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줄도 읽지 못하게 하라 - 누가 왜 우리의 읽고 쓸 권리를 빼앗아갔는가?
주쯔이 지음, 허유영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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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상당히 깊이 있는 책이었다. 당연히 호흡도 길어서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읽어내는데 적잖은 힘이 드는 걸 부인할 수 없었다. 마치 오랜 시간동안 숙성되어 제대로 깊은 맛을 내는 묵은지를 먹는 기분이라고나 할까? 영어 사전 한 페이지를 공부한 후 그 페이지를 뜯어먹는 어느 시트콤의 한 장면처럼 나 역시 책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읽어낼 때마다 어찌나 집중하며 읽었던지 시트콤의 그 장면이 연상되며 꼭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뜯어먹어야할 것만 같은 생각마저 들었다. 

  범상치 않은 아우라가 느껴지는 제목에서도 예상했다시피 이 책의 흡인력은 상당했다. 오죽했으면 책을 펼치고 난 이후로는 덮기가 힘들었을정도였으니 말이다.  여러 작가의 작품들을 주제에 맞게 하나씩 소개하고 있는 이른바 백과사전식의 전개방식인지라 연속성이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책을 덮었다가 다시 읽어도 굳이 흐름을 연결할 필요도 없으니 부담스럽지도 않았다. 그런데 막상 읽다보니 '하나만 더 읽고 덮어야지......' 하다가도 또 '하나만 더......', '하나만 더......' 하고서 계속 읽게 되는 중독성 때문에 좀처럼 쉬는 시간을 확보하기가 힘들었다. 이렇게 책을 덮을 수 없을만큼 애를 먹인(?) 흡인력 있는 책 '단 한 줄도 읽지 못하게 하라'는 시작부터 아주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한 마디로 금서는 한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는 거울이자 자유의 수준을 판단하는 잣대다. 금서목록이 길다는 것은 그만큼 사상의 자유가 억압당하고 있다는 뜻이다. 반대로 민주주의의 수준이 올라갈수록 표현의 자유는 확대되고 검열의 권력은 약해진다"

                           - 본문 13쪽 인용 -

    90년대 학번인 나로서는 사실 '금서'라는 말이 낯설다. '금서'라고 하면 영화나 드라마에서 본 1970~80년대 무렵 운동권 학생들이 자기들끼리 몰래 돌려읽고 그러다 경찰들의 불심검문에 걸려서 구치소에 들어가고 하던 장면들이 떠오른다. 이렇듯 나에게 있어서  '금서'란 그 시대에서 버림받은 자식같은 느낌이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같은 억울한이미지가 가득하며 상당히 부정적인 대상으로 여겨지는게 사실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 제일 첫번 째로 소개된 <닥터 지바고>가 금서였을 줄이야.......  학창시절 우리집에 있던 계몽사에서 출판된 <소년소녀 세계명작> 전집 속에 당당히 꽂혀 있던 그 <닥터 지바고>가 금서라니!!!  책, 영화, 심지어 영화 속 삽입음악도 유명해져서 '라라의 테마'는 지금도 초등학생용 피아노 반주곡집의 단골메뉴인데 말이다. 더군다나 <닥터 지바고>의 저자인 파스테르나크는 이 책으로 인해 작가협회에서 제명당했을 뿐 아니라, 그 여파로 2년 뒤에 사망하기에 이른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역시나 우리집 세계명작 전집속에 있었던 <데카메론>, <호밀밭의 파수꾼>, <수상록>, <에밀>, <보바리 부인>이 금서였다는 사실에 적잖이 놀랐다. 그리고 하나 더........  <채털리 부인의 연인>..... 사실 우리집에 있던 전집속의 제목은 <채털리 부인의 사랑>이었다. '사랑'이라는 글자에 단순한 러브스토리인 줄 알고 펼쳤다가 이상 야릇한 분위기로 전개되는 내용에 혼자서 얼마나 얼굴을 붉혔던지 모른다. 중학생이던 그 시절...... 다소 순진했던 그 시절 괜히 부모님한테 들키면 혼날 것 같아서 혼자서 몰래 몰래 그 한 권을 다 읽어낸 추억으로 가득한 그 책마저 금서였다니...... 

