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후에
기욤 뮈소 지음, 전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은 죽음보다 강한 것.
바닷물도 그 사랑의 불길 끄지 못하고,
강물도 그 불길 잡지 못합니다.


네이선과 말로리의 사랑은 죽음도 갈라놓지 못하는 사랑이라며 그들의 사랑을 의심하지 않았다. 신분의 차이를 뛰어넘고 부모와 소원해져서 살면서도 그들의 사랑은 한 치도 의심하지 않았지만, 결국 그들은 이혼을 했다. 왜 사람들은 죽고 못살 것처럼 사랑한다고 속삭이면서 헤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들은 사랑의 본질은 변하지 않지만 사랑만 먹고 살지는 못한다는 말로 이별을 합리화 시키곤 한다. 헤어지고 나서 한 동안 가슴앓이 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며……. 사랑하는 사람들이 가슴 아프게 살지 말았으면 좋겠지만, 이 책을 통해 가혹한 운명이란 때론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네이션은 부와 명성을 거머쥔 유능한 변호사이다. 하지만 그의 유년시절은 그리 부유하지 않았고, 홀어머니가 가정부로 일하던 제프리 웩슬러가의 딸 말로리와 결혼을 했다. 생후 3개월 된 아들 션의 죽음으로 네이선은 일에만 몰두하게 되고 그로 인해 부부사이는 점점 멀어져 이혼이라는 종지부(과연?)를 찍게 된다. 서로의 감정에 솔직하지 못해서 각자의 삶을 살면서도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때는 늘 과거생각에 괴로움을 부여잡고 사는 남자 네이선 델 아미코. 어느 날 죽음을 예지할 수 있는 가렛 굿리치 박사가 찾아오면서 네이선은 예기치 못한 사건과 사고에 휘말려 혼돈이 찾아온다. 극도의 긴장으로 네이선은 점점 더 신경쇠약 증세를 겪고 가렛 박사가 자신을 찾아온 이유에 대해 불안을 느낀다. 


우리들은 바쁜 일에 쫓겨 살다보니 죽음에 대해 그리 깊이 생각하지 않고 지낸다. 다만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들이 아플 때는 예외일 수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죽음'이라는 단어를 외면하고 지낸다. 그러다 만약 자신이 시한부 삶을 살게 된다는 것을 안다면? 소설 '그 후에'는 어쩌면 우리에게 죽음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과정을 보여주는 안내서이기도 하고 가족애에 대한 반성의 의미도 가진다. 일처리에 있어 냉철하고 타인에 대한 관심을 둘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건조한 삶을 살아가는 네이선은 현대인들의 표상이 아닐까 한다. 자신의 감정은 대의를 위해서라면 과감히 희생시키며 살다보면 어느새 가족에 대한 관심조차도 소극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처럼 기욤 뮈소의 소설은 많은 기교가 느껴지지 않는 듯 평범한 일상들 속에서 생길 수 있는, 사람이기에 겪을 수 있는 일들을 주제로 다루고 있다. 그런 점에서 대중화된 소설이기도 한 그의 작품인데, 이번 소설은 이야기 전개에 있어서 전반부가 길다보니 내가 읽어본 기욤 뮈소의 책 3권(당신 없는 나는, 사랑을 찾아 돌아오다)중에서 지루한 느낌을 살짝 받게 되었다. 그렇지만 영화 식스센스처럼 소름 돋는 기욤 뮈소식의 반전과 생각지도 못한 깔끔한 결말이 산뜻한 느낌을 들게 했다. 책을 덮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내 가족들의 얼굴을 한 번 자세히 살펴보게 된다. 내일이 되어 오늘을 후회하지 않도록 사랑해주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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