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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를 보는 식물학자 - 식물의 사계에 새겨진 살인의 마지막 순간
마크 스펜서 지음, 김성훈 옮김 / 더퀘스트 / 2021년 10월
평점 :
절판
오늘은 '시체를 보는 식물학자'에 대해 서평을 하려고 해요.
제가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식물이 어떻게 살인사건을 풀어가는데 도움을 줄 수 있겠어?'
'살인사건과 식물은 무관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살인사건 현장에서는 모든 것이 단서인데
'식물이라고 단서가 안 된다고 단정지어버리는건 무엇?'이라며 제 편견을 고쳐먹었고,
저에게는 생소한 법의식물학자의 이야기를 읽어보기로 했어요.
맨 처음에 이 책을 만나 읽기 전까지는
법의식물학자가 살인사건을 풀어나가는 이야기가 담긴 추리 소설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있죠. 이 책의 분야가 과학/공학에 속해있어요.
즉, 추리소설이 아닌거죠.
책을 읽어본 저만 그런지 모르겠는데 에세이 느낌이 물씬물씬 풍기는 그런 책이었어요.
아무튼 이 책의 저자 '마크 스펜서'는
세계적인 법의식물학자며 식물학 컨설던트예요.
원래는 런던자연사박물관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2009년 한통의 전화의 시작으로 법의식물학자로 활동하게 되었다고 해요.
관련 이야기는 책의 프롤로그를 보면 어떤 계기로 법의식물학자가 되었는지 알 수 있는데
그 프롤로그를 살짝 살펴보자면 저자에게 한 전화가 오는데
그 전화 내용은 살인사건 현장의 시신이 그 자리에 얼마나 오래 있었는지 파악하기 위해
시신 주변에 있는 식물들이 얼마나 오래된 것인지 알 수 있는지에 대한 전화였어요.
그 전화의 시작으로 사건 현장으로 간 저자는
식물의 상태가 손상돼 있고 조사할 부분도 별로 없는 상황에서
시신이 부분적으로 부패된 히말라야물봉선 줄기 위에 있었다는 사실을 알 게 되죠.
히말라야물봉선의 특성을 고려하며
히말라야물봉선의 줄기가 시신 아래에서 다시 자라 올라온 패턴을 살펴보고
시신이 이 줄기를 누르고 있었던 게 언제인지 추정하고 이 시신이 얼마나 오래 이 곳에 있게 되었는지도 알게 되죠.
이 책은 법의식물학자의 책이여서인지 식물학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식물학의 이야기로 살인 사건이 언제 일어났고,
어떻게 일어났는지에 대해 밝히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요.
그렇다고 그 식물학을 통해 살인사건의 실제 증거를 온전히 다 설명하거나 하지 않고,
살인사건으로 인해 사망한 누군가의 친구나 가족들이 상실의 아픔을 떠올리지 않게 하려는 배려도 느껴졌어요.
그리고 내가 평상시에 알고 있었던 식물의 다른 모습을 책을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게 됨으로써
그 식물이 다르게 보이기도 했고요.
지금까지 법의식물학자 마크 스펜서가 10년간의 기록이 담긴 책 '시체를 보는 식물학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