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코의 날
미코 림미넨 지음, 박여명 옮김 / 리오북스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불과 30여년전만해도 우리 사회에서 대가족인 가정이 꽤나 많았다. 형제자매도 많고 사촌들간의 교류도 많아 명절이면 가족이 모인 규모가 꽤 컸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우리집만 그랬을수도...

나는 어려서 외로움을 느낄 새가 없이 항상 가족이나 친척들로 북적거리는 집에서 살았기에 요즘처럼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차를 마시고 하는 행동들이 그리 즐겁지만은 않다. 이젠 워낙에 혼자 사는 독립가구들이 많아서 TV프로그램에서도 혼자 사는 연예인들의 일상을 보여주면서 동질감을 느끼게 하고, 혼자 술마시는 것에 대한 프로그램이 생기고, 핸드폰 밧데리가 허락하는 내에서 핸드폰 대화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까지 '혼자'인 현대인들의 외로움을 겨냥한 프로그램들이 참으로 많다. 이젠 우리 사회가 혼자 일상생활을 하는 사람들을 보듬고 이해해야하는 시기가 온 것이다. 물론, 이해받기도 해야 하지만...

이 책은 나의 인간관계에 대한 생각을 다시금 돌아보게 하는 책이었다.


주인공 이르마는 아들도 둔 주부이다. 직장도 없고, 친구도 없는 그녀는 아들과의 대화도 거의 없어서 어느날 커피를 혼자 마시기 너무도 싫어서 밖으로 나가게 된다. 그리고 그녀는 시장연구소 직원으로 가장해 이웃집들을 방문하기 시작한다. 설문조사를 한다는 핑계로 방문한 집들에서 그녀는 대화를 하게 된다. 묻고 답하는 아주 기본적인 대화 말이다. 설문조사를 하면서 그 가정을 이해하게 되는 이르마.

그녀는 거짓으로 시작했지만, 그 활동으로 자신의 외로움도 치유하고 더불어 사는 삶을 즐기게 된다.

단지, 커피를 마시면서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우리는 어디로 가야할까?

그리고 누굴 찾아서 어떤 방법으로 어울릴 수 있을까?

이렇게 복잡 다양한 사회에 살면서 커피를 앞에 두고 대화할 상대가 없다는 것이 참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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