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기 때문에
기욤 뮈소 지음, 전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누군가를 애절하게 사랑하거나 미워하면 타인보다 우선 자기의 심신이 고통스러울 것이다.

그래서 우린 ‘마음에서 놓아주기‘를 통해서 치유를 하려고 한다.


새로운 신경과학 연구를 하며 뼈아픈 과거의 고통을 잊지 못하는 커너 맥코이.
명성 높은 신경외과 의사였으나 노숙자가 되어버린 36살의 마크 해서웨이.
유명 바이올리니스트이자 마크의 아내인 니콜 해서웨이.
엄마의 죽음에 복수를 하고자 자신을 버리려고 하는 15살의 에비 하퍼.
억만장자의 상속녀지만 행복한 것이 하나 없는 26살의 앨리슨 해리슨.


이 다섯 명이 등장하여 이끌어가는 소설은 딱히 누가 주인공이라고 할 것이 없어 보인다. 모두가 주인공인 옴니버스영화 같은 느낌을 갖게 한다. 각기 다른 삶을 살고 있지만 이들은 모두 하나로 엮여진 운명의 굴레였던 것이다. 외국소설임에도 불구하고 동양적인 느낌을 항상 풍기는 그의 소설이 이번에는 ‘법의 바퀴’ 문양을 사용했다. 여기서 말하는 법(法)은 석가모니의 가르침을 의미하는 것으로 법의 바퀴가 구르면서 중생세계의 미혹(迷惑: 무엇에 홀려 정신을 차리지 못하거나 정신이 헷갈리어 갈팡질팡 헤맴)을 깨드리는 것을 의미한다.

 

 

 

 



 


내 고통은 나 자신에 대한 복수이다. - 알베르 코헨

마크는 5년 전 잃어버린 딸 라일라를 잊지 못해서 스스로를 괴롭히며 노숙자 생활을 자처한다. 아내 니콜 또한 딸을 잃어버린 슬픔과 남편까지 놓쳐버린 괴로움에 일에만 더욱 몰두하면 지내게 되는데, 그로부터 5년 후 딸이 다시 살아서 돌아온다. 마크는 괴로움을 잊고자 알코올 중독자가 되었지만 딸을 만났다는 기쁨에 스스로를 통제할 줄 알고, 타인을 이해하고 설득시킬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된다.


커너는 유년시절의 고통을 애써 감추려고 하지만 평생 잊혀지지 않는 괴로움에서 탈출하려고 노력한다. 그의 저서 ‘살아남기’는 제목 그대로 많은 사람을 구할 수 있을지…….


우리나라에서 발간된 순서로는 오래된 편이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신간을 먼저보고 늦게 이 책을 접했다. 발간된 지 시간이 흐른 터라 내용이 시시하면 어쩌지 하는 우려가 있었지만 기대를 저버리진 않는 책이다. 책의 후반부로 넘어가도 결말이 보일 것 같지 않아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보게 되었는데, 서스펜스 스릴러 영화를 보듯 완벽한 반전은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여기저기에 도사리고 있던 복선을 찾아서 추리를 하는 동안에는 명탐정 못지않게 열심히 머리를 굴리던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4번째 읽어보는 기욤 뮈소의 책인데,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얼마 전에 읽었던 ‘그 후에’에서 나온  제프리 윅슬러 변호사가 깜짝 등장하여서 책 읽는 재미를 선사했다. 사실 이 책이 먼저 나왔기 때문에 작가는 여기서 또 하나의 이야기를 엮은 것은 아닐까 하는 궁금증도 생겼다. 심리묘사가 탁월했기에 더욱 푹 빠질 수 있는 책이었다. 강약은 다르지만 누구나 잊을 수 없는 괴로움 또는 고통으로 힘겨워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세상에 특정 대상을 향한 복수심이나 자신을 고통스럽게 질책하는 행동, 마음들이 치유될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제목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본다.
사.랑.하.기.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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