이쯤되면 이 책의 저자인 주쯔이가 말했듯이 '걸작'의 또 다른 이름이 '금서'라고 해도 무방할 듯 싶다. '명작'의 또 다른 이름 역시 '금서'이고 말이다.

 

 

 

   이 책은 총 5부에 걸쳐 금서가 된 명작들과 그 작가들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1부.  새로운 세상을 꿈꾸지 말라 - 사회 비판과 대중 선동으로 금서가 된 명작

                                               ( <닥터 지바고​>, <농담>, <암 병동>, <게 가공선>, <우리들>, <직조공들>, <조상의 황혼>, <무엇을 할 것인가>,

                                                 <원숭이의 모험>, <러시아는 누구에게 살기 좋은가>, <파스쿠알 두아르테 가족>, <나에게 손대지 마라>​ )

                                          

   2부.  감히 권위에 맞서지 말라 - 권력층에 대한 비판과 풍자로 금서가 된 명작

                                             ( <악마의 시>, <서부 전선 이상 없다>, <피가로의 결혼>, <데카메론>, <타르튀프>, <위험한 관계>,

                                                <페테르부르크에서 모스크바까지의 여행> )

 

   3부.  다른 생각은 용납할 수 없다 - 자유로운 사상에 대한 통제로 금서가 된 명작

                                             ( <호밀밭의 파수꾼>, <거미 여인의 키스>, <수상록>, <에밀>,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 <살로메>, <율리시스> )

 

   4부.  더러운 욕망으로 사회를 어지럽히지 말라 - 풍기문란이라는 누명을 쓰고 금서가 된 명작

                                                               ( <롤리타>, <악의 꽃>, <보바리 부인>, <채털리 부인의 연인>, <북회귀선>, <워런 부인의 직업>,

                                                                  <파멜라>, <패니 힐>, <사랑의 기술>, <나나>, <리시스트라타>, <가르강튀아와 팡타그뤼엘> )

 

   5부.  어떤 언어로도 출판할 수 없다 - 금서 역사에서의 주요 작가들

                                                   (사드, 푸시킨, 빅토르 위고, 시어도어 드라이저, 윌리엄 포크너, 비트 제너레이션)

 

  금서목록을 보니 학창시절 세계사 시간에 시험에 자주 나오던 <수상록>이 보였다. 르네상스 시대에 관해 배울 때 작가와 작품을 연결짓는 문제에서 자주 보고 들었던 몽테뉴의 <수상록> 역시 금서였다니......

  "요즘 사람들은 미셸 몽테뉴를 16세기 프랑스의 사상가이자 수필가이며 완벽한 고전 작가라고 생각하겠지만 당시 프랑스에서 그는 사상가 중에서는 이단아요, 문학가 중에서는 괴짜였다. 사상이 경직되고 엄숙한 얼굴로 설교할 줄만 알았던 당시 작가들과 달리 몽테뉴는 자기 내면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했다. 그는 '용감하고 유쾌한 회의주의'를 표방했다. <수상록>은 장장 300년 동안이나 로마교황청의 금서목록에 포함되어 있었다" 

                - 본문 211쪽 인용 -

 

 

 

   그리고 몽테뉴에 관련된 내용을 읽다가 너무 와닿은 장면이 있었다. 부럽기 그지없는 몽테뉴의 서재에 관한 묘사였다.

  "몽테뉴의 글은 실제로 지극히 개인적이다. 그가 세상을 떠나기 전 20여 년 동안 유유자적하며 보낸 생활이 담담하게 기록되어 있다. 그의 서재는 저택 한구석에 위치한 원형 탑 4층에 자리 잡고 있었고 창문 3개를 통해 사방의 아름다운 경치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었다. 서재 한쪽에는 천천히 거닐 수 있는 넓은 공간이 있었다. 그는 '은둔하는 곳에는 모두 거닐 수 있는 장소가 있어야 한다', '두 다리가 움직여야 머리가 돌아간다'라고 말했다. 또 '집에 있을 때 나는 주로 서재에서 지내며 대부분의 집안일을 거기서 돌본다. 입구에 앉으면 정원, 사육장, 뜰 그리고 영지의 거의 모든 것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나는 서재에서 이때는 이 책, 저때는 저 책을 아무 순서 없이 뒤적이며 두루 읽는다. 깊은 생각에 빠져 묵상하기도 하고 가끔은 이리저리 거닐기도 하며 생각나는 것을 적어두었다가 나중에 모아 글을 쓰기도 한다'라고도 했다.

