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여행, 바람이 부는 순간 - 퇴직금으로 세계 배낭여행을 한다는 것
이동호 지음 / 세나북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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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펼치기 전에 표지에 씌어있는 부제를 보고 나는 한참 생각에 젖었다. 부제가 뭔고 하니 '퇴직금으로 세계 배낭여행을 한다는 것'이었다. 한때  '퇴직하고 여행 떠나기'가 유행처럼 번질 때가 있었다. 서점에 가면 여기 저기에서 '나 퇴직하고 여행 다녀왔어요~!', '나 퇴직금으로 여행 다녀왔어. 부럽지?', '너 아직도 그 직장 다녀? 나처럼 그만 두고 멋지게 여행이라도 다녀오는 게 어때?'라고 말을 거는 듯한 책들이 가득하던 때가 있었다. 부러우면 지는 거라고 누가 그랬던가? 괜히 그 책들의 저자가 위대해 보임과 동시에 나는 한없이 초라해 보여서 애써 그 코너를 그냥 지나치곤 했었다. 그런데 내가 마음이 좀 자랐는지, 나이가 들었는지 이 책의 표지를 보는데 예전의 그런 옹졸한 마음은 사라지고 없고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찍은 표지 사진의 시원함에 일단 눈을 뺏겼고, '퇴직금으로 세계 배낭여행을 한다는 것'이라는 부제에 마음까지 빼앗기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내 나이쯤 되었을 때 내릴 수 있는 '퇴직금'의 정의는 '온 가족이 나눠써야 하는 생활비'인 반면  '퇴직금이란 나를 위해 아낌없이 투자할 수 있는 돈'이라고 정의내리고 있는 저자의 젊음과 패기, 용기가 한없이 부럽고 멋졌다. (feat. '왜 나는 그 시절 그런 생각을 못했을까' 하는 아쉬움)

 


 

          저자는 10년간 직업군인으로서 안정적인 생활을 하던 중 갑자기 군을 떠났다.

         " 내 나이 스물여섯. 마음속엔 이제 나도 뿌리를 내려야 한다는 조바심이 분다. 지난 10년, 울타리가 되어주고 많은 배움을 주었던 군 생활을 마무리하고 새롭게 길을 나선다. 지금의 현실에 머무는 것은 정착이라는 느낌보다는 퇴보라는 강렬한 생각이 가슴 깊은 곳에서 끝없이 솟구쳐서 견딜 수가 없었다. 군대에서의 삼십 년을 상상해 보았다. 그 모습은 너무도 서글프고 내가 진정 원하는 나의 삶이 아니었다.

                                                        (중간 생략)

           내 안에서는 새로운 만남과 배움, 그리고 새로운 삶에 대한 막연하지만 분명히 욕망이 나를 향해 손짓하고 있었다. 광활한 평원, 쏟아지는 비바람을 온몸으로 맞고, 느낌이 다른 햇살 아래를 한없이 걷는 나를 꿈꾼다."

                                                      - 본문 48~49쪽 인용 -

         저자는 뒤늦은 성장통을 앓고 있었던 것 같다. 아니면 사춘기 시절 1차 성장통을 앓은 후 2차 성장통이 찾아온 건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그랬던 그가 존경스럽다. 대다수의 사람들도 저자와 같은 생각을 하며 점점 진짜 어른으로 성장해간다. 그러나 현실과 타협하고, 애써 핑계거리를 찾으며 익숙한 현재의 모습에서 굳이 다른 모습으로 변화를 시도하려고 하지 않는다. "다들 그렇게 사는거지 뭐."하며 현실속에 주저앉을 때가 많다. 나역시 그러했다.  그런데 저자는 인생의 변화를 시도하며 그 출발점으로 배낭여행을 택한 것이다.

           " 이 여행이라는 산 너머에 내일의 내가 있을 것이다. 그곳을 향해, 지금 만나러 가고 있다. 하루하루 지날수록 한국에서 멀어지고 있지만 한 걸음 한 걸음 가까워지고 있다. 우리는 현재에 살지만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존재이므로."

                                                  - 본문 49쪽 인용 -



 

         결국 전역을 말리시는 부모님을 설득하지 못하고 전역 통보만 알려드리게 되는데 그 이후로 아버지와 멀어지게 되었단다. 누구의 지지와 격려도 받지 못하던 그 때 저자는 유서를 써두고서는 배낭을 메고 러시아로, 유럽으로, 아프리카로 여행을 다녔다고 한다. 그렇게 여기 저기를 여행하며 보낸 시간이 무려 297일이라고 한다. 1년에서 68일 모자라는 일수이다. 거의 1년을 집밖에서 생활한 것이다. 여행사를 통한 편안한 여행도 아니요,  몇 개월에 걸쳐 공부하고 준비한 알찬 자유여행도 아닌 그야말로 일상에서의 '도피'같은 여행을 떠난 셈이다. 이 무렵 저자는 무척이나 두려웠다고 고백하고 있다.

