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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아픈데 없냐고 당신이 물었다 - 시인 김선우가 오로빌에서 보낸 행복 편지
김선우 지음 / 청림출판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행복한 몰입을 할 수 있는 이런 책을 좋아한다. 책을 읽는 동안 마치 내가 그 곳에서 생활하듯 오로빌에 푹 빠져 지냈다.
인도 남부 해안가에 위치한 오로빌은 모든 인간이 더불어 행복하게 사는 이상을 꿈꾸던 인도의 사상가 스리 오로빈도의 신념에 따라 만들어진 곳으로 생태 공동체이자 영적 공동체라고 한다.
세상에 이런 곳도 있었구나.. 무엇이든 강요가 아닌 자발적으로 마음을 모아 각자 가장 행복한 삶을 꿈꾸며 노력하는 오로빌.
무엇보다 그곳은 어떤 특정인의 것이 아니라 원한다면 누구든 오로빌리언을 꿈꿀 수 있고, 게스트로서도 잠시나마 오로빌을 체험할 수 있는 오픈된 마인드의 도시여서 더 마음이 간다.
지극히 개인적인 가치를 중시하는 세상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공동의 ‘함께 나누는 세상’을 꿈꾸는 오로빌리언의 삶은 좀 더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해준다. 모두를 위하여 나누는 삶을 살고 있는 그곳의 삶을 들여다보며. 물질적인 것을 쫒아 내 개인적인 욕심을 너무 지나치게 부리며 살고 있지는 않는지 반성하게 된다.
집단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오로빌로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고, 그 곳이 이렇게 궁금해지는 것은 우리가 마음으로 늘 동경하고 꿈꿔왔던 세상이기 때문이 아닐까?
줄기를 대지 속으로 뻗어 뿌리를 내려 하나의 나무이면서 여러개의 나무이기도 한 마트리만디르 정원의 ‘반얀트리’와 원형광장의 꽃만다라를 마주하며 차분한 명상을 해보는 상상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언젠가 오로빌에 가 볼 수 있다면.. 그 곳에서 돌아올 때는 더 많이 사랑하며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가져보게 된다.
‘인생이라는 신비한 항해에서,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당신이 내 인생을 바꿨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자신의 전 존재를 걸고 따르고 싶은, 매혹되고 싶은, 헌신하고 싶은 존재를 만난다는 것. 그런 일을 가진다는 것. 그것은 축복일 것이다. 인생이라는 선물을 어떻게 풀어볼지는 각자의 선택에 달려있을 터. 평범한 생활의 소소한 행복에 감사하는 생과, 전생을 헌신하여 이루고 싶은 일에 매진하는 생. 어느 것이 어느 것보다 더 좋은 삶이라고는 누구도 단정할 수 없다. 서로 다른 삶의 방식일 뿐이다. 다만 스스로 선택한 운명에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언제나 가장 중요할 것이다.’ (P.270)
내가 진정으로 원하고 꿈꾸는 삶이란 어떤 것인지 생각해 본다. 이 책을 만난 것으로 무언가 꿈을 꿀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면 그것 역시 축복일 것이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무언가 좀 더 넉넉해진 마음으로 미소 지을 수 있어 행복하다.
참, 책을 읽다가 우연히 발견한 작가 김선우님의 자필사인.. ‘꿈꾸기 좋은 계절! 2011 여름 김선우 손모음’이라고 쓰여 있는 속지를 너무나 반가운 마음에 손으로 쓸어본다.
그리고 행복한 그곳을 꿈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