              - 본문 213쪽 인용 -

  금서에 관한 내용에 심각하게 몰입하며 책을 읽던 중, 몽테뉴의 서재에 관한 설명을 읽는데 순간, 주제는 온데간데 없고 몽테뉴의 그 비밀스럽고 요새같은 서재가 너무나도 탐이 났다. '나도 그런 곳에서 책을 읽고, 글을 쓸 수 있다면.........', '나에게도 그런 서재가 있다면.........' 하고 잠시 딴 생각에도 빠져보았다.

 

 

  비록 내가 금서목록에 있는 원작들을 다 읽은 것은 아니지만 이 책을 읽고 보니 그래도 그 금서들을 조금씩은 맛본 기분이다. 그리고 그 많은 책들이 억울한 누명을 쓰고 '나쁜 책'이라는 꼬리표를 달게 된 역사적 배경, 사회적 분위기, 그 시대의 유행사조 등에 대해서도 알게 된 것 같다. 시대별로 국가별로 금서가 되었다가 다시 풀렸다가 다시 또 금서가 되었다가, 그러다 어떤 책은 300여 년이 넘도록 금서목록에 수갑채워져 있고 말이다. 심지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부동의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성경은 일부 성도들에게는 금서였다가고 하니 참 아이러니컬하다.

   그래도 명작은 결국 드러나게 되는 법인가보다. 금서목록에서 잠들어 있던 그 작품들이 이젠 어엿하게 고전이 되고 명작이 되어 세계명작전집 속에서, 도서관에서, 서점에서 위풍당당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걸 보면 말이다.

   

   <데카메론>의 저자 보카치오가 남긴 말이 인상깊게 남는다.

   "비열한 사람은 이 말에 담긴 진정한 의미를 절대로 이해할 수 없다. 아무리 좋은 말도 그들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다. 반대로 인격을 갖춘 사람은

   저열한 말을 들어도 그 인격이 더럽혀지지 않는다. 진흙이 찬란한 햇빛을 더럽힐 수 없고, 땅 위의 더러움이 아름다운 하늘에 오점을 남길 수 없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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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는 영어 공부법 - 역전을 꿈꾸는 ‘보통 학생들’을 위한 착한 영어 공부법
이진규 지음 / 위닝북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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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틀 걸렸다.

  소설책도 빨라야 1주일 걸리는 편인데, 이틀만에 다 읽어버렸다. 그만큼 나에게도 간절하고 시급한 내용이었기에 책의 마지막 페이지까지 쉼없이 읽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나는 두 딸아이의 엄마다. 6학년, 2학년 초등학생 두 아이를 키우면서 무엇보다 줌점을 두는 과목이 영어였다. 그래서 큰 아이는 영어유치원도 1년동안 다녀보고, 초등학교 입학후로 줄곧 영어학원을 보내게 되었다. 다행히 언어에 감각이 있고 제법 잘 따라가는 편이라 지금껏 무리없이 영어학원을 다니고는 있으나, 아주 즐겁게 다니는 것 같지는 않아 늘 그게 맘이 걸렸다. 둘째 아이 역시 초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영어학원을 다니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단계가 쉬워서 그럭저럭 재미있게 다니고는 있으나 이 녀석에게도 분명 고비가 찾아올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다보니 영어공부에 있어서는 늘 촉을 곤두세우게 된다.

  그러던 찰나, 소수 정예 공부방을 오픈해서 약 8년간 성공리에 수업을 진행하며 학생들의 올바르 공부 습관과 영어 대한 자신감을 갖게 하는데 무엇보다 중점을 두고 지도하기로 유명한 이진규 선생님의 책을 만나게 되었다. 평소 영어교육에 관심을 갖고 있었고, 우리 아이들도 이런 영어지도를 받기를 누구보다도 간절히 바라던 터라 책을 펼치기 무섭게 한 장 한 장 곱씹으며 읽어보았다.