         "여행이라는 게 즐겁고 유쾌한 것만은 아니라는 것도 배웠다. 고독했다. 나에게 있어 여행은 외로움을 이겨내는 과정이었다. 이 사실을 알기 전까지 나는 끊임없이 나를 잃어야 했다. 매일 새로운 환경, 새로운 사람들 속에서 나를 새롭게 만들고 정의해야 했다. 울타리를 넘어가 미지에 맞선다는 것, 쉽지 않은 일이었다. 나를 잃게 되는 건 아닌지, 아무것도 아닌 여행이 되는 건 아닌지 두려웠다. 여행을 하면서도 여행이 무엇인지 몰랐다. "

                  - 본문 8쪽 인용 -

          그래도 저자는 귀한 선물을 이미 받은 상태였다. 정작 당사자들은 뭐라고 말할 지 모르겠으나, 독자인 나의 입장에서 봤을 때 저자는 무엇보다 소중한 친구 '영제'와 함께 여행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인디언 말로 '친구'는 '나의 슬픔을 자기 등에 업고 가는 사람'이라고 하지 않던가? 삶의 막다른 길에 도달했을 때, 출구도 없어보이는 어두운 터널을 지날 때, 지친 내 어깨를 토닥여 주고, 힘 빠진 손을 살며시 잡아주며 그 어두운 터널을 함께 지나가주는 그런 친구가 한 명만 있어도 그 사람은 성공한 사람이다. 저자는 그런 '영제'와 늘 함께 했으니 그보다 더 큰 선물이 어디 있을까? 오랜 시간을 함께 여행할 친구가 있는 저자가 몹시도 부럽고 또 부럽다.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저자로부터 의문의 1패, 2패, 3패 등 계속 패할 정도로 저자를 참 많이도 부러워했다.

 


 

           저자는 많은 나라들을 다녀왔다. 러시아를 시작으로 해서 캄보디아, 태국, 인도, 이란, 이집트, 에티오피아, 그리스 , 베트남, 몽골 등 수많은 나라들을 다녀왔으며 단지 보고, 듣고, 맛보고, 즐기는 여행만 한 것이 아니라 '공정여행'에 관해서도 생각하는 제법 속깊은 여행자로서의 면모도 갖추고 있었다.

        " 내가 만난 캄보디아의 현실. 5달러씩 주고 사 먹었던 밥은 현지인은 비싸서 사 먹을 수 없는 밥이었다. 그렇다면 그때까지 내가 먹은 밥은 뭐라고 불려야 하는 걸까. 그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모를 밥을 먹으며 했던 내 여행은 과연 무엇일까? 맛집을 찾아가 먹을 생각만 했지 음식을 만든 요리사의 삶은 나의 관심 밖이었고, 그곳에서 일하는 종업원의 궁색한 형편을 나는 알지 못했다. 시장에서 물건값 깎을 생각만 했지 그 수공예품을 만든 장인의 마음은 보지 못하는, 그럴듯해 보이지만 진짜 알맹이는 없는 그런 여행이었다.

                                        - 본문 36쪽 인용 -

         저자는 여행을 다녀온 후에 후회를 했다고 한다. 더 겸손하게 그들 삶의 깊숙한 부분을 들여다보지 못했음을 무척이나 후회하고 있었다. 저자소개에 나와있는 사진속의 웃는 모습을 보고 참 선하게 생긴 사람이라는 첫인상을 가지고 있었는데, 마음은 더 예쁜 총각이다. 정말 여행은 산교육이 맞나보다.



         본문은 시종일관 간결하고 산뜻한 말투로 지루함을 느낄 새도 없이 진행된다. 그러나 절대 가볍지 않은 저자의 말투에는 한 인간의 고뇌와 번민 끝에 곰삭은  '인생의 여행자'만이 풍길 수 있는 진한  사람냄새가 묻어있어서 좋다. 그리고 어디서도 듣거나 보지 못했던 젊은 귀농 총각의 인상적이고도 신선한 표현들이 오래오래 머릿속을 맴돈다.

         '꿈을 꾼다' 그건 우리가 미래의 우리에게서 꿈을 꿔(Barrow)온다는 말이다. 하루하루 충실히 빚을 갚아 나간다면 미래의 우리를 만날 수 있다는 말일지도 모른다. 여행을 다녀온 나는 나를 만났을까? 물론이다. 그리고 새롭게 갚아야 할 빚이 또 생겼다. 넘어야 할 산도 생겼다. 만나고 싶은 내가 있다. 나는 여전히 나를 만나러 가고 있다. 미래의 나와 지인들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지금, 만나러 간다.

                                      - 본문 49쪽 인용 -



 

        책을 읽기 시작해서 한 자리에 다 끝내버릴 정도로 너무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마지막 장을 넘길 때는 뒤에 더 남은 게 없다는 생각에 아쉬운 마음이 들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렇게 서운한 마음으로 마지막 장을 넘기는데 세상에~!!!!!   'QR 코드로 보는 여행'이라는 부록이 있는 게 아닌가?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열어 보니 저자가 유튜브에 올려둔 동영상이 재생되었다. 본문에서 읽었던 내용들이 동영상으로 재생되니 더 반갑고 또 하나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깜찍한 독자선물 같았다. 아직 구독자는 얼마 안 되는 유튜브 채널이긴 하지만 이 책으로 인해 구독자도 점점 늘어나리라 믿는다.

