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어디선가 시체가
박연선 지음 / 놀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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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연애시대] 드라마를 보면서 울고 웃었던 기억이 너무도 선명하다. 좋아하는 배우들도 나오고, 대사와 화면의 분위기가 정말 딱 내 스타일인 드라마였다. 그리고 10년 후, JTBC에서 [청춘시대]라는 드라마를 봤다. 딱 요즘 스타일인 여자 대학생들의 쉐어하우스 이야기인데 작금의 대학생들이 쓰는 언어와 그들이 하는 행동을 너무도 잘 그려내고 있어서 대학생 아들을 둔 친구에게 미래의 며느리를 잘 이해하려면 꼭 봐야 하는 드라마라고 추천했다. 그런데, 이렇게 좋아하는 작품들의 작가가 처음으로 장편소설을 쓰셨단다. 한국형 코지 미스터리...

여름에 출판된 이유가 아무래도 스릴러 미스테리여서, 표지의 그림도 살짜쿵 가슴 한켠을 서늘하게 만드는 두 등장인물 여인네들의 표정이 더해져서 읽기 전부터 열대야를 날려줄 책으로 마음속으로 정해버렸다.

이 책은 일단 읽기 시작하면 놓을 수가 없다. 궁금해서 중간에 쉴수가 없다. 참고하시길...


삼수생 강무순은 할아버지 장례식을 치르고 슬퍼하실 할머니를 걱정하는 가족들의 음모(?)에 따라 첩첩산중에 할머니와 둘이 남게 된다. 그런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늦잠을 자면서 할머니와의 즐거운 동거가 시작된다. 15년전 사라진 소녀 네명에 대한 미스테리를 종갓집 창희와 함께 풀어나가려는 무순. 그들의 추리활동엔 무순의 할머니 홍간난 여사가 도움을 주면서 빛을 발한다.

츄리닝 바람으로 공주까지 시외버스 타고 미행하기, 속바지 차림으로 병원에 환자 실어나르기, 늦잠자고 게으른 손녀딸 등짝 후려쳐주기, 추리 활동을 위해 손녀대신 전화해주기, 우체부에게 거짓말로 추리 대상의 연락처 알아내기 등 홍간난 여사의 활약상은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

꼭 닮은 할머니와 손녀의 성정은 둘이 붙어있으면 배가 되어 독자를 웃게 만든다.

15년 전 네 명의 소녀들의 행방이 하나하나 밝혀지면서 우리 인생사의 허무함을 느낄 수 있는데, 조금은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보는듯 해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삼수생 강무순과 홍간난여사의 빛나는 활약상은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져도 그 재미가 대단할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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