를 느껴가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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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도 때론 혼자이고 싶다 - 혼자여서 고맙고 함께여서 감사한 순간
온기 지음 / 바이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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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웹서핑을 하던 중 우연히 눈이 가는 전시회 홍보물을 봤다. '행복을 그리는 화가 에바 알머슨' 전시회가 대구에서 열린다는 내용이었다. '에바 알머슨'이 누군가 싶겠지만 그녀의 대표 그림만 봐도 "아~! 그 그림 그린 사람이 에바 알머슨이야?"라고 할만큼 그녀를 상징하는 대표 그림은 너무나도 유명하다.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사람좋은 표정을 띤 한 여자의 머리카락이 꽃으로 가득 장식된 그림........  여기 저기 광고로도 많이 사용되는 그녀의 그림은 볼 때마다 나 역시 입가에 미소를 띠게 된다. 사람을 기분 좋게 해주는 묘한 힘을 가진 그림이라고나 할까? 그런데 이 책의 표지그림을 보는 순간 에바 알머슨의 그림이 떠올랐다. 표지를 장식하는 눈 감은 여자의 머리에 하얀 꽃들로 가득한 이 그림이 에바 알머슨의 그림과 참 많이 닮았다는 생각에 책을 읽기도 전에 마음이 편안해져 옴을 느꼈다. 그 편안한 마음을 가지고 책장을 펼쳐서인지 내용이 술술 넘어갔다. 읽다가 잠시 책을 엎어두고 차 한 잔을 마시고 왔더니 학교에서 돌아온 둘째 아이가 나에게 묻는다.

      "엄마......... 요즘 힘들어?"

      "아니, 왜?"

      " 그런데.....왜......이런 책을 읽어? 엄마 고민있어?"

      "......................."

     웃음이 터졌다. 초딩 딸아이가 받아들이기엔 이 제목이 무겁게 와 닿았나보다. '엄마도 때론 혼자이고 싶다'는 책제목을 문자 그대로 이해했기에 아이에겐 걱정스런(?) 책으로 와닿았던 모양이다. 사실 난 이 제목이 너무 맘에 들었다. 제목만 읽었는데도 공감받는 기분이 들 정도였으니 말이다.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엄마, 누군가의 며느리로 살아가는 게 녹록치만은 않은 세상이니 가끔은 정말 혼자서 오롯이 24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을 가져본다. 엄마이기 전에, 아내이기 전에 나도 한 여자라는 사실은 왜 다들 몰라줄까 싶어 속상할 때도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그러했기에 난 이 책의 제목부터 너무 맘에 들었다. 100점 만점에 100점 주고 싶을 정도라면 말 다했지 싶다.



       지은이 온기는 나랑 참 많은 부분이 닮아서 더 공감이 많이 갔다. 엄마의 케어를 받는 게 아니라 오히려 엄마를 챙겨줘야 했던 어린 시절, 원만한 사이이지 못하셨던 부모님, 사춘기 아들로 인해 숱한 날들을 속 끓이며 눈물로 보낸 일들 등의 일화들을 보며 묘한 공감에 나도 모르게 눈물을 적시는 장면들도 있었다. 나도 저자와 비슷한 상황이 많았기에 어린 시절부터 철이 일찍 들어 3명의 동생들을 챙기다보니 더 애어른이 되어버린 내 모습이 그녀의 모습과 오버랩이 되었다. 뭐든 열심히 최선을 다하서 해내고야 마는 근성 역시 나와 같았다. 그랬기에 자식에게 더 많은 열정을 쏟았고, 그 열정은 끝내 애증이 되어 돌아오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것조차 같았다. 마치 내 얘기를 보는 것만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물론 그녀의 원가정과 나의 원가정이 가진 문제의 장르는 달랐지만 그 문제로 인해 가정이 화목하지 못했고, 그런 가정 속에서 절대부족한 행복을 누렸기에 그녀도 나도 결혼 이후 생겨난 가정과 자식에게 더 많은 공을 쏟고 기대를 걸었는지도 모른다. 물론 나는 아직 아이가 어려 저자와는 조금 다른 자녀고민으로 힘들어하지만, 그래도 사춘기라는 공통분모가 있기에 그녀의 고통이 얼마나 컸을지 충분히 짐작이 된다. 그녀가 아들에게 쏟아부었다는 말을 나도 딸아이에게 야멸차게 쏟아부었으니 말이다. "너도 결혼해서 너랑 똑같은 딸 낳아봐!!"라고 얼마나 많이 외쳤는지 모른다.



       저자와 서로의 아픔과 어릴 적 상흔들을 서로 달래주듯 책을 읽다보니 어느 새 나도 힐링이 된 기분이다. 누군가에게 털어놓은 것도 아닌데, 나와 비슷한 그녀의 이야기를 읽었을 뿐인데 서로 교감하며 읽은 묘한 기분이다. 더군다나 책을 다 읽고나니 내가 이 책의 제목을 제대로 오해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진정한 혼자는 진짜로 혼자임을 받아들여야 하지만 고독하고 외롭다고 느껴지면 그것은 이미 누군가와 함께하고 싶은 욕망의 숨은 그림자일 뿐이다.