       이번 겨울방학은 큰딸 뒷바라지 하느라 어디도 못가고 방콕해야하는데, 저자가 남겨준 이 QR 코드들 덕분에 심심할 때나 여행이 몹시도 가고 싶을 때 나의 허한 마음을 달랠 수 있을 것 같아 저자에게 무한 감사를 보낸다. 남은 방학동안 두어 번 더 읽고 동영상도 보면서 여행의 대리만족이라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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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독서평설 2020.1 독서평설 2020년 1월호
지학사 편집부 지음 / 지학사(잡지)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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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도판 중학독서평설)                       (2019년도판 초등독서평설

 

       우리집 책꽂이의 모습을 찍어봤다. 왼쪽 사진은 중학생인 큰딸의 책꽂이 모습, 오른쪽 사진은 초등학생인 작은 딸의 책꽂이 모습이다. 이렇게 가지런히 꾲혀있는 모습만 봐도 이 엄마는 배가 부르고 입가에 미소가 절로 지어지는데, 우리집 공주님들은 본인의 필요가 아니라 엄마가 일방적으로 주문했다고 생각해서인지 사실 그렇게 즐겨보지를 못했다. 다행히도 동물에 관심이 많은 초등학생 둘째는 뒤늦게 동물 관련 소식이 매달 연재되고 있음을 알고서는 그 코너를 기점으로 해서 점점 읽는 범위를 넓혀나갔다. 그런데 아직도 사춘기 소녀인 큰딸은 마지막 호가 올때까지도 시큰둥했다. 사실 독서평설 정기구독을 신청한 주 목적은 곧 고등학생이 될 큰놈을 위해서인데 이 녀석은 콧방귀만 뀔 뿐 새책처럼 책꽂이에 고이 모셔두기만 하기에 참 많이 속상했다. 아쉬운대로 내가 읽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큰놈이 더 밉기 시작했다. 책이 재미없고 구성이 허접했다면 덜 미웠을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알찬 구성에 그 달의 이슈를 바탕으로 써내려간 기사들, 각 장르를를 불문한 문학과 비문학 읽을거리들, 무엇보다 중요한 최신 입시관련 정보 등이 빼곡히 실린 이 좋은 책을 강 건너 불 구경 하다니!!!  지금 최대한 많은 정보를 모아서 취사선택해야 할 사람이 누군데, 정작 본인은  책표지만 그냥 쓰윽 보고는 고이 꽂아두시니 내가 괜히 앞서갔나 싶어 무던히도 속상해 했던 2019년이다.

       그런데 얼마 전 휴대폰으로 문자가 왔다

        이제 큰 아이는 고등학교 교재를 주문해야 하는데 주문을 해도 작년처럼 올해도 그냥 책꽂이에 장식만 해두면 어쩌나 싶어서 고민하던 찰나 2020년 1월호 고교독서평설을 먼저 아이에게 보여주기로 했다. 작년과 다른 건 그냥 주면서 보라고 하지 않고, 일부러 아이에게 과제를 던져주며 읽게 했다.

      " **아!  이 책 한 번 볼래? 엄마가 이 책을 출판사에서 선물로 받았는데 이 책이 어떤 점이 좋은지, 어떤 점이 좀 아쉬운지, 제일 좋았던 기사가 무엇인지, 더 넣었으면 좋겠다 싶은 내용이 무엇인지 등등등 좀 알려줘야 하거든? 너가 먼저 한 번 읽어보고 엄마한테 얘기 좀 해줄래?"

      하고 큰아이에게 책을 건넸다. 혹시라도 중등 책들을 볼 때처럼 또 시큰둥하진 않을까 싶어 조심스레 건넸는데, 내가 상황설명을 하고 특별과제를 주듯 읽어보라고 했더니 이 녀석이 책상 앞에 앉아서 꼼꼼이 한 장, 한 장 분석하듯(?) 읽어나가는 것이 아닌가? 뜻밖이었다. 그러면서 문득 반성이 되는게 '작년에는 아이랑 아무런 상의도 없이 그냥 일방적으로 갖다줬던 게 불만이었을까?' 싶었다. 그래서 그렇게 나몰라라 했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작은 일거리(?)를 부과한 과제를 툭 던지며 책을 건네줬더니 책임감 있는 맏이답게 묵묵히 처음부터 끝까지 진중하게 읽어나갔다. 1시간이 흘렀으려나? 아이가 책을 되돌려주더니 하는 말!

       " 엄마! 이 책 생각보다 재밌는데요? 독서평설 책이 원래 이랬어요? 난 이런 책일 줄 몰랐지!"

      헉! 이건 무슨 소리래? 몰랐다니? 왜 중등 독서평설은 그렇게 외면했냐고 물었더니, 처음 2월호를 받았을 때 자기 스타일이 아니다 싶어서 그 다음부터는 안 열어봤다는 거다. 1년간 책을 바라볼 때마다 이 엄마는 고민하고 있었는데, 이 녀석의 이유는 단순해도 너무 단순했다. 아무튼 생각보다 아이의 반응이 좋아서 바로 인터뷰에 들어갔다. (인터뷰 내용도 필요한 부분이라고 얘기했더니 제법 심각하게 답변을 해주는 아이의 모습에 피식 웃음까지 나왔다.)


