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네안데르탈인, 아오 - 소설로 읽는 3만 년 전의 인류사 에듀 픽션 시리즈 8
마르크 클라프진스키 지음, 양진성 옮김 / 살림Friends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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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이 책에 대한 사전정보는 그리 많지 않았다. 학창시절 들어보았던 크로마뇽인, 호모사피엔스, 네안데르탈인의 명칭은 얼핏 기억이 나지만 진화단계에 대해서는 기억이 가물거린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읽고 난 뒤에 호기심에 입각한 정보를 캐는데 시간을 더 많이 할애하게 하는 책이다. 그래서 더욱 흥미로운 책이 아닌가 싶다.
 

마지막 네안데르탈인은 과연 어떻게 하여 멸종하게 되었을까하는 의문이 제일 먼저 들었다. 소설이지만 상당히 신빙성 있는 학설들이 넌지시 제시되고 있다는 것도 느꼈다. 검색한 결과 최근의 새로운 학설로는 현생인류인 호모사피엔스가 네안데르탈인을 잡아먹었기 때문에 멸종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했다. 빙하기에도 살아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그들은 추위에 잘 견디는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붉은 색 머리와 밝은 피부를 가졌다고 한다. 중석기 시대를 대표하는 무스테리안 문화를 이끌었던 존재이기도 한 네안데르탈인.

 

소설에서는 마지막 네안데르탈인 아오를 곰 인간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새 부족, 호수 부족에 비해서 몸에 털이 많았기 때문에 그들의 눈에는 인간이 아닌 곰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새 부족, 호수 부족의 사람들은 그들보다 진화된 사람들이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검색을 하고 보니 인류 진화 단계에서 호모사피엔스, 네안데르탈인이 동시대에 존재했지만 전혀 다른 종(種)으로 구분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새 부족이나 호수 부족의 사람들은 호모사피엔스였거나 좀 더 진화된 크로마뇽인이 아니었을까 하는 추측을 해보게 된다. 약 3만 년 전이라고 하면 빙하기 말기에 해당되는 시기로 소설의 배경이 되는 곳은 유럽 쪽이다.





고대인의 후손, 곰 인간이라 불리는 아오는 자신의 부족에서 유일하게 생존하게 된 소년이다. 아니 지금의 나이로 말하면 소년이지만 그 당시에는 아주 건장한 청년에 해당하는 사냥꾼이었다. 아오는 부족의 옛 땅을 찾아서 길을 나서던 중 동굴에서 한 여인을 마주하게 된다. 그녀는 호수 부족 사람으로 새 부족에게 강제로 잡혀갔다가 임신한 몸으로 탈출을 하게 되었고, 그들의 미묘한 동거가 시작되었다. 서로 다른 모습에 경계를 하면서도 어느덧 서로 의지하면서 함께 길을 찾아 나선다. 그 둘은 언어도 다르고 사용하는 무기나 생활방식이 조금 다르긴 했지만 호수 부족의 여인 아키 나아의 노력으로 약간의 소통을 하면서 지내게 된다. 호수 부족의 인간은 아오보다 좀 더 진화된 무기와 생활방식을 고수하고 있었고 감정표현도 다양했다. 하지만 아오는 여인보다 무기제조에는 더 어눌했고 감정표현에는 더디고 무뚝뚝한 편이었다. 언어도 많이 사용하지 않고 으르렁거리는 소리만 더 많이 내는 편이었다. 오히려 더 자연과의 조화를 이루고 사는 부족의 느낌이 다가왔다. 그들은 추운 겨울을 함께 나면서 호수 부족의 사람들을 만나게 되지만 아오는 그리 환호 받는 대상이 되지는 못한다. 아오가 내리는 결정과 도전은 강인한 고대인의 정신을 느낄 수 있었으며 내가 그의 후손이든 아니든 인류에 대한 믿음을 갖게 될 정도로 신뢰가 가는 인물이다.

 


새 부족의 악랄한 행동과 호수 부족에 등장한 낯선 동물(인간)과 샤먼의 이야기를 읽어나가는 과정은 다큐멘터리를 종종 보아서 그런지 더욱 생생하게 느껴졌다. 몇 년 전에 아포칼립토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는데 그곳에 등장한 악랄한 부족이 마치 새 부족인 듯 흥미진진하게 읽었으니 말이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짧은 문장이 너무 많아서 책을 읽는데 호흡이 가빠진다는 것이다. 문장의 길이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별로 없는 편인데, 물론 문장이 길면 이야기의 흐름이 흐트러지거나 지루해 지기 쉽다는 건 알지만 이 소설에는 너무 짧은 문장이 많아서 오히려 읽는데 방해가 되는 편이었다. 그리고 삽화나 스케치 그림이 곁들여 졌다면 더욱 훌륭하지 않았을까 하는 나만의 생각을 해본다. 대신 책을 읽고서 더 많은 검색을 통해 호기심 가득한 정보를 접하게 되었고 나의 지식이 한층 성장한 기분이 든다. 미국 과학 전문지 사이언스에 의하면 현생인류인 호모사피엔스와 완전히 다른 종(種)으로 분류되는 네안데르탈인이 현생인류와 결합해 혼종(混種) 자식을 낳았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연구 결과에 대해서 시시비비를 가리기 전에 나는 아오와 아키 나아의 모습을 상상하게 되며 소설의 부족한 부분이 영화로 승화되어 좋은 평가를 받았으면 하는 기대를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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