       나에게 있어서 '혼자'는 어쩌면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 뒤켠에 숨어있는 그리움이자 잠시 쉬어가는 휴식처 같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 본문 239쪽 인용 -

        저자가 말하는 '혼자'의 의미는 'alone'이 아니었다. 'miss'였던 것이다. 너무나도 그리움으로 가득찼고 이런 모습을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기에  '혼자'이고 싶다고 반어적으로 표현했을 것이리라 짐작해본다.



       내가 만약 저자를 만날 수 있다면........ 이야기 할 수 있다면......... 꼭 얘기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 너무 잘해왔어요. 어린 시절때도, 어른이 되어서도, 지금도 너무 잘 하고 계셔요~!!!"라고 말이다. 어린 시절부터 야무지게 홀로서기를 해 온 그녀에게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많이 외로웠을 그녀를 안아주고 싶다. 등을 토닥토닥 두드리면서 꼬옥 안아주고 싶다. 이제는 그녀의 앞날이 평안함과 행복함으로만 가득하길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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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수면 사용 설명서 - 잠만 잘 자도 15kg 빠지는 숙면의 비밀
도모노 나오 지음, 이해란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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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표지 옆 책날개를 펼쳐드는데 재미있는 체크리스트가 눈에 들어온다'숙면 여부를 판단하는 7가지 포인트'인데 이 중 하나라도 "NO"라고 대답한다면 제대로 된 숙면을 취하지 못한다는 증거라는 것이다.  이런 체크리스트 좋아하는 나의 취향을 어찌 알고 이렇게 책을 읽기도 전에 준비해 두셨는지 책에 대한 호감도가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7가지의 체크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1) 알람을 듣고 한 번에 일어날 수 있다.

        2) 어깨나 허리가 배기지 않고 가뿐하다.

        3) 아침에 일어나면 배가 고프다.

        4) 다크서클이 없고 안색이 밝다.

        5) 매일 아침 화장실에 간다.

        6) 출근길 지하철이나 오전 회의에서 졸지 않는다.

        7) 휴일에도 평일과 비슷한 시간에 일어난다.

      자가테스트 결과, 나는 4번, 7번 두 개의 질문에서 "NO"라고 대답했기 때문에 이미 숙면을 취하지 못함을 확실히 깨닫고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숙면의 노하우를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하며 말이다.



       이 책은 모두 5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장의 제목들이 아주 솔깃하게 독자를 이끈다. 

               제1장 - 잠을 소중히 여기면 일상이 바뀐다.

               제2장 - 몸을 지키는 수면법

               제3장 - 아름다워지는 수면법

               제4장 - 활기찬 낮을 위한 수면법

               제5장 - 마음을 지키는 수면법

       이 중 개인적으로는 2장과 3장의 내용이 궁금했다. 몸을 지키고 아름다워지는 수면법이라니, 여자라면 누구나 다 그렇지 않을까 싶다.



       저자는 자신에게 알맞은 수면 시간을 찾기를 권고한다. 그리고 구체적인 방법으로 스케줄러나 수면 일지를 활용하여 '취침 시간'과 '기상 시간'을 적으라고 한다. 이 기록을 2주간 지속하면 '수면의 현황'이 드러나고 자신에게 맞는 수면 시간과 수면 리듬이 보인다고 한다. 그러고 난 후 '실제로 잔 시간 /잠자리에 머무른 시간 * 100'이라는 공식으로 '수면효율'을 구해서 85점 이상이 나오면 일단 수면 효율에서는 합격이란다. 그래서 당장 나의 취침 시간과 기상 시간을 메모하기 시작했다. 들쑥날쑥 매일 다르긴 하지만 나만의 수면패턴을 찾을 때까지 계속 기록하고 메모할 예정이다. 늘 피곤에 절어 지내는 날과 안녕을 고하고 싶기 때문이다.