   - 아래의 내용은 엄마와 예비고 1학년 학생 신 모양과의 인터뷰를 정리한 내용이다 -

   ( 참고로 신 모양은 고교 독서평설 1월호를 읽기 전까지, 독서평설 책에 관해 반감이

     심한 상태였음을 미리 밝혀둔다.)


     Q : 고교 독서평설 책은 마음에 들었습니까?

     A :  네! 생각보다 재밌어서 놀랐습니다. 독서평설은 원래 재미없는 책인 줄 알았는데, 안 읽어봤으면 큰일날 뻔 했어요.

     Q :  어떤 점이 가장 맘에 들었습니까?

     A :  일단 소재가 다양해서 많은 아이들의 입맛에 잘 맞을 것 같습니다.

     Q :   '다양한 소재'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해줄 수 있습니까?

     A :  제 또래의 학생들이 관심있어하는 주제들이 거의 담겨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문학 파트에 보면 시, 소설, 에세이 등이 골고루 다 있어요.

     Q :  개인적으로 제일 맘에 드는 기사가 있었나요?

     A :  저는 영화리뷰 내용이 제일 맘에 들었습니다. 그 영화를 보고 싶을 정도로요.

     Q :  혹시 아쉬운 점이 있나요? 출판사 측에 건의해서 좀 고쳤으면 좋겠다 싶은 내용?

     A :  못 찾았어요. 아니, 없는 것 같아요.

     Q :  그럼 이 책을 점수 매긴다면 100점 만점에 몇 점이나 될까요?

     A :  음.......90............... 99.9요!

     Q :  번외의 질문입니다. 신 모양께서는 2019년도에 엄마가 1년 동안 독서평설 책을 무상지원(?)해줬음에도 불구하고  왜 제대로 읽지 않았나요?  

     A :  ...........어.......그건...............  처음 책을 제대로 안 읽어봐서 선입견이 생격서 그랬습니다.

          이렇게 재미있는 줄 알았으면 진작에 읽었을거에요.

     Q :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아직 방학이 남아있으니 다 소환(?)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A : 엄마~~~!!!!!!      ----,,----


 

       큰아이가 재밌게 본 영화리뷰 기사이다. 얼핏 읽어보니 내용이 꽤 괜찮은 영화를 소개하고 있었다. 극한 직업의 하나인 택배 기사인 주인공이 회사와 가족 사이에서 겪는 갈등, 그것을 해결하고 싶어 나서는 딸의 이야기가 나에게도 퍽 와닿았다. 한창 예민하고 가족들과 툭탁거리며 종종 우리집 내부의 갈등을 빚어낸는 장본인(?)인 큰아이가 이 영화리뷰를 베스트 기사로 뽑았다는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상영 예정작인지, 이미 상영완료한 영화인지 모르겠으나 아이와 함께 꼭 같이 봐야겠다고 다짐해본다.

 

 

 

  

       책의 목차를 살펴보니 '문화의 창', '2020 시대의 창', '입시의 창', '비문학의 창', '문학의 창'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뒷부분에는 문화소식, 독자참여 코너 등 아이 말대로 다양한 장르를 대표하는 글들이 구석구석 배치되어 있었다. 1권의 책을 통해 이렇게 많은 정보를 얻고, 여기 저기에서 끌어다 놓지 않아도 한 번에 다 읽을 수 있는 여러 종류의 글들은 한창 바쁠 고등학생들에게 참 요긴한 읽을자료로 사용될 것 같다. 마치 매일 집앞까지 배달해주는 건강음료처럼 말이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초등, 중등 독서평설에는 책의 앞 부분에 '독서 다이어리'가 있었는데 이번 고교 독서평설에는 없었다.

 

 

    이렇게 달력에 매일 읽어야 할 분량을 표시해둠으로써 한 달 동안 여유있고 편안하게 볼 수도 있고, 계획적인 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싶은데 고교 독서평설에는 이 코너가 없어서 조금 아쉬웠다. 만약 이 다이어리가 고교 독서평설에도 실리게 된다면 직접 계획을 세워볼 수 있도록 빈 칸으로 놔두어도 좋을 것 같다. 자기 주도 학습도 될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이 정해준 게 아니라, 내가 세운 계획이니 좀 더 지키겨는 마음으로 읽게 되지 않을까 싶다.


 

      독서평설에서 왔던 문자를 다시 찾아봤다. 혹시나 마감일이 써있었나 싶어서 말이다. 뒤늦게 터진 독서평설에 대한 아이의 관심을 보니 올해는 신청 안해야겠다고 다짐했던 마음은 온데간데 없고 내일 날 밝는대로 주문해야겠다 싶다. 언니 덕분에 우리 둘째도 1년 더 보는 걸로!!  2020년에는 독서평설 책이 새책으로 보존만 되지 않고 너덜거릴 정도로 온 데 굴러다니며 아이들 손에서 놀아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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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위한 디도서 당신을 위한 시리즈
팀 체스터 지음, 김주성 옮김 / 두란노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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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을 위한 디도서'......   

