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간은 왜 세균과 공존해야 하는가 - 왜 항생제는 모든 현대병의 근원인가?
마틴 블레이저 지음, 서자영 옮김 / 처음북스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기 전에
한국의 세균 멸종에 대한 강박증에 대해서 생각이 났다.
데톨, 윌, 위생, 청결 등 한국은 세균이 1%도 존재해서는 안되는 나라임을 조장한다고 생각했다.
물론, 신종플루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죽었기에 손을 자주 씻자는 홍보는 이해하지만,
세균 99% 박멸, 헬리코박터 박멸, 진드기 박멸 등 TV를 틀면 하루에 1~2건의 광고는
공존이 아닌 멸종을 외치는 이상한 광고들이 있다.
사실 한국인 입장에서 보면 맞는 말이기도 하다.
한국 5대 암 중에서 위암이 꼭 들어간다.
자기들이 짜고 맵게 과식하며 돌려가며 소주에 고기를 그렇게 좋아하니 탈이 안 날수 없는데 포기할 수 없으니
헬리코박터가 위에 문제를 일으킨다는 그걸 공격하여 없애려고 한다.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ㅎ
배리 마샬 박사가 2005년 헬리코박터의 발견과 위해성으로 인해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했지만,
이 책에서는 헬리코박터가 존재하는 이유를 밝혀냈다.
크론병(소장 혹은 대장을 절제해야하는 수술) 및 역류성 식도염, 궤장성 대장염을 방지하는 역할도 하는
동전의 뒷면만이 아닌 앞면의 역할도 하는 사례를 실험을 통해 밝혀낸다.
하지만 헬리코박터의 뒷면만을 본 세상의 사회는 그의 실험을 녹록치 않게 본다.
항생제 이야기도 나온다.
가수 주현미 얘기를 살짝 꺼내볼까 한다.
주현미가 가수이기 전에 약사였던 시절이 있었다는건 인터넷에 끄적이다보면 다 알게 될거다.
약사면 돈 잘 벌고 잘 살거라 생각하지만,
사실 약사가 甲이 되는 것은 전문의약품이 아닌 일반의약품을 판매할 때이고,
그 약품을 판매하기 위해 제약사 직원들이 열심히 뒷바라지(?)를 해주는 덕택에 甲이 되는 것이다.
딴 소리는 그만하고,
보통 감기나 열, 복통 및 단순 증상에 대해선 의원보다 손쉽게 갈 수 있는 곳이 약국이다.
그렇다보니 한국인의 그 급한 습성 때문에 빨리 낫기 위해
약국 가면 '잘 듣는 약, 빨리 낫는 약'을 달라고 하지.
'무슨 약 주세요.'하지 않는다.
생각해보면 의원이 훨씬 더 정확하고 빨리 해결될 일인데, 의원 가서도 그렇게 빨리 잘 낫게 해달라한다.
그렇기 때문에 안 맞아도 될 항생제 주사와 항생제 약이 항상 100% 첨부된다.
주사를 맞아야 더 빨리 낫는 생각, 약을 먹어야 더 잘 낫는다는 생각이 한국인에겐 그렇게 뿌리깊게 박혀 있다.
그렇게 남용이되다보니
몸 안에 있는 균이 살아있을 수가 없다.
그렇다고 약을 제 때 먹어서 서랍 속에 그렇게 약들이 남아있는건지.
제대로 치료되지도 않은채 변형된 균이 남아 또 탈을 일으키고, 또 약 처방을 받고 또 먹다 말고 순환이 반복된다.
우리 몸 안에 있는 균은
인간이 진화함에 따라 맞춰져 발생하고 진화하기 마련이다.
갑작스레 발견된 페니실린으로 인해 많은 인류가 질병의 공포로부터 해방되었지만,
균들 또한 항생제에 내성이 생겨, 치료할 수 있는 약을 개발해내는데 골머리를 쌓고 있다.
(VRSA, MRSA, VRE 등등)
책을 읽기 전부터 알고 있었던 사실이지만, 책을 읽고 나서 내 생각은 더욱 확고해졌다.
단순히 약뿐만이 아니라 GMO 식품 또한 항생제와 같다는 것,
시간이 약이고, 약보다는 신선한 과일과 채소 등으로 병을 치료하라는 것.
도시에서 도시를 위해 살기보다 자연과의 공존이 해답이 더 가까울 것이라는 것.
난 그렇게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