 

 

  우리 아이는 보통 영어학원이 끝나면 6시쯤 집으로 돌아온다. 그러면 학원 다녀온 생색(?)으로 약간의 짜증과 함께 좀 쉬었으면 하는 뉘앙스를 풍긴다. 그러면 나 역시 학원에서 고생하다 온 딸아이가 안쓰러워서 푹 쉬게 해준다. 그와 함께 오늘은 피곤하니 내일 숙제하겠다는 아이의 말에 쉽게 허락을 내린다. 그런데 이진규 선생님의 책을 읽다보니 앞으로는 그렇게 해서는 안되겠다고 다짐에 다짐을 하게 되었다.

   "에빙하우스는 이 망각을 이겨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복습'뿐이라고 주장했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주기적으로 반복을 할 경우에만 기억률이

100%에 머무른다는 것을 강조했다.

  망각곡선 이론처럼 기억력을 확대시킬 수 있는 방법은 결국 복습과 반복밖에 없기 때문에 학생들이 수업 후 귀가해 바로 그 날의 과제와 복습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오늘 배운 것을 바로 복습하고, 내일도 남은 과제로 복습을 하며 모레도 수업에 참석해 확실하게 반복적으로 복습을 하기 때문에 학습에 대한 기억력도 날이 갈수록 향상된다. 또한 꾸준한 복습으로 다져진 학습 효과는 월말에 있을 종합 평가와 학교 시험에서 재반복해 공부할 수 있기에 영어 실력을 더욱 확고하게 만들어 준다."

       -본문 45쪽 인용 -​

 

 

   늘 학원 다녀온 다음날이나 다음 다음날에 숙제를 하게 뒀는데, 이 내용을 보니 학원 다녀온 날에 바로 과제를 해결하게 해야할 필요성을 절실히 깨닫게 된 것이다. 사실 과제를 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게 아니기 때문에 맘먹고 집에 오자마자 과제부터 해도 되는데 마음이 느슨해지니 아이도 엄마도 그냥 다음날로 미루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게 사실이다. 학습 후 하루가 지나면 70%가 사라진다는 망각곡선의 이론....... 잊지 않아야겠다.

 

 

  보통 영어 선생님이면 '영어공부가 최우선이다', '다른 공부는 나중에하고 일단 영어만 잘하면 된다'라고 할 것 같은데, 이진규 선생님은 국어의 중요성 또한 강조하고 있다.

   "언어는 인간에게 주어진 최고의 선물이다. 언어로 자신의 생각과 타인이 생각을 서로 전달할 수 있다 이런 언어의 근본적 의미를 생각하고 그 의미의 본질을 따르는 것이 국어와 영어, 나아가 다른 나라의 언어까지도 이해하고 섭렵할 수있는 근본 토대가 된다. 우리는 한국인이기에 일단 국어에 더욱 중점을 두자. 비록 나는 영어 선생이지만 영어 학습 이전에 완벽한 국어 습득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국어의 기본기를 단단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책 읽기라는 것을 엄마가 먼저 깨닫고 아이와 함께 공감해야 한다. 책을 읽는 것이 학습이 아니라 휴식과 놀이임을 아이가 인지하도록 해야 한다. 나 또한 자녀들과 내가 지도하는 모든 학생들이 책과 함께 성장하고 완벽한 한국어를 익히며 영어를 즐겁게 활용할 수 있는 행복한 아이들로 자랄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 본문 62~63쪽 인용 -​

 

   맞는 말이다.  숟가락이 없는 데 밥을 떠먹을 수는 없다. 영어공부가 중요하다고는 하나 기본적인 국어가 되지 않으면 아무리 영어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한들 깨진 독에 물 붓기일 것이다. 그래서 나 역시 우리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책읽기가 생활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 편인데, 이진규 선생님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하니 무척 반가웠다. 그리고 존경스러웠다. 영어에 앞서 국어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모습에 진정한 교육자로서의 모습 또한 볼 수 있기에 더욱 신뢰가 갔다.