        자기전 따뜻한 물에 목욕을 하길 권하고 있는데, 시간이 없을 때는 '3목'이라도 따뜻하게 하라고 한다. 여기서 3목이란 목, 손목, 발목을 말한다. 목은 머리와 몸을 잇는 두꺼운 경동맥이 지나는 부위라서 따뜻하게 해주어야 하며, 손목과 발목은 여름이든 겨울이든 따뜻하게 유지해야 숙면을 취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겨울이면 늘 수면양말을 신고 사는데, 앞으로도 더 잘 챙겨 신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수면 미용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호르몬인 '성장호르몬'과 '멜라토닌'이 잘 분비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한다. 성장호르몬은 수면 첫 3시간 동안 숙면해야 충분히 분비되는 최고급 천연에센스이고, 멜라토닌은 오전 0시~3시 사이에 왕성히 분비되는 호르몬으로서 숙면을 촉진할 뿐 아니라 성장호르몬의 분비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따라서 '오전 0시까지는 잠들어서 첫 3시간 동안 깨지 않아야' 수면 미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건강상식 및 생활패터 수정에 관한 조언들이 상세히 소개되어 있다. 잠만 잘 자도 건강해지고, 예뻐지고, 살도 빠진다니 하나씩 도전해봐야겠다는 의지가 샘솟는다. 침대 곁에 두고두고 읽으면서 늘 꿈꿔오던 숙면을 이루어봐야겠다. 이 책에서 배운 몇 가지 방법을 침대에서 실천하다보면 더 건강해지고 예뻐질 모습을 상상해보며 지금 당장 침대로 가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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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영어 문화 수업 - 플로리다 아 선생의 미국 영어 문화 수업
김아영 지음 / 사람in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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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창시절부터 늘 영어는 나의 관심분야였다. 중학교 1학년이던 그 해, 처음으로 영어를 배우던 기억들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영화에서나 듣고 보던 영어를 내가 말하고 듣고 익힌다는 사실에 난 영어의 매력에 금방 빠져버렸다. 그렇게 시작된 나의 영어공부는 40대가 된 지금까지도 이어져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력은 늘 고만고만하다는 게 참 미스테리다. 어쩜 그렇게 실력이 늘지를 않는지 말이다. 그래서 영어공부에 관한 책이라면 어떻게 해서라고 읽어보려고 노력하던 중 '미국 영어 문화 수업'이라는 책을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인 '플로리다 아 선생님'은 김아영이라는 본명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 플로리다 주립대학교에서 영어 교사 자격증 과정과 영어 교생 실습 과정을 강의하는 교수님이다.  한 때 유시민 작가의 인터뷰 중 '지식의 소매상'이라는 단어에 영감을 받아서 자신이 몸 담고 있는 분야에 대해서만이라도 '지식의 소매상' 역할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된다. 그리고 결국 본인의 전공인 언어 교육 분야에서 글을 쓰고 여러 권의 책까지 펴게 되었다고 한다. 참 멋진 분이다 싶다.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이렇게 꿈을 찾게 되고 그 꿈을 찾아 도전하는 사람들을 보면 나이를 불문하고 '기특하다'라는 생각이 들며 존경심이 생겨난다.

       

        저자는 미국문화, 미국인들이 말하는 방식, 영어를 공부할 때 생각해 볼 것들, 사회문화적 측면에서 본 미국의 모습들 등 총 4가지의 큰 주제 하에 글을 써나가고 있다. 아무래도 미국에서 거주한 경력이 많다보니 실제 생활에서 경험한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비롯해서 따끈따끈한 최근의 경험담까지 다채롭게 소개하고 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나 영어문화권 상식을 몇 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 높임을 표현하는 단어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나 격식있게 표현하는 화법이 따로 있다.

        - 글을 쓸 때 격식을 갖추고 싶다면  직접의문문 보다는 간접의문문으로, 현재보다는 과거시제로 쓴다.

        - George Washington'이라는 고유명사는 정직함이나 솔직함의 대명사로 쓰이기도 한다.

        -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상대가 누구든 그를 존중해야 하며,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면서 대화

          해야 한다는 생각을 거의 강박관념처럼 가지고 있다.

        - 상대방에게 미안한 상황이라면 절대 웃어서는 안된다. (자신을 비웃는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단다)

        - 미국인들은 외모에 대해서나 자신의 불쾌한 기분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는다.

        - Raincheck'이란 날을 잡고 야외 놀이 공원을 갔는데 하필 비가 올 경우, 비 때문에 제대로 즐기지 못한 고객들을 위해서 다음에 날씨가  좋을 때 다시 한 번 더 올 수 있도록 주는 무료입장권이다.

         (그러나 영국문화권에서는 없는 표현이다)

        - 영국에서는 냅킨이라는 단어가 주로 여성들이 사용하는 생리대(sanitary napkin)라는 의미로 쓰인다.


        저자는 강조한다. 자신의 분야에서 이론과 경험을 모두 균형 있게 갖추고 있는 백종원 씨가 요리를 하는 방식으로듯 영어를 대하라고 말이다.

         영어를 이루는 기초 재료인 문법과 단어, 그리고 발음 등을 꼼꼼하게 공부하는 동시에 이 재료들을 요리해서 원어민과 대화도 나눠 보고 혼자서 글도 써 보는 것이다. 이렇게 열심히 공부해서 이해한 지식의 재료로 연습과 경험을 쌓고 또 쌓다 보면, 어떤 상황에서 어떤 재료의 조합이 최상의 맛을 내는지 탁! 하고 감이 올 때가 있다.

                  - 본문 179쪽 인용 -

        뭔가 감이 온다. 신선하고 질 좋은 재료들을 가지고 다양한 요리법을 통해 맛깔나는 음식을 만들어내는 백종원 씨의 요리처럼 나에게 있는 영어 재료들을 잘 손질하여 다양한 과정을 거쳐 말하기, 쓰기 등을 해보며 나만의 영어 실력을 만들어가라는 것이다. 거기에다 영미권 지역의 문화까지 잘 알아둔다면 이젠 원어민과의 대화도 덜 부담스러울 것이고, 해외로 여행을 가서도 조금은 더 자유롭고 편하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앞으로도 계속 영어에 관한 관심을 놓지 않고 매일매일 조금씩 '영어요리'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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