    제목만 보는데도 왠지 끌렸다. 제목 그대로 정말 나를 위해 만들어진 책 같은 거룩한 착각......^^

그랬기에 얼른 책을 펼쳐보고 싶었다. 사도 바울이 '참아들'이라고 불렀던 디도에게 쓴 편지가 나에게 어떤 은혜로 다가올지 기대가 컸기에 얼른 책을 읽어보고 싶었다.


                     

       '디도서'를 신약성경의 한 챕터 정도로만 여긴데다가 사실  '디도'에 대해 그다지 자세히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디도'를 검색해보았다. 이름의 뜻이 '공경'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사도 바울이 전도하여 제자로 삼은 헬라인이자 바울의 복음의 동역자'라고 인터넷 지식백과에 소개되어 있는데 이 정도는 나도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성경통독을 여러 번 해봤기에 사도 바울이 디도를 '참아들'로 불렀다는 정도로만 알고 있는게 나의 배경지식의 전부였다. 그랬기에 '신약성경의 대부분이 사도 바울의 서신서인데 그 여러 서신서들 중 하나인 디도서를 가지고 저자는 과연 나에게 무슨 얘길 하려는 걸까?'하는 궁금함이 컸다. 그리고 이 책을 읽도록 모든 상황을 만들어 주시고, 이 책이 내 손에 오기까지 예비하시고 계획하신 하나님께 먼저 감사드리고 어떤 하나님의 뜻이 담겨있을지 기대를 하며 책장을 넘기게 되었다.

      사도 바울이 로마 감옥에서 1차로 석방된 뒤 선교여행을 하게 되는데, 이때 디도와 함께 그레데 섬을 방문하게 된다. 그 후 바울을 디도를 그레데 섬에 남겨두고 떠나게 되는데, 바울은 그레데에 많은 문제점이 있는 지역임을 알고 디도에게 격려의 편지를 써서 복음이 교회에, 특히 교회 리더들에게 깊이 스며들게 하라고 조언을 하는데 이 조언들이 디도서의 내용이다.

      신앙생활을 해보면 제일 어려운 게 전도이다. 용기내어 누군가에게 복음을 전하다가도 혹여나 거절이라도 당하면 너무 부끄러워 '나는 전도 체질이 아니야.'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포기할 때가 많다. 그런데 이 책을 읽던 중 은헤 받은 내용들이 참 많았다.

 


 

        사람들의 반응이 결국 하나님의 손 안에 있다면 왜 우리가 복음을 전해야 하는가? 그러나 바울은 정반대로 생각했다. 바울은 살리시기로 택하신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복음을 전해 줄 사람이었다. 바울은 그 도구로 사용되었다. 바울이 복음을 전하면, 하나님이 택하신 사람들이 그리스도를 믿게 될 것이다. 그 과정이 길더라도 하나님이 택하신 자들을 구원하실 것이다. 바울은 그저 복음을 전하기만 하면 되었다.

                        - 본문 22쪽 인용 - 

    

        바울은 자신의 삶을 다르게 보았다. 그는 하나님이 택하신 자들이 주를 믿게 하는 일에 인생을 걸었다. 하나님이 택하셨으므로 하나님이 그들을 설득하실 것이라고 생각했다. 바울은 택하신 자들을 찾기만 하면 되었다. 그래서 바울은 차별하지 않고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전했다.

                        - 본문 23쪽 인용 -


        전도를 통해 영생이 밝히 드러난다. 우리가 복음을 나눌 때 하나님의 영원한 약속이 나타난다. 당신이 예수님에 대해 말할 때 당신이 거하는 도시에 영생이 나타난다.

                      - 본문 33쪽 인용 -


        하나님은 모든 사람을 구원하지 않으시지만, 모든 종류의 사람을 구원하신다. 따라서 우리도 모든 종류의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우리가 복음을 살아내고 복음을 전할 때 하나님이 택하신 자들이 누구인지 드러난다. 그들이 성령이 주시는 믿음으로 응답하기 때문이다.

                     - 본문 122쪽 인용 -


 

        이 책은 번역서라 조금은 어렵다. 그래도 읽어나가는 동안 하나님이 내게 주시는 메시지가 여기 저기 숨어있는 게 보였다. 책을 읽던 중 특히 내게 말씀하시는 내용은 '그래도 전도하라!'였다. 그레데 섬을 이끌어갈 자신이 없어서 머뭇거리는 디도에게 하나님은 바울을 세워 격려하고 위로하셨듯이, 평소 전도에 자신이 없는 나에게 하나님은 이 책을 통해 용기와 도전을 주셨다. 그리고 더 중요한 한 가지를 말씀해주셨다. 전도와 사역도 중요하지만 가정에서, 일터에서 그리스도를 올바로 나타내며 살아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내 몸이 곧 주님의 성전이고 내가 있는 이 곳이 선교지이니 내 삶을 먼저 경건하게 하고 나면 복음 전하는 일에도 자신감이 생기리라 믿는다. 왜냐하면 나는 주님이 사용하시는 도구이니 주인되신 주님께서 잘 사용해주실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은 소감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이 책 제목은 '나를 위한 디도서'가 아니라 전도의 텐션을 한껏 끌어올려 준 '나를 위한 전도 지침서'였다."라고  