 

 

   평소 아이가 공부할 때 오늘 많이 했다 싶으면 내일은 쉬게 했었다. 그래야 더 능률이 오를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그 생각이 좀 바뀌었다. 이진규 선생님은 영어는 무조건 매일 꾸준히 해라고 한다. 매일 영어와 만나야만 영어와 친구가 될 수 있다고 한다.

   "불교에서는 '1000배의 절을 10일 하는 것'보다 '108배의 절을 100일 하는 것'이 공덕이 크고, '108배의 절을 100일 하는 것'보다 '3배의 절을 10년 하는 것'이 더 큰 공덕이라고 말한다. 즉, 한 번에 많이 하는 것보다 조금씩이라도 매일 꾸준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공부도 그렇고 영어는 더욱더 그렇다."

     - 본문 154쪽 인용 -​

 

 

   실제 JK English 학생들이 가족끼리 여행을 가더라도 이진규 선생님은 매일 조금씩이라도 해야 할 분량의 과제를 내준다고 한다. 많은 시간을 들이는 것이 아니라 집중하면 약 30분 이내에 할 수 있는 양만큼 말이다. 여행 때문에 영어 공부의 흐름이 끊기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 부분에서 충분히 공감이 되고 나도 앞으로 그러리라 다짐하게 되었다. 집중하면 얼마 안 되는 양의 과제라 사실 나도 몇 번 시도해봤는데, 여행지까지 가서 꼭 그렇게까지 공부를 시켜야 하냐는 주위 가족들의 시선 때문에 그냥 접어버린 적이 많았었다. '흐름이 끊기지 않게 하기 위해서'......  맞다. 중요한 건 그거다. 앞으로 국내여행이든 국외여행이든 꼭 시도해보리라.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매일 조금씩 하는 것.....비단 영어 뿐 아니라 다른 학습에도 적용되는 중요한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이 외에도 많은 학습법을 소개하고 있다.

   1) 단어장을 늘 손에 들고 다녀라

   2) 교과서 지문을 소리 내어 반복해서 읽어라

   3) 엄마와 아이가 함께 영어 공부를 하라

   4) 수준에 맞는 쉽고 재미있는 영어책부터 읽어라

   5) 화장실, 방 벽에 포스트잇을 붙여라

   6) 수학 잘하는 아이의 영어 학습은 다르게 접근하라

   7) 잠들기 전 30분을 활용하라

   8) 책을 보면서 원어민의 음성을 따라 하라

 

 

  내년이면 큰아이가 중학생이 된다. 학원에서는 이제 중등과정을 시작하겠다고 교재구입 및 여러 가지 안내를 해주시는데 살짝 긴장되었다. 학원에서의 수업으로도 충분하겠지만 그래도 엄마마음은 편치 못하다. 더 준비해야 할 건 없는지, 혹여나 우리 아이가 잘 못 따라가는 건 아닐지 여러 가지 걱정이 드는 게 사실이었다. 그러던 찰나 만나게 된 이진규 선생님의 '이기는 영어공부법'책......  든든한 멘토 선생님을 만난 것 같아 덕분에 한 시름이 놓인다. 평소 내가 생각하고 아이에게 나름 교육해왔던 게 틀린 건 아니었구나 싶은 생각에 안도감 및 뿌듯함도 들고, 앞으로 아이 옆에서 어떻게 도움을 줘야할 지도 가닥이 잡힌다. 아울러 이제 초등 3학년이 되는 둘째 아이에게도 어떻게 해주어야 할 지 로드맵이 그려지니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 나처럼 자녀의 영어교육법으로 고민중인 학부모 뿐 아니라 현재 아이들을 가르치는 많은 영어학원 선생님들이 꼭 읽길 바란다. 그래서 모두 다 영어와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길 기원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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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작은 천국 - 개구쟁이 시골목사 김선주의 37가지 삶과 영성
김선주 지음 / CBS북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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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소위 말하는 대형교회 교인입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큰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은 큰집에 사는 사람처럼, 작은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은 마치 작은 집에 사는 사람처럼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게 사실입니다. 그러다보니 점점 대형교회로 교인들이 몰리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구요. 하지만 뭐든 장단점이 있듯 대형교회 역시 장점도 있는 반면 단점도 있어서 아쉬운 점이 있답니다. 그래서 가끔은 이 책에 나오는 작은 교회처럼 소박하고 조용한 시골교회에 다니고 싶은 바람이 들 때도 있지요.

