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스님들의 못 말리는 행복 이야기
천진 지음, 현현 엮음 / 불광출판사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사람들은 도를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지도 못하면서, 겉으로만 수행하려고 해. p.98

스님께서 정곡을 찔린 듯이 따끔하게 꼬집어 주신다. 우리는 늘 '집착'에 사로잡혀서 진정한 '내려놓음'을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서 해야 하는데... 라는 말만 늘어놓기 일쑤다. 집착이란 것이 삶의 의욕과 동적에너지와는 상반된 느낌을 갖게 한다. 하지만 집착을 버림으로써 얻어 낼 수 있는 것은 그런 것들 보다 훨씬 더 높은 차원의 의미를 가지는 것이 아닐까 한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으면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은 착각이라고 한다. 상대를 통해서 내면에 숨겨졌던 남성(여성)이 자각성을 갖게 되어, 나의 여성(남성)이 내면의 남성(여성)과 합일되기 때문에 문득 행복감을 느끼는 것인데 오히려 상대에 집착하는 결과를 낳는다고 한다. 남녀 간의 사랑, 길어야 100년이고 100년 내내 행복하다는 사람도 드물기 때문에 우린 착각 속에 빠지는 이러한 집착을 버려야한다고 말씀하신다.


책을 읽다보니 이 책이 출간되기 1년 전 쯤 '지리산 스님들의 못 말리는 수행이야기'편이 먼저 발간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이번 책은 정봉무무 스님의 법문을 모아놓은 책으로 신도들의 질문에 답을 해주시는 형식으로 짜여 있다. 스님의 법문이라고 하면 수많은 신도들이 법당에 앉아서 강의를 듣는 것이라 여겼는데 개인적인 자리에서도 이렇게 막힘없이 설법을 하시는 내용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어릴 적 친정엄마가 절에서 법문을 들으시고는 그날의 법문 테이프를 하나하나 사 오셔서 집에서 들으시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는데 책으로 법문을 읽는다고 생각하니 새삼스럽다. 


책은 목차부터 일반인들도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주제로 접근하고 있다. 바로 '행복'이라는 것이다. 크게 4가지의 유형으로 행복에 대해 질문을 하고 있다. 지금 행복한가요?, 왜 행복하지 않은 걸까?, 100% 행복해질 수 있다!,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나요? 라는 것이다. 행복이라는 주제 아래에 펼쳐지는 소주제는 우리 삶에는 행복이면에 나타나는 고통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데 절묘하게 이치가 맞아떨어진다. 고통에 대한 진리(고성제), 고통의 원인에 대한 진리(집성제), 고통의 소멸에 대한 진리(멸성제), 언제나 행복해질 수 있는 여덟 가지 비결(팔정도)로 소주제를 나누었다.


법문에 대한 내용이 상당히 많았는데 그 중에서도 인상 깊었던 몇 가지가 있다. 스님께서는 계를 지키는 것을 가장 크게 여기시며 계를 받는 것이 지금 당장 수행을 할 수 없더라도 수행의 길로 마음을 열어가는 단계라고 말씀하신다. 그리고 생활면에 있어서 애완동물을 기르거나 장기기증에 대한 법문을 해 주시는데 내가 알고 있던 생각과는 전혀 다른 내용이어서 많은 것을 배운 것 같다. 사실 애완동물하면 강아지나 고양이가 생각나는데, 어떤 사찰에 가면 친근하게 볼 수 있는 동물이다. 그래서인지 우리가 가정에서도 애완동물을 기르는 것을 큰 죄업이라 생각하지 못했는데, 스님께서는 엄하게 말씀하신다. 장기기증과 자살에 대한 내용도 신체를 훼손하는 죄라 하시는 말씀에서 요즘 장기기증을 선행으로 생각하는 모습과 조금 의견이 달라서 의아했다. 하지만 스님의 말씀을 듣고 보면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 반성을 다시 해보게 된다.


지리산 홍서원에는 책이 출판된 이후 찾아오는 많은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그들에게 흔들림 없이 곧은 모습으로 법문을 하시는 스님을 친견 하면서 진정한 깨달음을 얻은 자, 선지식에 대한 많은 성찰을 하게 한다. 기도를 할 때는 자신이나 가족의 건강과 평안을 비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 한다. 오히려 이 세상에 깨닫지 못한 자를 위해 기도하는 것이 바른 자세라고 하는데, 속이 좁은 내겐 어려운 일이겠지만 알고 있는 이상 이제부터는 기도의 마음가짐을 바꾸어 보련다. 


세상을 행복하게 하려면, 제일 먼저 스스로가 행복해져야 합니다. p.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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