말하고 싶다.  이 책을 읽고 전도에 대해 조금이나마 자신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러하기에 나처럼 전도가 두렵고 복음을 전하는데 큰 부담을 느끼는 그리스도인들에게 꼭 권해주고 싶다. '당신을 위한 디도서'가 여러 그리스도인들에게 '복음전파를 위한 디도서'로 널리널리 퍼져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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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해지는 뇌 과학 독서법 - 뇌과학자가 밝히는 독서를 통한 두뇌 개발법
김호진 지음 / 리텍콘텐츠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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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전 독서법에 관한 책 소개 글을 보다가 '아! 이거야!'라는 반가운 마음에 얼른 온라인 서점에서 책을 주문한 일이 있었다. 이렇게 책 제목을 알자마자 초스피드로 구입해 본 경우가 이제까지 몇 번 있는데, 그 책도 그 몇 번에 추가될 정도로 순식간에 구입을 해버렸다. 바로 [1시간에 1권 퀀텀 독서법]으로 유명한 김병완의 [초서 독서법]이었다.

         "초서독서법은 뇌과학, 심리학, 교육학이 주장하는 가장 효과적인 교육법을 모두 내포한 최고의 독서법으로, 다산 정약용을 비롯해 세종, 레오나르도 다 빈치, 니콜로 마키아벨리, 정조, 마오쩌둥을 천재로 만들었다. 이 엄청난 독서법을 전 세계 역사를 통틀어 가장 잘 활용한 이들이 우리 선조들이고, 그중에서도 가장 탁월한 이가 바로 조선의 선비 정약용이다."

                               - [초서 독서법]에서 발췌 -

         '초서 독서법'이 어떤 독서법이기에 뇌과학, 심리학, 교육학이 주장하는 가장 효과적인 교육법인지 매우 궁금했다. 아직 '초서 독서법'을 읽지 않았기에 어떤 독서법인지 정확히 파악하지는 못했는데, [똑똑해지는 뇌과학 독서법]을 읽고나니 '초서 독서법'이 어떤 독서법인지 조금은 알 것 같다.

        " 초서는 입으로 읽고 눈으로 읽은 다음에 손으로 읽는 독서법이다. 초(抄)는 '노략질한다'라는 뜻으로 '초서'란 '책을 노략질하다'는 의미이다. 즉, 책의 중요한 부분만 노략질하듯이 베껴가며 읽는 방법을 말한다. 필사와 다른 점은 단순히 베끼기보다 자신이 목표하는 것과 찾고자 하는 것을 책에서 발견하고 그것을 옮겨 적는 독서법이다. 다산 정약용은 복잡하게 얽힌 방대한 지식과 학문을 초서 독서법으로 일목요연하게 융합하고 정리하여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였다."

                         - 본문 67쪽 인용 -

          다산은 전략적인 초서 독서법을 통해 지적으로 탁월해졌고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사고력을 가진 뇌로 변화된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변화된 뇌는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다산을  '천재적인 창조자'로 만들었다.



          책을 읽기전부터 제목에 참 끌렸다. '똑똑해지는 뇌과학 독서법'이라........  어떻게 책을 읽으면 뇌가 똑똑해질까 싶어 책의 서문부터 토씨 하나 빠뜨리지 않고 꼼꼼이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저자는 나의 궁금함을 어찌 간파했는지 서문에서 이미 결론을 언급하고 있다.

         " 결론은 이것이다. 독서를 하면 정말 뇌과 좋아진다. 많은 학자가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고, 실제로 독서를 통해 뇌를 좋게 만든 이들은 수도 없이 많다.

           정약용, 세종대왕, 레오나르도 다 빈치, 존 스튜어트 밀,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워런 버핏, 벤저민 프랭클린, 토머스 에디슨은 책을 통해 천재가 되어 인생이 아니라 세상을 바꾼 거장들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어마어마한 독서량이다.

                         - 본문 6쪽 인용 -

         우리 신체의 장기들 중 가장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는 장기가 뇌이다. 우리 몸무게의 2%에 불과한 뇌는 전체 에너지의 20%를 사용한다고 한다. '에너지 먹보'라고 불리는 뇌! 저자는 '뇌가 좋아진다'는 것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 뇌가 좋아진다는 것은 뇌 신경세포들이 연결되는 부위인 시냅스의 연결이 강화되거나 새로운 연결망이 형성되는 방식으로 재배선되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뇌는 새로운 것을 학습하거나 도전할 때 더 활성화된다. 이러한 뇌 기능의 변화와 활성화를 '뇌가 성장했다', '뇌가 발달했다'라는 말로 표현한다."

