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고의 아기고양이들 - 언제 어디서나 고양이 마을…나고 나고 시리즈 2
모리 아자미노 지음 / 라이카미(부즈펌)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할 책이다. 어쩜 모든 고양이들의 일러스트를 모아놓고 성격이나 취향, 행동까지 하나하나 묘사해 놓은 책이다. 읽는 내내 앙증맞은 고양이들 모습에 미소와 기쁨을 누리는 행복감을 맛보았다. 과연 나고는 어디에 있을까? 작가 모리 아자미노씨는 나고 시장님의 부탁으로 나고의 진짜 위치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더 궁금증이 증폭된다. 매년 관광객도 많다고 하는데 고양이들의 무릉도원이 아닐까 싶다. 

한참 읽다보니 예전에 집에서 기르던 고양이가 생각이 난다. 처음 우리 집에 오게 된 고양이는 길고양이였지만 너무나 고상한 모습이었다. 삭스, 테오처럼 붉은 털에 흰색 줄무늬가 있었고 순하게 생겼다. 고상하게 보였던 이유는 늘 옆집 벽 선반에 앉아서 우리 집 현관문을 응시하고 있었고 마치 우리 집을 지키고 있는 듯했다. 밥을 주어도 길고양이 특유의 경계나 재빠르게 행동하지 않고 느릿느릿 여유 있게 다니던 모습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우리 집 지하실에서 새끼 1마리를 출산했다. 보통 고양이들이 새끼를 여러 마리 출산하는 걸로 알았는데, 고상한 고양이는 이미지에 맞게 1마리만 출산했었다. 새끼 고양이가 있다는 것도 한참 지난 후에야 알게 되었는데, 어미가 늘 밥을 조금씩 남기는 것이 이상해서 지켜봤더니 새끼에게 밥 먹는 방법, 숨는 방법, 위치 등을 알려주는 장면도 몇 번 목격을 하면서 알게 되었다. 어미는 새끼가 커서 혼자 지낼 수 있을 때가 되자 어느 날 홀연히 사라져버렸다. 그러면서 우리 집을 새끼 고양이에게 넘겨주었다.(고양이 입장에서 보면 그런 표현이 되지 않을까)




새끼 고양이는 어미에게 철저한 교육을 받아서인지 경계도 심했고 동작도 재빨랐다. 어미와는 다르게 도도한 이미지였는데 주변에 꼬이는 남자고양이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모습은 그리 예쁘진 않았었다. 책에 있는 모브처럼 코에 얼룩이 있었고, 메탈, 곤베이처럼 삼색 얼룩무늬를 가진 고양이였다. 사람 손을 타지 않아서 길고양이의 특성을 그대로 지녔지만 밥은 꼭 우리 집에서 먹었다. 새끼 고양이가 점점 자라서 자기가 새끼를 낳았을 때, 우리는 새끼에게 우리 집을 물려주고 떠날 줄 알았다. 그런데 도도한 고양이는 오히려 새끼들을 내쫓아 버리고는 우리 집에서 계속 살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는 그때부터 이름을 붙여주었다. 아줌마의 약자 '줌마'라고. 줌마는 날렵하고 새침한 고양이였다. 먹이를 주다가 몇 번 손을 긁힌 적도 있었는데, 그래도 사랑스러운 고양이였다. 그러나 동네주민들은 길고양이들을 소탕하려고 많은 노력을 했고 7년이 흐른 어느 날 우리 줌마는 사라지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줌마는 다른 사람들에겐 길고양이일지 몰라도 우리식구들에겐 또 하나의 가족이었던 동물이었다. 말없이 사라지고 나서 우리는 한참을 기다렸지만 겨울이 여러 번 지나도 돌아오지 못했다. 때론 사람들이 원망스럽고 야속했지만 우리 줌마가 죽어서도 자신이 행복했던 고양이라고 기억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그 이후론 될 수 있으면 길고양이에게 정을 주지 않으려 노력했는데 이번 책을 통해서 마음껏 고양이들을 사랑할 수 있어서 좋았다.

 


진짜 나고 섬이 있는 것일까 의아했지만 실존한다고 하니 놀라울 뿐이다. 책 뒤에 있던 고양이의 짧은 신상명세를 적은 메모를 읽다보니 2개월 된 고양이들이 지금쯤이면 많이 컸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지중해 어딘가에 있는 그곳에 가는 날이 오면(가능하면 축제가 열리는 5월에 가고 싶다) 우표를 사고, 미케샵에서 귀여운 메모지와 문구용품을 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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