  초등학생이던 어린 시절 방학만 되면 강원도 산골 외갓댁으로 가서 방학내내 시골생활을 하고 돌아오곤 했답니다. 시골교회 권사님이시던 외할머니 덕분에 저는 시골교회에서 방학동안 주일학교(어린이들이 교회에서 예배 드리는 곳을 주일학교라고 부름)에서 즐겁게 보낼 수 있었지요. 그래서인지 아직도 '주일학교' 하면 그 때의 추억들이 떠오르곤 하구요. 이 책을 읽다보니 어린 시절 다니던 주일학교가 떠올라 잠시 추억여행도 해보았네요.

 " 우리 교회는 두 부류의 교인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부름을 받아 하늘나라에 갈 시간이 가까운 분들과 하나님께서 이 땅에 보내주신 지 얼마 되지 않는 어린이들로 양극화되어 있습니다.

30, 40, 50, 60, 70대 각 한 명을 제외하고 80대와 90대 교인들이 장년 교인의 전부입니다. 그리고 주일학교 어린이들이 스물네 명인데 우리 마을에 사는 아이들은 모두 열 명입니다. 부모의 이혼이나 실업 등으로 가정이 해체되어 시골의 할머니에게 맡겨진 아이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아이들은 10킬로미터 이상 되는 거리의 이웃 마을에서 오는 아이들입니다."

                 - 본문 96쪽 인용 -

 

  책을 읽다보니 김선주 목사님이 어떤 분이신지 너무 궁금해졌습니다. 해발 500고지 백두대간의 심산유곡 시골인 충청북도 영동에서 목회활동을 하시는 분........   80, 90대 어르신들이 대부분이신 교회에서 아들 역할을 비롯해서 온갖 궂은 일을 다 맡아 주시고, 아이들에게는 그야말로 눈높이 교육의 일환으로 몸으로 같이 놀아주시는 분....... 그야말로 '어디선가 누군가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엄청난 기운으로 나타나는' 슈퍼맨 같은 이 목사님이 과연 누구신지 정말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을 해봤습니다. 

 

 

   하하하하하.......... 전단지사진을 보고 빵 터졌습니다. 실제로 이 책에서 에피소드로 소개되었던 내용들이거든요. 비가 억수같이 오던 날 tv가 안 나온다는 성도의 신고전화를 받고 그 집으로 달려가 쏟아지는 비와 사투를 벌이며 위성방송의 외부 수신기인 일명 '바가지'와 사투를 벌인 사건, 보일러가 고장나서 수시로 봐드리던 연로하신 성도님댁의 보일러가 정말로 교체할 정도로 문제가 생겨, 목사님이 직접 시장에 가셔서 보일러를 사와서 교체해주고 그 와중에 연탄 1장 깨뜨려 목사님이 잠시 시험에 드실 뻔 했으나 오히려 큰 깨달음을 얻었던 사건 등 실제로 목사님이 실천하고 계시는 '공약'들이더라구요.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목사가 아니라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늘 잊지 않고 몸소 실천하며 양떼를 푸른 풀밭으로 인도하는 목자로서 하나님의 조력자로서의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한다는 김선주 목사님...... 그리고 그 분 곁에서 묵묵히 외롭고 힘든 사모의 길을 동행하는 사모님의 섬김 또한 많은 은혜가 되었습니다.                                            

 " 아내는 성전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며 은혜와 감동에 이르고 나는 예배당에서 찬송을 인도하며 설교를 통해 메시지를 전합니다. 나는 아내의 피아노 음률에 은혜 받고 아내는 내 설교에 은혜 받습니다. "

                  - 본문 216쪽 인용 -

  저는 기독교인이기 때문에 '다음 생에 태어나면'이라는 말을 하지는 않는데, 만약 다시 태어난다면 사모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답니다. 이 책의 목사님 내외처럼 남편 되는 목사님을 따라 시골교회에서 사역의 조력자가 되는 꿈...... 피아노 반주를 비롯해서 사모로서의 섬김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어서인지, 책을 읽는 내내 목사님 내외분의 모습에 은혜가 될 뿐 아니라 많은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오늘도 변방에서 그들의 가장 가려운 데를 찾아 긁어주고, 가장 아픈 데를 찾아 약을 발라주고, 하나님 말씀 하나라도 더 전하고자 낮고 낮은 자가 되어 그들을 섬기며 그곳이야말로 '작은 천국'이라고 말씀하시는 김선주 목사님...... 그 분의 모습 속에서 예수님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말씀 한 구절을 계속 읊조리게 되네요. 그 말씀 붙들고 실천하는 그리스도인이 되어야겠다고 반성해봅니다. 많은 깨달음을 주신 김선주 목사님! 감사합니다.