                       - 본문 15쪽 인용 -

        물론 저자는 독서가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책의 도입부분부터 언급하고 있다. 독서가 뇌를 깨우고, 뇌를 변화시키는 최고의 비법이며 운동을 통해 근육을 단련시키듯, 뇌 근육을 강하게 단련시킬 수 있는 방법은 독서뿐임을 힘주어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은 모두 8개의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PART 1. 독서는 어떻게 뇌를 변화시키는가

         PART 2. 독서로 천재가 된 사람들

         PART 3. 독서로 강대국이 된 나라들

         PART 4. 천재를 만드는 독서의 비밀

         PART 5. 똑똑해지는 학생, 직장인을 위한 독서 두뇌 혁명

         PART 6. God! Teacher를 위한 독서 두뇌 혁명

         PART 7. 위대한 부모를 위한 독서 두뇌 혁명

         PART 8. 뇌를 춤추게 하는 미라클 모닝 독서



       PART 2 에는 독서로 천재가 된 사람들로 세종대왕, 레오나르도 다 빈치, 정약용, 에디슨, 최한기, 이덕무가 소개되고 있는데 8가지 주제들 중 개인적으로 제일 와닿고 따로 필사해 두고 싶을 정도로 나에게 도전이 되는 내용들이었다. 특히 세종대왕과 정약용이 독서를 하며 개인적으로 쓰기까지 함께 한 독서법은 이 시대의 우리가 따라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앞서가는 독서법이다. 책 1권을 100번 읽고 100번 쓴 세종대왕, 읽은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융합하고 정리하여 새로운 지식을 창출해낸 정약용의 독서법은 다독을 비롯해서 초서 독서법까지 두루 아우르는 독서법의 최고 경지가 아닌가 싶다. 정약용의 초서 독서법은 제대로 분석해서 꼭 본받고 싶다.



      다양한 독서법 외에 독서강국이 된 여러 나라들의 독서비법, 효과적인 독서방법, 교사로서 부모로서 아이들에게 지도할 수 있는 독서법 등 이 책에서는 다양한 독서법이 소개되고 있다. 저자분이 현직 교장선생님이신지라 교육 현장에서의 개인적인 경험담도 조금씩 언급된다.

      8년 동안 2,000권의 책을 읽은 저자는 그간 축적된 INPUT을 한 방울이라도 버릴 새라 꼭꼭 짜서 책의 곳곳에 OUTPUT하고 있다. 그 중 희망적인 메시지를 하나 찾았다. 요즘 점점 기억력이 감퇴되어 가는 것 같아 뇌도 늙어간다며 스스로 한탄하고 했는데 저자가 내게 용기를 주는 게 아닌가?

        " 배움은 어린 시절에만 가능하고 어른이 되면 뇌가 굳어서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최근 뇌과학자들과 신경과학자들이 학습은  평생에 걸쳐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육체는 나이가 들수록 노화되지만 뇌는 늙지 않는다."

                          - 본문 42쪽 인용 -

      저자가 서문에서 밝힌대로 독서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뇌도 변하게 하고 더 똑똑한 뇌로 바꾼다. 그러하기에 오늘도 나는 독서를 한다. 저자처럼 1일 1권 독서를 하지는 못하지만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독서로 하루를 열고 자투리 시간에 책을 펼쳐들며 외출할 때는 꼭 가방에 책을 1권 넣어서 나간다. 늘 책을 가까이 하는 나의 습관이 뇌의 노화도 막아준다니 앞으로 더 시간내어 책을 읽어야겠다.

     갑자기 어느 화장품 광고문구를 패러디하고 싶어진다.

     "책 덮지 마세요!  뇌에게 양보하세요~!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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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희열 - 내 삶을 바꾸는 혁신 독서법
이형우 지음 / 북카라반 / 2020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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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니 나도 모르게  "휴우~~~~." 하고 큰 숨을 한 번 내쉬게 되었다. 마치 100미터 달리기를 막 끝낸 느낌이라고나 할까?  내가 좋아하는 서재방에서 내가 아끼는 원목책상 앞에 앉아 여유있고 편하게 책을 읽었는데 왜 숨이 가쁘게 느껴졌을까? 마치 속사포의 속도로 내가 누군가에게 막힘 없이, 쉼 없이 얘기를 들려준 기분이었다. 독자인 내가 숨고르기가 필요했을 정도로 작가의 넘치는 열정과 간절함이 여느 책보다 강하게 느껴지는 책이었다. 평소 '독서'에 관해 관심이 많아서 독서법에 관한 책들을 즐겨 읽는 편인데 대다수의 그런 책들은 쉽고 편하게 잘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이 책은 좀 달랐다. 마치 한 편의 논문을 본 느낌이라고나 할까? '독서'라는 주제와 관련되는 모든 자료란 자료는 이 책 한 권에 다 들어있을 정도로 저자는 '독서'에 관해 아주 계획적이고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참고자료를 첨부했으며 책의 구석구석에 개인적인 생각과 소감 또한 적절한 타이밍에 풀어놓고 있다. 한 마디로 '똑 소리나게 야무진 저자'를 만났다.


