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엔 형만 있고 나는 없다 푸른숲 새싹 도서관 1
김향이 글, 이덕화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초등학교 12학년 아이들이 읽을 수 있게 푸른숲 새싹 도서관이라는 이름으로 1권을 발간했네요. 그게 바로 [우리 집엔 형만 있고 나는 없다]랍니다. 제목만 봐도 대충 어떤 내용일지 감이 잡히시나요? 바로 둘째를 위한 그림책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형제나 자매가 있는 집에 아이들이라면 정말 공감을 많이 할 듯한 내용이랍니다. 저희 조카들도 보면 같은 성별의 형제자매끼리 투덜거리며 다투는걸 가끔 보게 되는데요, 둘째의 설움을 첫째는 모른다지요. 안타깝게도 저는 첫째라서 그 설움을 못 느끼지만 첫째라서 느끼는 부담감을 둘째는 모를 거예요.

 

 

 

 

둘째인 민재는 형만 챙겨주는 엄마가 야속합니다. 이가 아프다고 해도 양치질을 안 해서 그런 거라며 핀잔을 주고는 약도 직접 챙겨주지 않네요. 그러면서 형이 집에 올 시간에 맞춰서 형이 좋아하는 음식을 하시느라 엄청 바빠 보입니다. 속상할 만하죠. 온통 형 주려고 만든 닭 튀김, 형을 위한 조미료, 형을 위한 oo, 이런 것들은 민재가 불만을 가지만한 것들이죠. 민재가 자장면이 먹고 싶다고 하면 자장 라면을 사다 주면서 형이 먹고 싶은 음식은 직접 만드는 정성까지 보이니 말이죠.

 

 

 

 

책 내용도 재미있지만 그림이 참 유쾌합니다. 그림이 재미있다 싶어서 확인해 보니 우리 아이가 엄청 좋아하는 책인 [뽀루뚜아 아저씨]를 그린 이덕화님이시네요. 전율이 오는 느낌입니다. 아이들의 뽀로통한 심리를 그림으로 나타낸 모습이 너무 앙증맞고 귀엽게 보인답니다. ‘나에게도 관심 쫌!’이라는 머리띠를 두른 민재의 모습은 정말 실제로도 부모에게 시위하고 싶은 그 마음을 나타낸 게 아닐까요.

 

 

 

 

형은 몸이 허약해서 도장을 보내고 자신은 뭐든 잘 먹어서 걱정이 없다는 엄마의 말에 오히려 아프고 싶다는 꾀도 생깁니다. 심술이 나서 이가 아프다는 핑계로 밥을 굶었더니 엄마가 죽을 만들어 주는데 죽 그릇을 보고는 행복해 합니다. 죽 그릇에 민재가 푹 빠져서 행복의 헤엄을 치는 것 같은 모습 이라죠. 그리고는 엄마와 민재의 대화가 참 재치 있게 들립니다.

 

책상 위에 있는 수학 시험지를 본 엄마는

 

또 틀렸니? 어유, 작은놈은 공부를 못 해서 걱정, 큰놈은 몸이 약해서 걱정.”

엄마, 작은놈은 몸이 튼튼해서 좋고, 큰놈은 공부를 잘 해서 좋다 그러는 거야.”

 

둘째의 너무 애교 있고 재치 있는 말이 아닌가요? 저는 이 대화를 보면서 저절로 웃고 말았답니다. 부모라면 대부분 첫 번째 대사처럼 늘 걱정하는 말을 하기 일쑤인데 순수하고 긍정적인 말로 바꾸는 민재의 말을 보니 반성을 하게 되더라고요. ‘다르고 다른데, 저렇게 이야기 하면 아이가 상처받겠구나 싶기도 하고 재치 있는 민재의 말은 사랑스럽기까지 합니다. 이웃집에 3형제가 살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저는 명랑한 둘째가 참 마음에 들어 했는데 이번 기회에 이 책을 선물해 주는 건 어떨까 싶네요. 둘째야 힘내라! 라고 이야기 해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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