" 이와 같이 행함이 없는 믿음은 그 자체가 죽은 것이라 "

-  야고보서 2장 17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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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야, 뭐 하니? - 가을 이야기 구름골 사계절 3
박경진 글.그림 / 미세기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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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복숭아아밭으로 둘러싸인 예쁜 집에서 어린이를 위한 그림책을 만들고 계신

박경진 선생님의 정감있는 동화, <여우야, 뭐하니?>...

이 이야기 속의 구름골이 박경진 선생님의 동네를 배경으로 한것이라기에

더 호기심을 가지고 읽어보았답니다.

책의 서두를 대신하는 듯한 대화체의 따뜻한 이야기 한 토막.

책을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빠져들지 않을 수 없게 만들더군요.

그래서 아이보다 엄마인 제가 더 신이 나서 책장을 넘기기 바빴죠. ^^

 구름골 어른들이 장날을 맞아 곶감이며 호박이며 버섯등을 가지고

장에 내다 팔러 가시는 바람에 마을이 텅텅 비었죠.

그래서 방실이는 여우를 보러 가자는 영아의 제안에 수락하여

영아를 따라 산으로 가게 됩니다.

 풀숲에서 꿩이 튀어나오는 바람에 놀라서 엉덩방아를 찧기도 하며

영아의 안내를 받아 방실이는 조그만 굴 앞에 도착하게 되죠.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여우는 나오질 않자 둘은 배가 고파 방실이가 챙겨온 곶감을 

요기삼아 먹죠.

방실이는 여기저기서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겁을 잔뜩 먹습니다.

 우연히 고슴도치를 놓치게 된 영아는 방실이를 이끌고 고슴도치를 찾으러 가다가

선녀 나라 꽃밭에 도착을 하죠.

방실이와 영아는 꽃마다 이름을 붙여서 부르며 한바탕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하늘에 떠 있는 고래 구름, 양떼 구름도 보다가

날이 어둑어둑해지려고 하자 둘은 그만 산을 내려갑니다.

그래도 영아는 아쉬운 마음이 남아서

방울벌레에게.. 소쩍이에게...쑥부쟁이에게... 고슴도치에게...여우에게

차례차례 인사를 하며 내려가죠.

 

##  아무래도 시골생활을 이해 못하다보니 제가 쉽게 이야기 해줘도

저희 딸아이는잘 이해를 못하더라구요.

단지 여우를 왜 못 만났는냐에만 초점을 맞추고 질문하기 바쁘더라구요.

오히려 아이보다 제가 더 가슴 찡하게 읽었던 책이에요.

제가 어릴 적에 시골 외할머니댁에서 살았던 터라

장날, 뒷산, 곶감, 꾸어, 도깨비바늘 등의 단어가

너무나도 익숙하게 다가왔거든요.

어릴 적 추억도 마구 떠오르구요.

나이 차이 얼마 안 나는 외삼촌이랑 뒷산을 놀이터 삼아 하루종일 뛰어놀던 기억들에 빠져

잠시동안 회상에 젖어 있을 정도로요.

딸아이가 아직은 방실이와 영아가 여우를 못 만났다는 사실에만 마냥 아쉬워하는 꼬맹이지만

좀 더 자라면 이 이야기를 완전히 이해할 수 있겠죠?

<여우야, 뭐하니?>가 저희 아이도 곧 가을 기운 만연한 구름골로 안내해주리라 믿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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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야, 어딨니?
마리사 루에다 글 그림, 박가영 옮김 / 도서출판영교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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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느낌이 물씬 풍기는 갈색 톤의 바탕에 사진 한 장이 붙어 있는

깜찍한 표지로 장식된 책을 만났습니다.

