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쇠공, 뉴욕을 엿보다
조엘 코스트먼 지음, 김미란 옮김 / 테오리아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책 표지의 구멍이 열쇠구멍일까?

살짝살짝 보이는 열쇠와 사람들의 얼굴이 책의 내용을 궁금하게 만든다.


고등학생 조카가 그런다. 교실에서 자고 있는 친구들은 치킨 배달, 멍때리는 친구는 치킨집 사장, 열심히 듣고 있는 친구는 치킨 사업을 할 거라고 선생님께서 우스개소리를 하셨단다. 함께 큰소리로 웃었지만, 안타깝게도 아직도 학교성적과 사회적 지위가 비례하고 거기에 행복도 비례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인 우리 사회통념이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는 말은 아직도 영화 제목이기만 한걸까?

이 책을 읽고나면,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는 말에 완전히 공감하면서 뉴욕이란 도시가 백팩에 스니커즈를 신고 한 손에 텀블러를 든 멋진 뉴요커만이 사는 동네가 아님을 느끼게 될 것이다. 사람사는건 다 거기서 거기라는 할머니의 말씀처럼.


대학을 졸업하고, 초등학교 교사로 지내다가 음악활동을 꿈꾸던 조엘은 뉴욕으로 무작정 이주해서 열쇠공이 된다. 폴 사이먼이 활동하는 음악실 옆방에서 오디션도 보았지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열쇠공이 된 조엘은 다양한 사람들의 열쇠를 열어주는 일을 하면서 뉴욕의 생활을 엿보는 느낌이다. 그저 열쇠를 잠시 잃은 사람들의 열쇠를 열어주는 일이 아닌 열지 말아야 할 판도라의 상자같은 사람들의 생활을 열어주는 느낌이다.


조현병을 앓는 형을 둔 조의 조현병 환자 가족에 대한 연민과 친구의 아내가 죽은지 얼마 안되어서 친구를 지키려는 노인들, 특히 '차이나타운의 이탈리아인'의 경우, 계속되는 열쇠고치기에 의문이 들무렵 경찰에게 자신들의 열쇠를 주고 얼마간은 불법적인 그들의 물건을 지키려는 그들의 대화는 코메디 드라마를 보는듯 해서 책읽다말고 한참을 웃었다. 여기서도 중국인들은 강한 조직력을 보이면서 이탈리아인들조차 꺼려한다는...


작가는 열쇠공으로 살아가기 때문에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을 것이다. 그의 이야기 책이 연작으로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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