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희열 - 내 삶을 바꾸는 혁신 독서법
이형우 지음 / 북카라반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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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니 나도 모르게  "휴우~~~~." 하고 큰 숨을 한 번 내쉬게 되었다. 마치 100미터 달리기를 막 끝낸 느낌이라고나 할까?  내가 좋아하는 서재방에서 내가 아끼는 원목책상 앞에 앉아 여유있고 편하게 책을 읽었는데 왜 숨이 가쁘게 느껴졌을까? 마치 속사포의 속도로 내가 누군가에게 막힘 없이, 쉼 없이 얘기를 들려준 기분이었다. 독자인 내가 숨고르기가 필요했을 정도로 작가의 넘치는 열정과 간절함이 여느 책보다 강하게 느껴지는 책이었다. 평소 '독서'에 관해 관심이 많아서 독서법에 관한 책들을 즐겨 읽는 편인데 대다수의 그런 책들은 쉽고 편하게 잘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이 책은 좀 달랐다. 마치 한 편의 논문을 본 느낌이라고나 할까? '독서'라는 주제와 관련되는 모든 자료란 자료는 이 책 한 권에 다 들어있을 정도로 저자는 '독서'에 관해 아주 계획적이고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참고자료를 첨부했으며 책의 구석구석에 개인적인 생각과 소감 또한 적절한 타이밍에 풀어놓고 있다. 한 마디로 '똑 소리나게 야무진 저자'를 만났다.


 

       이 책의 저자는 대학교에서 물리치료학을 전공하고 얼굴경영학, 한방건강학을 공부해서 현재는 보건소에서 물리치료사로 근무하고 있다고 한다. 군복무 시절 훈련 중 다리를 심하게 다쳐 재활까지 2년여의 시간이 필요하던 그 때 독서를 하며 위로와 용기를 얻는 큰 경험을 했다고 한다. 그 이후로1,000여 권의 책을 읽으며 깨달은 내용을 정리하여 펴낸 책이 이 '독서 희열'이란다. 한 마디로 저자가 읽은 1천 권 가량의 책의 엑기스, 아니 올바른 표현으로 다시 고쳐 말하면 '1천 권 가량의 책의 진액'만 쏘옥 뽑아내어 쓴 책인 셈이다. 그러니 1권을 읽고 났을 뿐인데도 내가 그렇게 숨이 가빴나 보다. 각각의 주제마다 저자가 쏟아내는 정보는 실로 다양했다. 독서를 통해 저자가 얻게 된 지식으로 축적된 정보 외에도 개인적인 경험이 곳곳에 녹아들어있다보니 단지 독서법 강의책이 아니라 한 사람의 '피, 땀, 눈물'이 녹아든 산 경험들이라 어느 것 하나 버릴 게 없었다.

     " 제대 후 남는 시간은 오롯이 회복에 초점을 맞췄다. 굳은 관절을 제대로 구부리고 걷기 위해 2년여의 시간이 필요했다. 운동과 독서가 삶의 주축을 이루었다. 책은 어린 시절 아픈 배를 쓰다듬어 주시던 어머니의 손길을 담았다. 포물선을 그리며 한 장 한 장 넘어갈 때마다 책은 상처받은 영혼의 살결을 살며시 문질러 주었다. 책장 위에 한숨을 가득 싣고 눈물을 왈칵 쏟아낼 때도 책은 말없이 삶의 찌꺼기들을 받아내주었다. 언제나 자기 자리를 지키며 나를 기다리다가 언제든 나를 만나면 반갑게 인사하는 지기(知己)였다."

                                - 본문 175~176쪽 인용 -

      "집에서 은평까지는 왕복 4시간이 걸렸다. 처음에는 힘들었는데 생각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직장에서 독서 시간을 하루 4시간씩 마련해준 거라고 여겼다. 첫차를 타고 다니다 보니 깜빡 졸 때는 고양시까지 갔다. 이때부터 자리가 있든 없든 지하철에서 서서 책 읽는 습관을 들였다. 적당한 각성과 리듬, 백색 소음이 움직이는 독서실을 만들어주었다. 하루에 한강을 두 번씩 건너며 독서 시간도 점차 깊어갔다.

                                - 본문 238~239쪽 인용 -


 

       그리고 저자는 그냥 읽기에서 그치지 않고 직접 글을 써보라고 독자들에게 권한다. 저자는 '소중한 책 읽기 시간에 가치를 더하기 위해서는 독서 내용을 글로 남겨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다. 그냥 책을 읽기만 한 것과 책을 읽은 후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서 글로 쓰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음을 힘주어 강조하고 있다.

         " 독서는 독자가 '작가'라는 타자와 마주하면서 이전보다 열린 생각을 가지도록 한다. 글을 쓰면 그 생각을 더욱 가다듬을 수 있다. 더 오래 기억할 수 있다. 더 효율적으로 응용할 수 있다."

                            - 본문 198쪽 인용 -

       구체적인 방법으로 책에서 중요한 부분을 독서 노트에 써두는 책읽기인 '초서 독서법'과 서평 쓰기를 소개하며 꼭 해보길 권하고 있다. 그러면서 저자는 글을 잘 쓰기 위한 4가지 원칙을 소개한다.

            1. 일단 쓴다.

          2. 지금 쓴다.

          3. 계속 쓴다.

          4. 다시 쓴다.

      맞는 말이다. '일단 써야 한다'에 크게 공감한다. 나 역시 글쓰기를 좋아하는 편인데, 문득문득 글감이 떠오르거나 쓸거리가 떠올랐는데, '나중에 쓰지 뭐.'하고 미룬 것 치고 나중에 기억나서 쓴 게 하나도 없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기에 순간적으로 떠오른 심상이 금방 사라지는 건 당연하다. 그리고 꾸준히 계속 써야 할 것이며  무엇보다 글을 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퇴고'이지 싶다. 고쳐 쓰고 다시 쓰는 활동을 통해 주옥같은 글이 남겨지게 되니 말이다.


         책 한 권을 읽었을 뿐인데 왜 이렇게 속이 든든할까? 마치 정월대보름에 각종 곡물을 골고루 섞어 만든 오곡밥 한 그릇을 든든히 먹은 기분이다. 그리고 독서를 통해 인생의 위기를 넘기고, 독서를 통해 삶의 방향이 결정되고, 독서를 통해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게 된 저자가 참 대견하다. 저자가 책의 '닫는 글'에서 했던 말중에 한 부분의 내용이 계속 머리속에 맴돈다.

          "삶을 꿈꾸기보다 꿈을 살아내는 인생을 만들어 보자. 가슴에 담은 꿈을 이루기 위한 여정, 그 길에 책이 함께하기를 바란다. 책의 향기가 불어오는 곳, 그곳으로 함께 떠나보자."

                        - 본문 283쪽 인용 -  

       거 참! "우리 같이 책 읽읍시다!"라는 말을 어쩜 이렇게도 야무지게 하는지.......    그래, 이제 책읽는 동력도 제법 붙었는데 저자의 말대로 책의 향기가 불어오는 곳으로 또 떠나야겠다. 서재 책꽂이에서 나에게 간택되길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묵은 책들 좀 꺼내러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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