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귀를 뽀옹! 알이알이 명작그림책 8
노에 까를랭 지음, 이경혜 옮김, 안나 라우라 칸토네 그림 / 현북스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딸아이가 돌 전후로는 방귀를 끼면서 소리에 신기해 하기도 하고 자신이 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두 돌이 되어서는 자기가 방귀를 끼고도 능청맞게 아닌 척을 한다. 누가 꼈냐고 물으면 옆에 있던 엄마가 꼈다거나 다른 사람을 말해버리는 꾀 많고 귀여운 행동을 하곤 한다. 그래서 이번 그림책은 아이가 다른 동물들의 방귀 끼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흥미로운 책이 아니었나 싶다. 사실, 처음 이 책을 접한 아이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아무래도 평소에 보던 그림책이 아니어서 그랬나 했지만 호기심 강한 시기라 그럴 리가 없다고 여겼고 엄마가 우선 책을 살펴보니 연필로 그린 그림인 듯 하면서 여러 직물을 사용하고 다양한 질감을 느끼게 하는데 있어서 낯설어했다. 하지만 책을 점점 읽어가면서 아이는 방귀 이야기에 빠져들었고 이제는 하루에도 몇 번씩 그 책을 읽어달라고 졸라댄다.

 

 

 

 

모든 장면이 익살스럽게 표현되어 있기는 하지만 그 중에서도 아이의 관심을 크게 끄는 장면들이 몇 가지가 있다. 펭귄이 방귀를 끼면서 알을 낳았는데 아이는 그 장면을 보고는 갑자기 자기가 좋아하는 만화 캐릭터를 상상해 내기 시작했다. 그 알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아기 공룡이 태어난다는 것이다. 처음엔 아이가 하는 말이 무슨 말인가 의아했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이 좋아하는 뽀통령 이야기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펭귄이 낳은 알이 공룡이 된다고 생각하니 우리 딸 아무래도 상상력이 너무 풍부한 것 같다.

 

 

 

 

영양이 방귀를 낄 때는 용맹한 모습의 사자가 영양을 잡으러 왔다가 방귀 한 방을 맞고서 장렬하게 쓰러지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모습을 너무 실감나게 표현했는지 아이가 하하 호호 하며 좋아라 한다. 해마가 방귀를 껴서 고래가 놀래는 장면도 엄마가 다문 입에 동그랗게 뜬 눈으로 고래의 표정을 연출했더니 아이가 엄청 좋아라 했다.

 

 

 

 

유아, 어린이 도서는 부모와 함께 읽기를 권장하는 이유를 이제서야 점점 실감해 나간다. 아이가 어릴 때는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점점 커가면서 호응도 할 줄 아는 모습을 보니 부모의 노력으로 아이의 무한한 상상력을 펼칠 기회를 제공해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도 자는 척 하는 꿀벌을 연기했더니 딸은 뿡~하고 소리를 내면서 꿀벌 집을 똑똑 노크하며 꿀벌들을 깨운다. 방귀소리에 놀라는 연기는 무궁무진한 듯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