 

       이 책의 저자는 대학교에서 물리치료학을 전공하고 얼굴경영학, 한방건강학을 공부해서 현재는 보건소에서 물리치료사로 근무하고 있다고 한다. 군복무 시절 훈련 중 다리를 심하게 다쳐 재활까지 2년여의 시간이 필요하던 그 때 독서를 하며 위로와 용기를 얻는 큰 경험을 했다고 한다. 그 이후로1,000여 권의 책을 읽으며 깨달은 내용을 정리하여 펴낸 책이 이 '독서 희열'이란다. 한 마디로 저자가 읽은 1천 권 가량의 책의 엑기스, 아니 올바른 표현으로 다시 고쳐 말하면 '1천 권 가량의 책의 진액'만 쏘옥 뽑아내어 쓴 책인 셈이다. 그러니 1권을 읽고 났을 뿐인데도 내가 그렇게 숨이 가빴나 보다. 각각의 주제마다 저자가 쏟아내는 정보는 실로 다양했다. 독서를 통해 저자가 얻게 된 지식으로 축적된 정보 외에도 개인적인 경험이 곳곳에 녹아들어있다보니 단지 독서법 강의책이 아니라 한 사람의 '피, 땀, 눈물'이 녹아든 산 경험들이라 어느 것 하나 버릴 게 없었다.

     " 제대 후 남는 시간은 오롯이 회복에 초점을 맞췄다. 굳은 관절을 제대로 구부리고 걷기 위해 2년여의 시간이 필요했다. 운동과 독서가 삶의 주축을 이루었다. 책은 어린 시절 아픈 배를 쓰다듬어 주시던 어머니의 손길을 담았다. 포물선을 그리며 한 장 한 장 넘어갈 때마다 책은 상처받은 영혼의 살결을 살며시 문질러 주었다. 책장 위에 한숨을 가득 싣고 눈물을 왈칵 쏟아낼 때도 책은 말없이 삶의 찌꺼기들을 받아내주었다. 언제나 자기 자리를 지키며 나를 기다리다가 언제든 나를 만나면 반갑게 인사하는 지기(知己)였다."

                                - 본문 175~176쪽 인용 -

      "집에서 은평까지는 왕복 4시간이 걸렸다. 처음에는 힘들었는데 생각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직장에서 독서 시간을 하루 4시간씩 마련해준 거라고 여겼다. 첫차를 타고 다니다 보니 깜빡 졸 때는 고양시까지 갔다. 이때부터 자리가 있든 없든 지하철에서 서서 책 읽는 습관을 들였다. 적당한 각성과 리듬, 백색 소음이 움직이는 독서실을 만들어주었다. 하루에 한강을 두 번씩 건너며 독서 시간도 점차 깊어갔다.

                                - 본문 238~239쪽 인용 -


 

       그리고 저자는 그냥 읽기에서 그치지 않고 직접 글을 써보라고 독자들에게 권한다. 저자는 '소중한 책 읽기 시간에 가치를 더하기 위해서는 독서 내용을 글로 남겨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다. 그냥 책을 읽기만 한 것과 책을 읽은 후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서 글로 쓰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음을 힘주어 강조하고 있다.

         " 독서는 독자가 '작가'라는 타자와 마주하면서 이전보다 열린 생각을 가지도록 한다. 글을 쓰면 그 생각을 더욱 가다듬을 수 있다. 더 오래 기억할 수 있다. 더 효율적으로 응용할 수 있다."

                            - 본문 198쪽 인용 -

       구체적인 방법으로 책에서 중요한 부분을 독서 노트에 써두는 책읽기인 '초서 독서법'과 서평 쓰기를 소개하며 꼭 해보길 권하고 있다. 그러면서 저자는 글을 잘 쓰기 위한 4가지 원칙을 소개한다.

            1. 일단 쓴다.

          2. 지금 쓴다.

          3. 계속 쓴다.

          4. 다시 쓴다.

      맞는 말이다. '일단 써야 한다'에 크게 공감한다. 나 역시 글쓰기를 좋아하는 편인데, 문득문득 글감이 떠오르거나 쓸거리가 떠올랐는데, '나중에 쓰지 뭐.'하고 미룬 것 치고 나중에 기억나서 쓴 게 하나도 없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기에 순간적으로 떠오른 심상이 금방 사라지는 건 당연하다. 그리고 꾸준히 계속 써야 할 것이며  무엇보다 글을 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퇴고'이지 싶다. 고쳐 쓰고 다시 쓰는 활동을 통해 주옥같은 글이 남겨지게 되니 말이다.


         책 한 권을 읽었을 뿐인데 왜 이렇게 속이 든든할까? 마치 정월대보름에 각종 곡물을 골고루 섞어 만든 오곡밥 한 그릇을 든든히 먹은 기분이다. 그리고 독서를 통해 인생의 위기를 넘기고, 독서를 통해 삶의 방향이 결정되고, 독서를 통해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게 된 저자가 참 대견하다. 저자가 책의 '닫는 글'에서 했던 말중에 한 부분의 내용이 계속 머리속에 맴돈다.

          "삶을 꿈꾸기보다 꿈을 살아내는 인생을 만들어 보자. 가슴에 담은 꿈을 이루기 위한 여정, 그 길에 책이 함께하기를 바란다. 책의 향기가 불어오는 곳, 그곳으로 함께 떠나보자."

                        - 본문 283쪽 인용 -  

       거 참! "우리 같이 책 읽읍시다!"라는 말을 어쩜 이렇게도 야무지게 하는지.......    그래, 이제 책읽는 동력도 제법 붙었는데 저자의 말대로 책의 향기가 불어오는 곳으로 또 떠나야겠다. 서재 책꽂이에서 나에게 간택되길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묵은 책들 좀 꺼내러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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