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를 포기한 여자들이 사는 집
카린 랑베르 지음, 류재화 옮김 / 레드스톤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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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먼 옛날, 여자에게서 상처를 크게 받은 남자가 아들은 그러지 않게 보호하기 위해 산속 깊은 절에 보내 스님으로 자라게 했다고 한다. 어느덧 청년이 된 아들은 주지스님과 함께 세상 구경을 위해 산을 내려가다 아주 예쁜 여자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 스님께 물었더랜다. "저기 저 사람은 무엇인데 이리도 제 마음이 설레옵니까?' 그렇다. 동서고금,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이성에 대한 끌림은 그리 쉽게 차단되는 것이 아니다.


여왕은 과거에 화려하게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발레리나였다. 그런데, 지금 그녀는 자신의 집엔 어떤 남자도 발을 들일수없게 규칙을 정해놓고 수컷이라고는 반려고양이 장 피에르만이 함께 한다. 동거인인 카를라의 인도여행으로 이 집에 줄리엣이 들어오게 되고, 로잘리, 주세피나, 시몬과 함께 남자를 배척하는 삶을 살게 된다.

어린시절 부모에게서 사랑받지 못하고 자라 자존감이 바닥인 여자, 아들을 낳고 남편에게 버림받은 여자 등 인생에서 이보다 아플 수는 없을 것 같은 사연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사연을 숨긴채 한 집에 모여살게 된 것이다. 단 그집의 규칙이 남자는 절대 들이면 안된다는 것. 배선 수리공, 배달원조차도 안되는 그녀들의 집에서 그녀들은 무엇을 위해 그 규칙을 지켜나가는지도 모른채 살아가고 있다.

줄리엣의 파격적인(그들의 시각에서만 파격적인) 행보로 그녀들은 조금씩 자극을 받고 여왕이 줄리엣을 들인 이유도 그때문이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변화에 휩싸이게 된다.


성직자가 아닌 이상 남자를 포기할 수 있는 여자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대화도 해야하고, 각종 수리와 배달 등도 맡겨야 하고, 함께 일도 해야하기 때문에 말이다. 그런데, 의도적으로 남자를 포기하려고 애쓰면서 살아간다는 이 여자들의 이야기가 참으로 특이하면서 안타까웠다.

결국 편지를 써놓고 남자를 포기한 여자들에게 용기를 북돋우며 떠나게 되는 여왕. 그녀의 희생이 다른 동거인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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