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도시여행 - 도시 골목골목, 우리 문화와 이야기를 따라 걷다 참여하는 공정여행 2
이병학 지음 / 컬처그라퍼 / 2011년 4월
평점 :
품절




 

걸어서 도심을 여행하면 괜히 힘들 것만 같다는 생각을 해봤다. 내가 살고 있는 곳도 걸어서 여행한다면 문명의 혜택이 있는 시내나 영화관, 도서관 정도 밖에 못갈 것 같다. 시청이나 구청에 들려서야 겨우 안내받을 수 있을까 골목골목을 알아서 여행한다는 건 좀 어려울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런데 '대한민국 도시여행'을 읽고서 그런 생각을 잊어버리기로 했다. 이 책 한 권으로 전국의 골목골목을 혼자서 여행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긴 것이다.

 

 






사실, 나는 대구에 30년 가까이 살았지만 지리적 위치만 알아왔지 문화적, 역사적 가치를 잘 몰랐다. 지금의 대구 시내 한복판에서 조금만 안으로 들어가면 시대의 흐름을 눈으로 보여주는 곳이 몇 군데 있다. 하지만 이 책에는 내가 아는 것보다 더 오래된 일들을 설명해 주고 있어서 대구를 다시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더군다나 서울이 성곽도시 이었다는 것을 깜빡하고 지낸 것 같다. 서울 도심이 수많은 빌딩으로 빼곡히 둘러싸여 서울이란 곳은 세련되고 현대적일 것만 같았던 착각을 했던 것이다. 서울 안에도 문화, 역사가 있고 자연이 있는 곳임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세종과 숙종 때 쌓은 성곽돌이 다르기 때문에 구별하며 찾는 여유도 가지면 좋을 듯하다. 다만 성곽의 일부가 유실되어서 그 흔적을 모두 찾기엔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인왕산으로 올라가는 성곽의 모습은 마치 우리나라가 아닌 중국을 보는듯한 웅장함을 느낄 수 있었다. 서울의 경우는 4구간으로 나누어 여행코스를 짜두었기 때문에 며칠 동안 여행을 하게 된다면 꼭 가보고 싶은 곳이다.

 

 



 

작년 가을쯤에 남원 광한루원에 간 적이 있다. 그때 광한루원 주변에 유명한 음식점을 찾는다며 골목을 다닌 적이 있는데 이 책이 있었다면 음식점이 아니라 골목골목의 숨겨진 문화유산들을 보며 더 좋은 시간을 보낼 기회를 가질 수 있었을 것이다. 경주와 포항의 경우엔 자주 놀러가는 편인데 경주의 경우 신라의 천년고도라 불리지만 고려, 조선시대의 유적도 있다는 걸 알았는데 주말에 가족들과 함께 나들이 하면서 역사도 배우고 맛집도 다녀보는 경험을 해야겠다. 이 책은 또 다른 역사 배우기에도 한 몫을 하고 내 고장이나 가보고 싶은 지역에 대한 애정이 샘솟게 만드는 것 같다.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부산 사하구에 있는 빽빽이 들어찬 알록달록한 집들이다. 그리스의 산토리니에 비유되는 이곳에 태극도와 관련된 새로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 자판기 커피가격을 알려주는 다정다감한 저자의 글 솜씨도 엿볼 수 있다. 역사적 기록에는 없는 이야기들을 물어 물어서 알아보고 글을 써내려간 노고에 정말 감사를 드린다. 책에 소개된 각 지역마다 여행 팁이며 맛집 소개, 다양한 볼거리, 찾아가는 길도 친절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심지어 택시요금이나 버스로 이동시 걸리는 시간, 마을버스의 배차간격, 주차장 안내 등 세심한 배려까지 해놓은 내용에 언제든지 가볼 수 있도록 완벽하게 구비된 준비물이 아닌가 싶다. 도심을 걸을 준비가 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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