표지만 봤을 때는 사진 속의 두 마리 생쥐가 깜짝 놀란 듯한 표정을 짓고 있기에

너무나 갈급하게 친구를 찾는 내용인 줄 알았답니다.

그래서 '과연 친구가 어디에 숨어있기에 이다지도 찾을까?' 하는

걱정스런 마음 반 호기심 반으로 책 표지를 얼른 넘겨봤어요.

 
두 마리의 생쥐가 일기장에게 애기하듯 전개가 되어집니다.

그리고 오른쪽에는 왼쪽 내용에 해당하는 장면의 사진인 듯한 그림이 실려있구요.

두 마리 생쥐는 조심조심 탐험을 시작합니다.

도중에 커다란 날개와 부리를 가진 새도 만나구요.

뾰족한 봉우리에 올라가서 멋진 풍경도 바라보며

망원경으로 동물들을 찾아봅니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동물 친구들은 보이질 않았죠.

갑자기 나타난 커다란 구멍 때문에 할머니의 낙하산을 꺼내서 탑니다.

다시 땅에 내린 두 마리 쥐는 멋진 동굴을 탐험하죠.

하지만 그곳에서도 동물 친구들은 볼 수 없었어요.

두 마리 생쥐는 너무 배가 고파서 커다란 두 개의 바위 사이에 앉아서

맛있는 점심을 먹습니다.

쿨쿨~~ 잠시 낮잠도 자구요.

그런데 갑자기 내리는 소나기 때문에 얼른 집으로 돌아가야 했어요.

동물 친구들을 만나고 싶은 마음은 고이 접어둔 채 말이죠.

^^  이 이야기는 한 마디로 '장님 코끼리 만지기' 였어요.

두 마리의 조그만 쥐가 코뿔소의 엉덩이를 암벽등반하듯 올라가서

등을 지나 귀를 지나 코에서 낙하산을 타고 내려온 거죠.

그리고 다시 걸어가다가 큰 기둥같은 다리를 바위삼아 점심을 먹고

거기에 기대어 자는데 코뿔소의 오줌세례(?)를 받고서야 집으로 돌아갔다는..... ^^

보고 싶은 동물친구들은 구경도 못해보고 말이죠.

그리고 자기들이 여행을 한 곳이 코뿔소의 등이며 코며 다리였다는 사실도 모르고.....

 

우리 예은이....

처음엔 무슨 내용인지 의미를 잘 몰라하더라구요.

그래서 집에 있던 조그만 달팽이 인형으로 역할극을 해보았답니다.

 
엄마 : 분홍달팽이야, 우리 같이 여행갈래?

예은이 : 그래, 파란 달팽이야. 우리 같이 가자~~ ^^

엄마 : 어~~~  낭떠러지야. 낙하산을 타야겠어.

예은이 : 파란 달팽이야, 안 떨어지게 조심해~~

엄마 : 분홍달팽이야, 우리 여기서 좀 쉬었다 갈까?

예은이 : 그래, 우리 여기서 누워서 자자.

 

예은이는 이런 식으로 모든 사물들을 가지고 역할극을 하는 걸 좋아하거든요.

이 역할극도, 별 내용 없는 말을 주고받는데도 너무나 좋아했답니다.

부분을 보지 말고 전체를 볼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가까이에 있다.....

이런 메세지를 주는 책 같은데,

우리 예은이에게는 아직 그런 것까지 이해하기엔 무리였구요,

내용 그대로 두 마리의 쥐가 친구를 찾지 못했다는 사실에 안타까워하고,

간단한 달팽이 역할극으로 행복해하는 전형적인 5살 꼬맹이의 모습을 보이더군요.

그래도 충분히 만족합니다.

해마다 이 책을 다시 읽으면서 그 때마다 새로운 느낌을 받아간다면

그야말로 값진 책이 되겠죠?

<친구야, 어딨니?>가 바로 그런 책이었어요.

두고두고 읽어도, 읽을 때마다 다른 감동으로 다가오는 책.....

마음이 차분해지는 이 가을에, 아이랑 읽기 딱 좋은 책이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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