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학 가는 날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80
김선정 지음, 조원희 그림 / 길벗어린이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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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학, 이사, 이민 등 내가 정들었던 곳을 떠나는 그 마음은 애나 어른이나 참 공허하고 서운할 것이다.  나 역시 학창시절 몇 번의 전학을 해야 했었는데 전학을 할 때마다 아쉽고 두렵고 한편으론 조금 설레었던 그 마음이 이 책을 보며 기억이 났다. 이 책은 한 소년이 전학을 가게 되면서 겪는 심란하고도 아쉬운 마음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특히 색을 잘 사용했다는 생각이 드는데 아이의 마음에 따라 쓸쓸하고 외롭고 두려운 마음이 들 때는 파란색, 당황 스러운 마음이 들 땐 빨간색, 혼자만 있는 것 같은 마음이 들땐 하얀색, 헤어짐을 마무리하고 설레는 마음이 조금씩 피어 오를땐 노란색이 주가 되었다. 헤어짐이 아쉬워 토끼장에 들리고 괜히 구름사다리를 한번씩 만져보는 모습에선 어린시절의 나와 오버랩이 되어 마음이 찡해졌다. 그리고 힘차게 학교를 달려 나오는 모습엔 주인공을 응원하고 싶어졌다.
  전학이라는 주제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궁금하였는데 전학가는 아이와 그를 지켜보는 주변인들의 모습을 간결한 그림과 색으로 잘 표현하였다. 아이의 행동과 말들이 참 공감이 간다. 우리는 언제나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하는 삶을 산다. 이 책을 통해 헤어짐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것들을 만나는 작은 설렘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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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앵글의 심리 - 피해자, 가해자, 방관자의 마음으로 읽는 학교폭력
이보경 지음 / 양철북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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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일 뉴스에 보도되는 잔인한 학교폭력 사건들을 접하며 이젠 피로감까지 느낀다. 각종 뉴스들은 아이들이 얼마나 악랄한지 자극적이기만 하다. 하지만 아이들은 왜 이렇게 되었을까. 근본적으로 원인을 파고드는 기사는 못 본것 같다. 이 책은 각종 심리학 이론들을 접목하여 아이들이 왜 이런 행동을 하게 되었는지 분석한다. 아이들은 왜 공격적이 되는지, 남학생들의 폭력과 여학생들의 폭력은 어떻게 다른지, 방관자들은 어떻게 만들어 지는지 등 마치 심리학 책을 보는 것만 같다.
  책을 보며 느낀 점은 사실 가해자도 또다른 피해자라는 점이다. 그들도 부모, 사회에서 폭력을 받고 폭력이 되물림 되어 가해자가 된다. 그들이 공감 능력을 상실한 것도 분노에 차오른 행동을 하는 것도.. 사실 대부분 원인이 있었다. (물론 게중엔 다른 원인을 가진 아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 이들을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라는 말 처럼 똑같이 처벌을 받게 해야 하는 것인가. 이 아이들도 언젠간 사회에 나와서 제 역할을 할 아이들인데 말이다. 이 책은 이렇게 가해자들이 이런 행동을 하는 원인을 살펴보고 결과적으로 학교폭력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그 관점을 제시한다. 지금처럼 학교 폭력 처분에 대하여 불복하여 일어나는 행정 소송 건수가 늘어나는 시점에서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앞으로 어떻게 이를 대해야 하는지 작가의 관점이 참 따뜻하다.
  씁쓸하고 심각한 마음을 가득 안고 책을 덮었다. 하지만 도저히 답이 없을 것만 같은 문제에 가해자, 피해자 모두를 따뜻하게 안고자 하고 그들을 이해하자 하는 작가의 외침이 들린다. 결국은 모두가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다. 교육에 몸 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아이들 모두를 더 살뜰하게 챙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학교폭력에 관심있는 모든이들에게 아주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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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까칠한 다문화 이야기
손소연 지음 / 테크빌교육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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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에 담긴 내용들은 제목처럼 정말로 우리가 몰랐던 다문화 이야기일 것이다. "다문화"라는 말이 등장한지 어느덧 10년이 넘었다. 어느 공익광고에 나오는 말 처럼 우리는 "모두 다 살색입니다."라는 말 아래 우리는 모두 한국인이고 서로를 평등하게 대해야 한다고 귀에 딱지 앉도록 배웠다. 하지만 난 정말 그렇게 행동하고 있는가? 우리 사회는 그들을 한국인으로 대하고 있는가? 그들은 스스로를 한국인이라고 생각하고 있는가? 이 책은 이런 질문들에 다문화 학생들의 민낯을 가감없이 묘사하며 답하고 있다.
  다문화 아이들과 함께 하며 겪은 여러가지 일화들은 대부분이 답답하고 혼란스럽다. 이 책의 말미에 "아이들이 저학력과 빈곤으로 재생산된 계층이 되어 오늘도 살고 내일도 살아갈거란 사실을, 우리는 모두 이미 알고 암묵적으로 동의하기 때문이다. 지난 십년을 돌아보며 통곡한다." 라고 적었는데 내 밑바닥을 들킨 것 같아 섬찟한 느낌이 들었다. 작가가 이 책을 낸 이유도 이것이 아닐까 싶다. 다문화란 말이 생기고 다문화 정책이 시행된지 10년이 넘었지만.. 상황은 좋아지지 않고 변화 없이 그들은 그들만의 세상에서 되물림되는 계층 속에 살고 있다. 우리는 어떤 마음가짐과 정책을 펴야 하고.. 그들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한국 사회에 적응하며 살아야 하는 것일까.. 이 책과 함께 다 같이 고민해 보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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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소년 육아 일기 탐 청소년 문학 21
세오 마이코 지음, 고향옥 옮김 / 탐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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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소설에서 육아 일기를 다루다니? 제목부터 심상치 않은 이 책. 표지를 보자. 노란 머리의 소년이 머리를 잡아 뜯고 있고 옆에 작은 여자 아이가 엉엉 울고 있다. 아이는 조라-조라- 하면서 비속어를 따라하기도 한다. 대체 이 이상한 조합은 무엇일까. 호기심을 가득 안고 책을 열어본다.

