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연화 - 임창연 디카시집
임창연 지음 / 창연출판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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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예쁜 편지지나 메모지에 내용이 예쁜 시를 색색깔 화려한 볼펜으로 쓰고, 싸인펜으로 그림을 그린 후 친구에게 보내는 손편지 대용으로 쓰기도 했다. 그때는 그런 나눔이 우정의 징표라고 생각했었다. 가을 축제때는 꼭 시화전이 기본으로 전시회에 들어갔는데, 4절지 정도의 색지에 백일장에서 쓴 시와 그에 어울리는 그림을 그리고 붓으로 예쁜 글씨를 써서 캘리그라피처럼 전시하는 시화가 그리도 아름다울 수 없었다.

요즘처럼 인스턴트가 난무하는 세대들에겐 원고지에 시를 쓰고 손으로 그 내용에 맞춰 그림을 그리는 시화를 답답하게 여겨질수도 있겠다.


'디카시'라는 장르는 이번에 [화양연화]를 읽으면서 처음 접했다.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과 함께 쓰여진 시로 SNS로 소통하며 순간순간 핸드폰 사진기로 찍은 사진과 시가 함께 씌여져 사람들과의 소통을 아이덴티티로 한다.

초창기 디지털 카메라(일명, 똑딱이 카메라)가 일반화되던 시기에 디카를 들고 다니면서 꽃, 음식, 거리풍경 등을 찍고 그 즉시 맘에 안 드는 부분은 보정하던지 새로 찍던지 지워버리던지 선택의 폭이 넓어서 참 좋았는데, 사진을 찍으면서 시상이 떠오른다면 그 얼마나 멋질까?


일방통행 표지판 앞으로 벚꽃이 활짝 피어있는데 봄이 일방통행한다는 시

고양이가 음식물쓰레기통 위에 앉은 나비를 쳐다보고 있는데 커다란 나비가 작은 나비를 노리고 있는 긴장으로 표현한 시

지브라 패턴의 우산을 찍은 사진으로 세렝게팅 초원에 살던 얼룩말이 도시에서 젖고 있다고 한 시

담벼락에 앞다리 두개를 걸치고 보는 백구의 사진은 기다림으로 표현한 시

등등 수많은 시들이 디카사진과 함께 표현되어있어서 참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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