 

책의 대략적인 줄거리는 이렇다. 주인공인 오타는 "구제불능 불량소년"하면 떠오르는 우리의 선입견 그 모습 그대로를 하고 있는 고등학생이다. 중학생 때 마라톤을 접하며 잠시 바른생활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였지만 뒤늦게 공부하여 진학할 수 있는 곳은 구제불능 학생들이 모인 고등학교밖에 없었다. 결국 자신은 이렇게 살 수 밖에 없는 것인가. 고민하고 있던 중 자신을 아껴주던 선배의 아르바이트 제안을 받게 된다. 그 아르바이트는 바로 선배의 세살 아이 스즈카를 1달간 돌보는 것. 처음엔 초보 엄마 아빠가 그렇듯 실수 투성이지만 결국 스즈카로 인하여 오타는 성장하게 된다.

 

이 책의 작가는 3살짜리 아이를 키우고 있다고 하는데, 이 책에는 그 시기의 아이에게서 볼 수 있는 아이 만의 특징이 너무 잘 드러나 있다. 나 역시 현재 5살 아이를 키우고 있는데 그맘때 아이를 키우며 느꼈던 감정과 아이의 특징들이 잘 묘사가 되어 있어 추억을 되새기기에 좋았고 때때로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하였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메뉴, 책, 장난감과 같은 디테일도 살아있는 책이었다. 아이들이 밥 먹을때 보이는 행동들이나 재미있는 것을 몇번이고 반복하는 모습 등은 전 세계 공통인가보다.

 

아이를 키우며 비로소 어른이 된다고 했던가. 아이는 사랑을 먹으며 자라며, 보호자로 하여금 사랑을 줄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존재다. 주인공 오타 역시 그랬다. 아이에게 사랑을 주며 사랑을 주는 법을 배웠으며 아이가 자신에게 마음을 여는 모습을 보며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표하는 법을 배웠다. 마지막으로 아이를 떠나보내며 자신의 삶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인지 생각하게 되었다. 참으로 사랑과 따뜻함이 느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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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시트
황선미 지음 / 비룡소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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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혼모, 입양아, 장애인과 같은 사람들은 사실 눈에 잘 띄는 사람들은 아니다. 하지만 내 눈앞에 보이지 않는다고 그들이 세상에 없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누군가는 꼭 해야 하고, 했어야 하는 이야기다. 이 책이 그렇게 내 손에 들어왔다. 표지에 크게 그려진 카메라를 들고 무언가를 찍는 아이. 그리고 제목 엑시트(exit). 이 아이는 카메라 렌즈에 무엇을 담고 있는 것일까. 이 아이가 보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이 아이는 주인공 노장미로 고아에 미혼모다. 이 아이에게 세상은 너무 가혹하기만 하다. 태어나면서부터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하였으며(세상 물정도 모르는 아이에게 생겨버린 검은 구멍은 장미가 부모에게 받은 형벌이었다. 그것을 막아 줄 마개 역시 부모 뿐이었으나, 그들은 무책임했다.p.43) 딱 한번 자신의 사랑을 표현한 그 날, 상대 남자에게 성폭행을 당해 아이를 임신하게 되었고, 장미에게 사랑은 그저 더럽고, 아프고, 구차하고, 굴욕적이고, 수치스러운 것이 되어 버렸다(p.53) 시설에서는 아이에 대한 엄마의 "사랑"은 본능적인 것이지만, 너희는 아이를 키울 현실적인 여건이 없으니 그 사랑을 포기하라고 종용한다. 그렇게 장미는 사랑을 받을 수도, 줄 수도 없는, 사랑따윈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치부하는 아이로 성장하게 된다.
  장미에게 세상은 나 하나 몸 기대 누울 곳 없는 잔인하고 고된 곳이다.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여기서 더 나아질 수가 없다. 탈출구가 없다. 그 때 청소부가 장미에게 손을 내민다. 때론 거칠고, 매정해 보이지만, 그 속내엔 왠지 내가 기대도 될것 같은 여운이 있다. 그리고 처음으로 장미에게 "넌 나쁜게 아니라 아픈거야." 라고 위로해주며 장미가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힘이 되어준다.
  장미가 하티를 포기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티 역시 또다른 입양아가 되었을 것이다. 이 책은 보통 사람들이 누리는 삶과 입양아, 미혼모들의 삶이 참 대조적으로 잘 그려져 있는데, 장미가 입양아들의 모습과 하티의 모습을 오버랩해서 보며 괴로워하는 장면이 참 인상적이었다. 어쩌면 하티의 삶이 그들처럼 되었을 지도 모른단 생각, 내 일부라는 생각에 하티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입양아들의 마음아픈 모습(공허한 눈빛, 부모를 찾지 못하는 모습, 생모가 자신을 보기 거부한다는 것 등)이 보는 독자들에게도 많은 고민거리를 던져준다.
  참으로 많은 눈물도 흘리고, 마음 저려하며 이 책을 읽었다. 책 내용은 허구지만, 어느 누구에게는 이 또한 현실이겠지. 자꾸만 주변을 살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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